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항아리 공예의 어제와 오늘

카자흐스탄의 도자기 공예는 카자흐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다. 초기와 중세 유목문화 발굴지에서 대초원 지대 역사의 이정표가 되는 수많은 전통 항아리가 발굴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발굴된 가장 오래된 형태의 도자기는 세계 전역에서 발견된 것들과 유사하다.

연구자들은 초기 항아리 제작 전통이 인도-이란(아리안) 유목민 시대에 도입되고, 기원전 15~8세기경의 안드로노보(Andronovo) 문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세시대의 도자기 수요 증가는 실크로드 인근 마을들이 번창한 것과 관련이 있었다. 비록 유라시아의 수많은 도자기 유파와 유사성이 있기는 하지만 지역마다 그들만의 독특한 특성을 보여 준다.

카자흐스탄 최초의 토기가 나타난 것은 신석기시대로, 기원전 5000년경이다. 이 시기에 농경과 목축이 시작되었으며, 사람들은 바닥이 둥글고 단순한 장식으로 되어 있는 포물선 모양의 항아리를 만들기 위해 진흙으로 형태를 만들어 불에 굽는 법을 알게 되었다.

고대의 장인들은 청동기시대에 안드로노보 문화가 카자흐 전역에 보급되면서 좀 더 정교하게 장식함으로써 초기 도자기 디자인을 발전시켰다. 이 시기의 도자기는 두께가 얇으면서 내구성이 높아지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안드로노보 항아리의 세부 장식 조합은 매우 다양하며, 따라서 각 장식이 지니는 원래 의미를 복원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두께가 얇은 항아리는 모두 손으로 제작되며, 장인들은 대개 진흙을 기다란 끈 모양으로 만들어 제작한다. 단단한 진흙 덩어리를 꾹꾹 눌러서 항아리 모양을 만들기도 한다. 자르는 도구를 사용한 장식과 색을 입히는 항아리는 후기 청동기시대에 등장했다. 항아리 성형 방법은 유목문화가 변화함에 따라 수세기를 거치면서 변천해 왔다. 청동기시대 항아리는 독특한 기하학 문양으로 장식되었다. 이는 유럽이나 아시아 지역에서 사용된 문양과 일치한다.

투르크 시대 카자흐의 남부와 남서부 지역은 중앙아시아의 유약 제조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이는 이 지역의 도자기 공예에 커다란 발전을 가져왔다. 역사서에서는 지역 전체가 도자기 공방으로 번성한 도시들의 기록도 찾아볼 수 있다. 중세시대 남부 지역의 중심지이던 오트라르(Otrar)와 타라즈(Taraz)는 모두 대초원을 넘어 널리 알려진 독특한 항아리 양식을 발전시켰다.1Baipakov K.M, Erzakovich, L.B. Ceramics of Medieval Otrar. -Alma-Ata, 1989.

15세기 이래 이른바 티무르 양식이 카자흐 항아리의 주를 이루었다. 이 항아리의 내부는 단색이고 백색 유약 위에 칠한 코발트 색조가 보는 위치에 따라 변화를 보이는 것이 특징으로, 독특한 터키블루의 유약을 바른 항아리보다 우세한 양식이었다. 백색 유약 위에 코발트 문양을 그리는 전통 방식은 16세기 들어 항아리 색깔의 수가 세 가지로 늘어났지만 여전히 강세였다.

이슬람의 전통 문양으로는 포도덩굴과 새싹, 목화, 꽃 덤불, 나뭇잎, 꽃, 나뭇가지와 같은 꽃 모티브가 주로 사용됐으나 기하학 모티브는 그다지 많이 표현되지 않았다. 이 당시 유약 도자기 산업의 중심지가 투르케스탄(야사, Yasa)에 들어섰다.

17세기 무렵 장인들은 코발트색으로 채색하는 대신 백색 유약 위에 짙은 갈색의 망간 색을 쓰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노란색 유약 위에 초록색으로 채색하는 것으로 변화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실크로드의 쇠퇴에 따라 코발트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8세기에 들어서면서 카자흐 북부와 서부 지역(러시아제국 국경지대)의 역할이 크게 중요해졌다. 문화교통로가 남부에서 북부로 바뀌었지만 역사로 볼 때 이들 지역은 이전에 도자기 생산의 중심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채색이 단순해지고 도자기 굽는 기술과 장식 기법이 눈에 띄게 쇠퇴하였다. 중세 양식의 특징인 조형예술과 정교한 제작 방식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쇠퇴는 일부분 러시아산 도자기 수입이 증가한 것이 원인이었다. 그 결과 지난 200여 년 동안 카자흐스탄의 도자기 공예는 침체되었다. 복원 움직임은 20세기 들어와서야 나타났다.

소비에트 시절에 장인들은 도자기 생산에서 혁신 방법과 근대 실험을 시도하였다. 이들은 1970년대에 오트라르 도자기 유파의 전통과 중세 타라즈 공방을 연구하고 복원하였다. 고고학 차원에서의 발굴이 이어지면서 장인들은 토기 제작 전통 방식을 반영한 도자기 샘플을 제작하였다.

21세기는 초기 전통 방식의 도자기로 회귀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이때 신세대 도예가, 디자이너, 장인들이 창작 예술을 시작하였다. 오늘날 이른바 알마티 도자기 유파 출신의 장인들이 공간 조형 요소와 도자기 전통을 다시 연구하고 있다.

현재 도자기는 수세기 전처럼 흙 · 물 · 불에 의해 도공들의 물레 위에서 다시 만들어지고, 도공들은 여기에다 새로운 의미와 형태를 부여하고 있다.

Notes   [ + ]

1. Baipakov K.M, Erzakovich, L.B. Ceramics of Medieval Otrar. -Alma-Ata, 1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