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장소, 기억, 의미’의 무형적 가치를 생각하다

무형문화유산 보호에서 ICOMOS의 역할은 대개 문화유산과 관련한 ICOMOS의 권한에서 발전한 것이었다. ICOMOS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요한 문화유산이 파괴되는 것을 겪고 종전 이후 냉전 시대 내내 이어진 문화유산 훼손의 위협에 직면하면서 문화유산 보호의 필요성에 따라 설립되었다. 1964년 5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개최된 제2차 건축가, 보존가, 전문가, 역사기념물 기술자 총회는 베네치아헌장을 제정하고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International Council on Monuments and Sites)를 창설하였다.

설립 초기의 ICOMOS는 창립자들의 이러한 건축학적 관점을 담고 있었다. 또한 ‘유산에 대한 당국과 사람들의 관심을 촉진 및 발전시키고, 나아가 기념물과 유적의 보존과 보수 및 연구에 관심이 있는 정부, 연구소, 개인을 대표하는 국제기구를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Zaryn 1995:4).

이후 ICOMOS의 기술 전문 분야가 확대되고 유산에 대한 관점도 확장됨에 따라 회원들은 전 세계의 수많은 특별한 장소들이 물리적 구조만을 고려한다고 해서 보존될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ICOMOS는 1993년에 스리랑카에서 총회를 열었다. 이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개최된 회의였다. 당시 회의의 참석자들은 문화유산에 대한 더욱 폭넓은 해석과 장소가 지닌 모든 문화적 가치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섬세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세계화로 인해 문화의 다양성이 축소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다.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이 늘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많은 언어와 문화 관습의 소멸을 경고하는 연구들이 발표되었다. 90년대 이후 문화경관의 일부로서 기념물과 유적지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지면서 2005년 세계유산헌장의 운영지침에 문화경관을 공식 인정하게 되었다. 문화경관이라는 새로운 관점이 등장함으로써 유적이나 기념물의 구성 요소에 대한 개념이 재정립되었다. 문화유산에서 구조나 장소는 여전히 핵심 요소이지만 ‘문화경관’은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물리적 환경은 물론, 우주와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가치까지도 고려하는 것이다.

ICOMOS는 2003년에 짐바브웨의 빅토리아 폭포에서 무형문화유산과 장소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하였다. 심포지엄의 주제는 ‘장소, 기억, 의미: 기념물과 유적지의 무형유산 보존’이었다. ICOMOS 회원들은 무형적 가치와 장소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고 연구 및 실행 분야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국제학술위원회를 설립하기로 결의하였다. 그 결과 국제무형문화유산학술위원회(ICICH, International Scientific committee for Intangible Cultural Heritage)가 2005년에 설립되었다. ICICH의 목적은 ICOMOS의 목표와 일치한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념물 및 유적지에서 활동하는 무형문화유산 협회의 윤리성 확인, 보호, 해석 및 관리에 관한 문제의 파악, 연구 및 해결을 위한 국제협력 증진

  • 둘째, 문화유산 관리와 보존 관행을 비롯한 정책문서를 검토함에 있어서 문화유산유적의 중요성과 가치에 내재하는 무형의 특성과 역할이라는 관점에서 ICOMOS의 국제학술위원회와의 협력
  • 셋째, 유네스코의 국제무형문화유산협약 이행 및 기타 활동에서 수행해야 할 역할에 대해 ICOMOS에 자문
  • 넷째, 세계유산협약과 헤이그협약 등 유네스코의 협약 및 국제조약의 이행 과정에서 기능하는 무형의 특성에 대해 ICOMOS에 자문

2003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이 무형문화유산에 대한 폭넓은 관점을 제공하는데 반해 ICOMOS의 역할은 세계의 주요 기념물, 유적지, 장소의 보호를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ICICH는 세계의 의미 있는 지역과 관련된 무형적 가치의 이해와 규명, 그리고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ICOMOS 회원들은 유산 분야 전문가이며, 그들의 전문지식이야말로 ICOMOS의 강점이기도 하다. 학술위원회를 통해 특정 개별 문제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다. 공동체에 기반을 둔 절차와 방법론은 고고학, 인류학, 사회과학의 학제 간 협력을 통해 개발되고 있다. 이들 학문은 문화유산이 인정받고 평가 및 관리되어야 할 무형의 가치를 비롯해 수많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ICOMOS는 장소가 지닌 무형문화적 가치를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는 상향식 접근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많은 난제가 해결되지 못한 채 남아 있다. 예를 들어 상호 연관된 문화경관을 세계유산 체제 안에서 제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전세계 지역 토착민족의 요청이 늘어감에 따라 유형적 가치와 무형적 가치를 통합할 수 있는 기록방법과 종합 분석을 위한 의미 있는 방법론 개발이라는 흥미진진한 도전 과제가 제기되었다.

ICICH의 활동이 2003 협약과 직접 연관된 여타 활동과 중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ICOMOS의 산하 기관으로서 우리는 계속해서 기념물, 유적, 장소에 초점을 맞추고 문화유산의 전문가 측면에 더욱 천착하기 위해서는 회원들의 전문지식을 활용하여ICOMOS의 활동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특히 문화관습, 우주에 관한 지식, 구전 전통과 관련된 가치들이 중요한 문화적 장소와 교차하는 지점에서 협력의 기회가 존재한다.

ICICH는 2015년 10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국제해석설명위원회(International Committee on Intepretat ion and Presentation)와 ICOMOS 학술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한다. 올해 심포지엄은 연례 총회 및 자문위원회 회의와 연계되어 열릴 예정이다. ‘정체성의 위기: 전통과 집단 기억의 상실’이라는 이번 주제는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많은 사람에게 흥미로운 주제가 될 것이다.

References
Zaryn, Alksandra. 1995. “The First General Assembly of ICOMOS 1965 Cracow Poland: Regulations, Bylaws and National Committees” in Thirty Years of ICOMOS, Scientific Journal: 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