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토착민의 신성의식

쿡제도의 구전 전통에 따르면 신성의식은 일반적으로 마라에(marae)라고 불리는 신성한 장소에서 행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각 부족은 과거에 신들에 대한 기원과 공물의 봉헌, 가족 구성원에 대한 전통적 지위 수여식과 같은 의식을 거행했던 고유의 마라에를 소유하고 있다. 마라에는 또한 부족의 중요한 행사를 위한 회합 장소로도 사용되었다.

마라에 안으로의 출입은 통상 성직자나 부족의 실력자에게만 허용되었다.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나머지 부족민들은 마라에를 에워싸고 그 경계 밖에서 일련의 행사를 지켜보았다. 타웅가 카라키아(taunga karakia)라고 불리었던 사제는 ‘신의 대리인’으로서 기원과 주문을 주도하였다. 마라에 주위의 부족민들은 때때로 노래에 동참하거나 사제의 기원을 함께함으로써 의식에 참여하였다.

한때 마라에에서 연행되었던 많은 의식들은 오늘날 더 이상 행해지지 않는다. 먼 과거의 신들에게 바치는 기원과 헌물은 약 200년 전 쿡제도에 전해진 기독교 교회와 다른 종교적 장소에서의 기도로 대체되었다.

그러나 족장이나 부(副)족장의 즉위식은 아직도 마라에에서 행해지고 있다. 족장의 즉위식은 20년마다 거행되는 반면 라로통가(Rarotonga)섬에서 주로 볼 수 있듯이 부족장의 즉위식은 보다 빈번하게 행해진다. 부족사회를 통치하던 족장이 죽으면 그 후계자가 지위를 승계한다. 쿡제도의 다양한 부족들은 각자의 고유한 즉위식 절차를 지니고 있으나 서로 유사한 점도 많다.

족장의 칭호는 장남에게 세습되며,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가문의 구성원들이 모여 합의를 통해 후계자를 결정한다. 후계자가 결정되면 부족과 인근 마을, 모든 섬에 그 사실을 공표한다. 기념식물의 식수와 즉위식용 의상의 제작 등을 포함하는 즉위식 준비는 약 1년간 계속된다.

즉위식 날 족장은 전통의상을 착용한 채 전사들이 운반하는 파아타(pa’ata)라는 가마에 올라타 마라에로 향한다. 부족민들은 즉위식에만 사용되는 전통노래를 부르면서 가마를 뒤따른다.

마라에에 도착하면 사제가 행렬을 환영하며 마라에로 안내한다. 이어 가마에서 내린 족장은 성스러운 마라에 위를 걸어 자신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석제 의자에 앉는다.

사제가 의식을 집전하고 축복한 뒤 족장은 야생 멧돼지의 귀를 깨무는 행위를 통해 족장의 지위와 부족 보호의 의무를 받아들인다는 뜻을 표명한다. 마지막으로 족장은 다시 가마에 올라 외부에서 즉위식을 지켜보며 이를 돕던 모든 하객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여 축제에 동참한다.

이 신성의식은 쿡제도 토착민들의 전통 관습의 일부로서 지금도 매우 활발하게 행해지고 있다. 자신의 가계도에 족장이 있는지를 따져보는 일은 주민 각자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족장에 대한 역사적 기술은 고대의 위대한 전사들과 결부되어 있다. 이 점에서 쿡제도의 마라에 문화유산은 부족의 문화정체성에 대한 미래 세대의 이해와 인식을 위해 보존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