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한국의 인형 연행 전통과 꼭두각시놀음

한국에서 인형 연행은 다양한 문맥과 장르 속에서 존재해왔다. 초월적 존재를 모시는 제의인 마을굿과 무당굿에서부터, 오락적 놀이로서의 성격이 강한 가면극까지 인형을 활용한 연행이 벌어져 왔다. 이러한 인형 연행의 전통과 직 ·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독립적인 하나의 극으로 꼴을 갖춘 전통인형극으로 발전되었다. ‘꼭두각시놀음’, ‘서산박첨지놀이’, ‘발탈’ 등이 한국의 전통인형극으로 현재까지 그 전승과 연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발탈’은 인형배우와 인간배우가 함께 등장하여 티격태격 다투며 재담을 겨루는 연행이다. ‘서산박첨지놀이’는 ‘꼭두각시놀음’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토박이광대들의 인형극이다. ‘서산박첨지놀이’의 형성에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꼭두각시놀음’은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인형극으로 인정받아 왔다.

‘꼭두각시놀음’에는 ‘꼭두각시인형’, ‘홍동지인형’, ‘박첨지인형’, ‘이시미인형’ 등 40여개 이상의 인형들이 등장한다. 인형 대부분은 막대인형과 줄인형이 복합된 형태이지만, 줄타기인형과 주머니인형 형태도 일부 등장한다. 인형들의 조종과 목소리연기는 ‘대잡이’라 불리는 주조종사 한 명과 ‘대잡이손’이라 불리는 두세 명의 보조조종사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 조종사들이 무대 뒤 포장막에 숨어 인형을 조종하고 목소리연기를 한다. 인형들의 모습과 움직임은 소박하고 거칠지만 그 조종방식은 다양하고 독특하다. 막대를 통한 조종, 손을 통한 조종, 장치를 통한 조종, 줄을 꿰어 날리는 조종, 줄을 통한 조종 등이 독자적 혹은 복합적으로 이용된다. 한국 인형조종의 전통적 방식이 여기서 다 망라된다.

꼭두각시놀음의 연행은 무대로 이용되는 포장막 속에 숨어서 인형들을 놀리는 조종사들과, 포장막 밖에 앉아서 반주를 하는 악사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꼭두각시놀음의 극 진행은, 등장하는 인형들과 ‘산받이’라 불리는 악사 한 사람의 대화를 통해 주로 이루어진다. 꼭두각시놀음의 내용에는 ‘남녀 간의 갈등을 통해서 나타나는 남성의 횡포 비판’, ‘벼슬아치와 하층민의 관계를 통해서 나타나는 신분적 특권에 대한 비판’, ‘종교인과 세속인 사이의 갈등을 통해서 나타나는 관념적 허위에 대한 비판’ 등이 담겨있다. 민중적 시각에서 사회 전반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꼭두각시놀음을 연행하고 전승하던 집단은 조선시대 유랑광대패의 하나였던 남사당패이다. 남사당패는 꼭두각시놀음을 비롯하여 풍물, 줄타기, 가면극 등 다양한 연행종목을 보유하고 전국을 유랑하며 연행을 벌였다. 이 집단은 현재까지도 그 명맥을 잇고 있다. 현재 꼭두각시놀음을 비롯한 남사당패놀이는 중요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되어 있다. 2009년에는 남사당패가 전승 · 연행하고 있는 남사당놀이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되기도 했다. 전승집단의 연행 · 전승활동과 국가의 보호 아래, 꼭두각시놀음은 현재까지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오늘날에도 꼭두각시놀음은 전승주체인 남사당패의 공개발표회와 여러 지역 축제에서의 초청공연을 통해 그 구체적인 연행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