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파르데 카니(Pardeh Khani) ‘민중의 입을 통한 그림 이야기’

파르데 카니(Pardhe Khani)는 “장면을 읽어낸다”는 의미를 가진 말로 천 위에 그려진 그림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이란의 전통이다. 파르데(Pardeh)는 종교적인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린 것으로, 휴대가 가능하다. 이 그림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사람을 파르데 칸(Pardeh Khan)이라고 한다. 그는 파르데에 형형색색으로 생동감 넘치게 그려진 모습들을 가리키며 이야기를 한다. 쉽게 들고 다닐 수 있도록 커다란 형상들을 천 위에 그려넣었기 때문에 파르데 칸은 이것을 가지고 거리 모퉁이나 커피숍 등 여기저기로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커피숍은 예로부터 공연이 이루어지는 사교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다.

파르데 카니는 2011년 유네스코 긴급보호목록에 등재된 나칼리(naqqali)라는 수백 년의 역사를 가진 구연 전통의 한 형태이다. 이 독특한 공연 예술은 3가지 기본요소, 즉 이야기와 파르데, 그리고 파르데 칸으로 구성되어 있다.

역사, 종교적 사건을 다룬 이야기들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역사-종교적 사건에 바탕을 두고 있다. 주제는 카르발라(Karbala)와 그와 관련된 사건들이다. 이 사건은 이슬람력의 첫 번째 달이자 신년 축제를 의미하는 무하람(Muharram)의 달에 일어났다. 이야기는680년 무하마드의 손자인 이맘 후세인의 순교에 특히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어떤 단편이야기에서는 이야기꾼들이 이맘 후세인의 죽음을 갚아주기 위해 반란을 주도했던 모크다르 사가피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다른 인기 주제는 기적, 성스러운 사람들의 행적, 또는 일반 평민들의 삶에 대한 것들이다. 어떤 이야기가 되었건 이야기가 담고 있는 보편적 사상은 성스러운 사람들은 이 속세의 삶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거룩한 세계의 진정성을 발견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 전통은 바로 이러한 도덕률을 가르치는 것이다.

신성함의 초록색, 탄압의 붉은색

파르데는 파르데 칸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를 묘사하고 있다. 주로 이맘 후세인이 겪은 고초와 카르발라 사건에 관한 것이다. 들고 다니기 쉽게 질기고 가벼운 거친 삼베나 모슬린 천 위에 그림을 그린다. 크기는 150cm에서300cm 정도 된다. 주로 많이 사용하는 색은 신성함을 나타내는 초록색, 괴로움을 나타내는 노란색, 그리고 탄압을 상징하는 붉은색이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신성한 사람들은 보통사람보다 크게 그리며 때로는 얼굴을 그려 넣지 않는 경우도 있다. 대신에 밝게 빛나는 후광으로 표현된다.

민족혼이 살아있는 이란의 대표 예술

파르데 칸은 지도층이나 사회의 특별계층 출신이 아니었다. 그들은 생계를 위해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그런 까닭에 파르데 카니는 민속예술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공연자들은 일반 평민들의 말을 사용하여 세계에 대한 통합적 시각을 보다 생생하게 제시해줄 수 있었으며 청중들의 꿈과 근심거리에 대해서도 잘 말할 수 있었다. 공연 중에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 때로는 지방의 방언과 유행어를 섞어서하기 때문에 파르데 카니가 진정한 민속 예술로서 민족의 대표적 예술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파르데 카니와 여타 나칼리와 같은 유산들은 인기를 잃고 사라져가고 있다. 오늘날 파르데 카니 전통은 대부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이 고전 예술을 연행할 수 있는 전문적 역량을 갖춘 사람도 얼마 남지 않았다. 나칼리를 유네스코 긴급보호목록에 등재한 목적도 나칼리와 파르데 카니와 같은 구연전통도 다른 공연예술, 구전 전통그리고 전통공예 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