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인도 바샤연구출판센터(Bhasha Research & Publication Centre)

인류 문화의 가장 중요한 성과물 중 하나인 언어가 우리 시대에 이르러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 존재하는6,000여 개의 언어 가운데 대다수는 머지않아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이며, 유네스코는 이미 ‘소멸 위기에 처한 세계의 언어’를 목록화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사라져 가는 언어를 위해 적절한 보호 기반을 마련하고자 센터 설립

현재 사용되고 있는 언어는 거의 10%가 인도를 근원지로 하고 있다. 거의 1,100개 언어가 1961년에 시행된 인도의 인구조사에서 보고됐다. 10년 뒤인 1971년 인구조사에서는 최소 1만 명이 사용하는 언어만 목록에 포함시키기로 하고 이에 따라 거의 90%에 이르는 살아 있는 언어를 무시한 채 108개 언어만이 보고됐다. 이 기준은 이후 조사에도 계속 적용됐다. 1996년에 필자는 ‘묻힌 언어’가 늘어가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바샤연구출판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바샤’는 인도 언어대부분에서 ‘언어, 목소리, 정체성, 의미’라는 뜻의 낱말이다. 센터의 목표는 사라져 가고 있는 언어를 위해 적절한 보호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분명히 사라져 가고 있는 이들 언어는 원주민, 언덕지대 공동체, 해안지대 공동체, 유목 공동체의 소리였다. 애초부터 우리는 언어란 그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살아 있을 때에만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우리는 결코 언어 연구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오히려 창의성이 풍부한 공동체 생활의 모든 측면을 연구대상으로 삼고 그들의 생활 관습의 지속성을 염두에 뒀다.

원주민 현지 공동체에서 언어를 포함한 전통지식을 생생하게 연구

우리는 단순히 외부인으로서 그들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안으로 들어가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고 확신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원주민 거주지 중심부에 위치하면서 여전히 생활 속에서 전통지식 보유자들이 자신들의 언어를 사용하는 작은 마을들로 온통 둘러싸인 부족 마을이 있는 테즈가드에다 주 활동 무대를 세웠다. 거기에 우리는 전통 지혜의 공동 큐레이터가 된 ‘목소리’ 박물관, 원주민 관점에서 인간의 몸을 살펴보는 건강 관리 계획, 공동체의 살아 있는 관습을 증진시키는 다양한 자기주도 실험 등 전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는 비전통 학습센터를 세웠다. 테즈가드의 연구소는 아디바시 아카데미(Adivasi Academy)라고 이름을 붙였으며, 완전히 지역민만으로 관리된다. 이곳은 인도 전 지역은 물론 다른 나라의 유목민족과 원주민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사회 각계각층 자원봉사자 3,000여명의 참여로 인도 민족언어조사보고서 제작

2010년에 우리는 인도 민족언어조사보고서를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이의 필요성은 인도 정부가 1947년 독립 이래로 그때까지 언어 실태에 관한 종합조사를 실시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절실했다. 보고서 제작사업은 사회 각계각층에서 3,000명의 자원봉사자들을 끌어 모았다. 그들은 대학교 부총장에서부터 버스 운전사, 농민 등 다양했다. 보고서 제작이 완료되자 우리는 인도에서 쓰이고 있는 780개 언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다. 현재 이 정보는 전 50권의 3만5,000쪽이 넘는 책으로 출판되고 있다. 또한 힌디어를 비롯해 다양한 인도 언어로 번역되고 있다. 보고서는 대중매체를 통해 인도와 외부 지역에 널리 알려졌으며, 공동체가 주도하는 공동체 기반의 여러 실험사업에 영향을 미쳤다.

센터는 민속과 원주민 음악을 결합시킨 구전전통을 활성화하는 광범위한 작업도 수행했다. 우리는 인간의 말을 하는 나무로 표현된 ‘언어의 숲’이라는 ‘바샤 바나(bhasha-bana)’를 만들었다. 이 작업은 과학기술의 도움을 받아 완성된 것이지만 목적은 우리의 공동 유산을 공동 책임으로 표현하는 것이었다. 현재 우리는 무형유산 보호 활동에 참여하는 봉사자들의 도움만으로 세계언어현황보고서(GLSR) 작성사업을 할 계획이다. 인도 정부의 부족사무부는 센터에 ‘우수센터’ 지위를 부여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도의 원주민 공동체, 언덕지대 공동체, 유목 공동체가 센터를 자신들의 ‘목소리’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상도 많이 받았지만 공동체의 커다란 애정과 그들의 참여야말로 가장 큰 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