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태평양의 항해 유산 – 통가의 항해권

태평양 섬의 항해 지식과 전통은 매우 풍부하고 탁월한 무형문화유산 요소이다. 지구 표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태평양은 멜라네시아의 대륙도인 파푸아뉴기니의 경우 4만 년 전부터 인간이 살았으며, 폴리네시아 최외각에 있는 일부 군도의 경우 가장 최근에 정착한 섬이 800년 정도 되는 등 인간이 정착해 살고 있는 수많은 군도의 고향으로서 세계에서 인간이 가장 마지막에 정착한 지역이자 해상 이주 규모가 가장 크게 이루어진 지역이다. 이러한 증거는 오늘날 폴리네시아와 미크로네시아에 속하는 파푸아뉴기니, 바누아투, 솔로몬 제도를 넘어 먼 태평양에 인간이 정착하게 된 시발점으로서 대만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의 군도들이 보여 주고 있다. 현재 통용되는 견해에 따르면 통가, 사모아, 피지는 약 3,500년 전 서태평양의 바누아투에서 온 항해자들이 도착한 지점이다.

오늘날 바닷길로 연결된 175개의 섬으로 구성되고 거대한 화산 봉우리가 자리한 산호초로 둘러싸여 있으며 일부는 지금도 새로운 섬을 만들어 내고 있는 통가 열도는 수백 년 전부터 통가, 피지, 사모아, 로투마, 우베아(월리스제도), 푸투나 섬을 연결하는 거대한 해상 네트워크의 중심지였다. 어떤 사람들은 타이티와 하와이까지 포함시켜 태평양에서 가장 광활한 ‘항해권’을 구성한다고 주장한다. 고고학자들에 따르면 통가 해상 제국은 통가, 사모아, 피지 일부가 점차 협력과 자원 공유를 필요로 하는 선박건조 산업에 참여함으로써 10~16세기에 해상 지역에서 막강한 힘을 행사했다.

통가어로 ‘통기아키(tongiaki)’라고 부르는 전통의 이중선체 선박은 폴리네시아인이 태평양을 항해할 때 사용하던 원양 항해용 선박에 속한다. 1616년에 세계를 일주한 네덜란드의 탐험가 빌럼 스하우턴(Willem Shouten)은 장거리 항해를 하고 있는 이중선체 선박 통기아키를 보고서 “그들은 돛을 단 배로 아주 빠르게 향해하고 있는데 그 배를 앞지를 수 있는 배는 네덜란드에도 몇 척밖에 없다”라고 기록하였다.1 Jacob Le Maire, Being an Account of the Voyage of Jacob Le Maire and Willem Schouten 1615-1616 published in Amsterdam in 1622. (Sydney: Hordern House for the Australian National Maritime Museum, 1999).

통기아키는 부족의 추장을 위해 일하는 ‘투풍가 포우 바카(tufunga fo’u vaka)’라고 불리는 선박건조장이 제작했다. 건조된 배는 생존과 통치 지배권을 성취하기 위한 강력하고도 매우 중요한 것이었다. 이 배의 길이는 종종 25m나 되어서 이를 두 개의 커다란 선체 사이를 연결하는 단단한 플랫폼에 올려 놓을 사람이 200여 명이나 동원되어야 건조 현장에서 이동할 수 있었다.

다른 오세아니아 지역과 마찬가지로 금속 못은 통가에서 알려져 있지 않았으며, 배의 부재는 카파(kafa)라고 불리는 코코넛 섬유로 만든 밧줄과 고무나무로 만든 코르크로 연결하였다. 돛은 식물의 섬유질로 만들었고, 역사 유물로도 알 수 있듯이 여러 가지 무늬로 장식을 하였다.

선박건조 산업은 통가, 사모아, 피지 간의 긴밀한 협력을 필요로 했다. 통가에는 항해용 선박 건조에 필요한 숲과 단단한 목재가 없었기 때문에 목재는 피지에서 들여왔다. 사모아의 레마키(Lemaki) 부족을 비롯한 여러 부족의 선박 건조자들은 이 방대한 군도가 유럽인에게 ‘발견’되면서 서남부 태평양의 토착 선박 건조술과 항해술이 쇠퇴의 길로 접어들기 전까지 뛰어난 선박 건조 능력으로 유명했다. 19세기 무렵에 유럽의 해상무역 망은 오세아니아 해양문화의 세력 균형에 변화를 가져왔다. 증기기관의 도입과 함께 바람의 힘으로 항해하는 선박보다 훨씬 더 항해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통 항해와 선박 건조는 급격하게 쇠퇴하였다.

오늘날 항해술과 선박조정은 문화 정체성의 정치적, 물질적 상징이 되고 있다. 통가는 하와이, 미크로네시아, 마셜제도, 팔라우, 솔로몬제도, 파푸아뉴기니, 타이티, 쿡제도, 아오테아로아(뉴질랜드), 사모아, 피지에서 토착 오세아니아어로 태평양을 의미하는 ‘모아나(Moana)’를 복원하려는 움직임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과 같이 이와 유사한 전통 항해 활성화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토착 지식이자 무형문화유산으로서 항해술의 영구 보전을 통한 태평양 지역의 협력은 태평양 섬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기후 변화라는 당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다.

Notes   [ + ]

1. Jacob Le Maire, Being an Account of the Voyage of Jacob Le Maire and Willem Schouten 1615-1616 published in Amsterdam in 1622. (Sydney: Hordern House for the Australian National Maritime Museum,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