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태평양군도박물관협회(PIMA) 지역 주민들의 무형유산 보호를 위한 노력

태평양군도박물관협회(PIMA)는 박물관, 문화센터, 국민신탁, 각국 정부의 문화부와 문화국, 문화협회, 예술위원회 등을 지원하는 지역 내 비정부기구이다. 협회는 태평양지역의 풍부한 무형문화유산을 인식하고 이를 보호하기 위한 지원 활동을 주도하여 왔다.

협회는 1994년 공공 서비스 향상을 위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교환하기 위한 지역 포럼으로 발족되었으며, 지역 내 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박물관과 문화센터, 주민들을 지원하는 최초이자 유일한 지역적, 다언어적, 다문화적인 비영리기구이다.

태평양군도박물관협회는 유산 관리에 대한 공동체의 참여를 장려하고 있으며, 문화 · 자연유산의 지정, 연구, 관리, 해석, 육성을 위한 역량을 개발하기 위해 태평양 지역 내 45개 이상의 박물관 및 문화센터와 협력하고 있다.

협회는 지역의 문화자원 관리를 위한 정책과 기술의 개발을 지지하고 훈련을 지원하며, 아이디어 및 기술 교류를 위한 포럼을 주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협회는 또한 무형유산 보호를 지원하는 지역적, 국제적 연계를 제공하며 이를 장려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무형문화유산 보호 활동의 일환으로 본 협회가 바누아투(Vanuatu)에서 수행한 선도적 지원 활동 사례를 제시하고자 한다.

2008년 5월 11~15일 암브림(Ambrym) 섬 서부 세시비(Sesivi)에서 개최된 말람파(Malampa) 모래그림 축제는 바누아투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중요한 문화행사이다. 유네스코-일본 무형문화유산신탁기금이 후원한이 축제에는 약 400여 명의 사람들이 참석하여 바누아투의 고유 전통이 건재하고, 이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나고 있음을 과시하였다.

미학적으로 모래그림은 매우 아름다우며, 관객들은 바누아투 전역에서 온 실연자들이 평평한 검은 화산모래 위에 복잡한 문양을 의식적으로 그리면서 그 내용을 구연, 가창하는 것을 볼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었다. 모래 그림은 미술과 이야기, 전통지식이 조화되어 기억, 장소, 공동체에 관한 하나의 언어를 형성하는 복잡한 예술적 제의이다. 모래그림은 대지에 대한 바누아투인들의 깊은 연대감과 이해를 반영하는 창의적인 표현물로서, 공동체 의식과 정체성 그리고 대지의 정신과 사람들의 마음에서 전개된 자연과 역사의 상호관계를 전달한다.

이러한 문화 지식의 생존력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모래그림의 외적 형식을 보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풍부한 바누아투인의 문화와 공동체 관계를 표현하는 이야기, 제의, 상징적 의미를 포함하는 내적 의미를 되살리는 일이 중요하다.

이 축제의 성과는 성령강림대축일의 랍랍(laplap)과 같은 전통적 모래그림 형식과 아울러 바누아투 항공기, 자유의 상(像)과 같은 혁신적인 모래그림 작품들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현상은 많은 수의 젊은 관객들이 축제에 참여하여 이 살아있는 문화유산 수호자들과 만나고 학습할 기회를 가졌다는 점이다. 이는 세대 간 전승 없이는 모래그림과 같은 고유한 문화적 표현물들의 존립이 위태로워진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다.

모래그림을 전국의 학교 교과과정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추진 중에 있으나 풍부하고 폭넓은 바누아투의 진정한 문화를 알리는 데는 암브림의 모래그림 축제와 같은 행사가 필수적이다. 모래그림 축제는 지역민과 참가자, 방문객이 어우러져 새로운 친구를 만들고, 정보와 예술적 영감을 나누며, 가족의 연대감을 새롭게 하고 새로운 관습, 춤, 미술 형태, 이야기, 음악을 배우는 등 교실에서는 불가능한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거대한 다국적 기업과 과도한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불관용과 세계적 갈등이 만연하고 창의적 다양성이 억압받는 시대에 문화유산의 가치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것은 인류의 상호 존중과 이해를 위해 필수적인 과제이다. 우리는 인류의 문화다양성을 진흥, 고취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시도해야 한다. 모래그림과 같은 바누아투의 예술과 문화의 지속적인 실천은 현대적인 삶을 향한 맹목적인 질주 속에서 잊히거나 평가 절하될 수 있는 하나의 언어에 생존력을 부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