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팔라우의 해양항해술

랄리크-라타크(Ralik-Ratak)로도 알려져 있는 마셜제도는 2개의 열도 상에 위치한 29개의 저지대 산호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의 역사는 초기 마셜 주민들이 항해 도구로 막대기 해도를 이용하여 카누를 타고 섬 사이를 왕래하던 기원전 2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지역에서 ‘메토(meto)’라고 하는 막대기 해도는 항해 명인(리메도, rimedo)들에게 항해 여정을 표시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 지도는 야자나무 잎의 주맥에다 섬을 가리키는 작은 달팽이 껍데기를 엮은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막대기 해도가 실제 정확한 섬의 위치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섬 사이의 바다와 너울의 상태(너울의 강도, 방향, 지속성, 기타 척도들), 항로와 관련된 정보를 표현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또한 막대기 해도에는 표준화된 제작 기준이 없다. 이 때문에 각 학교에서는 고유의 방식으로 막대기 해도를 제작하고 있다. 즉, 학교는 다른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을 알 수 없다. 막대기 해도는 오직 만든 사람만이 해석하고 설명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아무리 숙련된 선원이라 하더라도 추가 정보 없이 다른 학교에서 제작된 막대기 해도를 읽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러한 개인차가 있음에도 막대기 해도는 교육용 해도, 약식 해도, 특별 해도의 3가지 기본 형태로 분류할 수 있다.

교육용 해도

교육용 해도(mattang 혹은 matang)는 두 개 또는 네 개 섬 사이의 항로를 보여주거나 한 개 섬 주변의 상태만 간략하게 보여 준다. 두 개의 섬을 나타낸 지도는 섬(지점)까지 가는 동안 너울의 상태, 배의 속도 등을 보여 주는 한 줄의 틀과 몇 개의 가로대를 엮어 만든 긴 창 모양을 하고 있다. 한편으로 네 개 섬을 연결해서 보여 주는 지도(me doemenani)는 정사각형 틀에 대각선으로 몰타의 십자가를 놓은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네 개 섬들은 가로대 끝에 놓여 있다. 마주보고 있는 두 개 섬 사이의 가로대 중간을 관통하는 항로만 보여 줄 뿐이다. 짧은 가로대는 동향(rear)을 표시하게끔 거의 항상 큰 가로대 동쪽 편에 놓는다.

약식 해도

약식해도(rebbelib 또는 rebelip)는 이름 그대로 랄리크-라타크의 두 개 열도 또는 그 가운데 한 개 열도에서 가장 중요한 섬이나 섬들 전부를 간략하게 보여 준다. 일부 다른 약식 해도들은 두 열도의 북부 또는 남부 지역만 보여주기도 한다. 보통 약식 해도는 섬 사이 너울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만 줄 뿐 실제 지리상의 위치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배의 속도, 조류 상태, 가시거리 등 추가되는 세부 사항은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다.

특별 해도

특별 해도(meddo 또는 medo)는 몇몇 섬 사이의 바다 상태를 상세하게 보여 준다. 이 지도들은 항해사의 제작 방식과 묘사되는 지역에 따라 매우 다양한 형태로 구성된다. 카누 선장은 바다에 나서기 전에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이 특별 해도를 꼼꼼하게 살핀다. 하지만 일단 항해가 시작되면 선장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여기고 더 이상 이 지도를 참조하지 않는다.

결론

막대기 해도와 해도의 다양한 형태는 수천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역사가 오래됐다. 오늘날 항해 관련 전통 지식은 여전히 세대와 세대를 이어 전승되고 있다. 그러나 근대화와 서양식 항법의 영향을 받아 이러한 전통이 무시되어 왔기 때문에 일류 항해사의 마음속에 보존된 이 보고의 가치에 대한 인식을 지속 제고해 나가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