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인도네시아 자연재해와 무형문화유산 보호

호주, 유라시아, 태평양 지각판의 접합점에 위치한 인도네시아는 많은 활화산을 지닌 ‘불의 고리’ 위에 자리잡고 있을 뿐 아니라 많은 강수량으로 인해 지진, 화산 폭발, 쓰나미, 홍수, 산사태, 산사태 때 흘러내리는 진흙더미와 같은 자연재해에 취약한 상태에 있다.

자연재해 발생 시 가장 우선적인 임무는 생명과 재산의 보호, 그리고 재해 이후의 복구 작업이다. 반면 자연재해에 따른 유 · 무형문화유산의 피해와 복구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적다. 따라서 필자는 그러한 자연재해 이후의 문화유산 보호에 관한 예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자연재해를 예측, 대응하는 지역 특성의 적절성 또한 매우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다.

2004년 12월 26일 발생한 아체(Aceh) 쓰나미는 22만 6천명의 인명을 앗아가고 50만명의 거처를 파괴하였으며,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재산 손실을 가져왔다. 나아가 이 재앙은 아체 지역의 많은 유 · 무형문화유산의 유실을 야기하였다. 한 예로, 반다아체(Banda Aceh)에 소재한 역사전통가치보호국은 재난으로 인해 많은 직원들이 목숨을 잃었을 뿐 아니라 아체의 문화유산 목록 기록 대부분이 유실되었다.1나슬리 케수마(Nasli Kesuma)와의 인터뷰, 반다 아체, 2010년 2월 12일. 또한 아체 문화의 전문 연행자 수 천 명이 희생되었다. 이에 대응하여 아체 주 정부는 우선 전통문화 전시와 진흥을 위해 아체 각 지역의 전통가옥을 갖춘 공원을 조성하고 아체의 살아있는 문화유산을 고취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정기적, 연례적인 문화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쓰나미 사태를 기억하기 위해 해당 장소에 박물관이 건립되었다. 역사전통가치보호국은 아체의 무형문화유산의 재목록화에 착수하였으며, 유네스코자카르타사무소는 재난으로 가족을 잃은 어린이들과 주민들의 재활을 위해 아체 공연예술센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인도네시아 정부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 또한 아체 사만(saman) 춤의 2011년 유네스코 긴급보호목록 등재신청이 이루어졌다.

2006년 5월 22일 욕야카르타에서 발생한 지진은 수천 명의 인명을 앗아갔으며, 막대한 재산피해를 유발하였다. 기원 8세기에 건설된 세계유산 프람바난(Prambanan) 사원 또한 심각하게 훼손되어 대대적인 보수 작업이 요구되는 상태에 있다. 욕야카르타 반툴(Bantul)지역 이모기리(Imogiri) 마을은 광범위한 피해를 입었으며, 이 지역의 많은 전문적 바틱(batik) 장인들이 목숨이나 재산, 직업을 잃었다. 인도네시아 비정부기구인 세카르자가드(Sekar Jagad)와 여타의 단체들이 전통 바틱공예의 재활을 위해 장인들에게 임시 거처와 작업장, 재료를 제공하는 등의 지원 활동을 벌였다. 특히 세카르자가드가 건립한 이모기리의 바틱박물관은 주민과 방문객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2세카르 자가드 회장 술리안도로와의 인터뷰. 사진 참조.

서(西)수마트라의 수도인 파당(Padang)시도 2009년 10월 2일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광범위한 피해와 인명 손실을 입었다. 정부 문화관광부 산하 문화연구발전센터의 공무원(연구원)들이 재난에 따른 문화유산의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그 보호 조치를 강구하는 데 앞장섰으며, 나아가 국내와 한국을 포함한 해외 단체들 또한 구조 활동에 동참하였다.3문화관광부 문화연구발전센터 마르잔토 등과의 인터뷰, 2010년 12월 6일.

욕야카르타와 파당에서 수행된 연구들은 자연재해의 예측과 대응에 토착 지식이 적절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목재 틀과 접합부로 지어진 두 지역의 전통적 건물이 콘크리트 벽돌과 같은 현대식 재료로 건축된 경직된 건물에 비해 훨씬 높은 내진성(耐震性)을 보였다. 현대의 지진 감지 방식과 함께, 전통 지식은 다가오는 재앙의 예측과 경고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역 신앙은 주민들로 하여금 발생한 재난을 감수하고 재난 후에 새로운 삶을 시작하도록 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4다마르쟈티 쿤 마르잔토 외, ‘재난 지역의 지역 지식에 대한 연구(Research: Local Genius in Disaster Areas)’, 2009, 문화연구발전센터, 자카르타. 유네스코자카르타사무소와의 협력 하에 유산협회(The Heritage Society)는 욕야카르타 지진에 피해를 입은 전통 가옥들의 수리와 재건 방법에 관한 안내서를 출간하였다.

2010년 10월 28일 발생한 메라피(Merapi)화산 분출은 주변 지역 무형문화유산 연행자들을 거처를 앗아갔다. 자연과 전통에 관한 지식의 한 전문가는 새벽 5시경 화산 주변의 거처에서 화산의 ‘문지기’로 존경받는 연장자 므바 마리잔에게 기도하며 배례하던 중 희생되었다.5므바 마리잔, 메라피화산의 ‘문지기’, 메라피 촬영사진. 므바 마리잔의 의무 중 하나는 왕 하멘쿠부오노 10세를 대신하여 매년 세 차례 메라피 화산에 전통적 공물을 헌양하는 일이다. 재난으로 대피한 주민들의 재활 노력과 함께 욕야카르타 정부는 중앙정부와의 협력 하에 재난으로 훼손된 주변 지역의 무형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유·무형문화유산의 보호를 위한 행동에는 다음 사항들이 포함된다.

  • 자연재해의 예측, 피해의 최소화, 이후의 복구 작업에 도움이 되는 지역 지식에 대한 관심
  • 재난으로 대피한 무형문화유산 연행자들의 신원확인과 함께 그들이 자신의 특정한 수공예나 공연예술의 실천 및 후대 전승을 통해 스스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
  • 피해를 입은 박물관, 도서관, 화랑, 전통학교, 그 외 문화유산 보관소의 보수 및 보호
  • 특히 재난으로 가족을 잃은 주민들의 심리적 충격을 진정시키기 위한 예술과 문화 활동의 활용

인도네시아의 지리적 상황과 자연재해 예측의 어려움을 고려할 때, 자연재해 이후의 문화유산 보호는 미래를 위해 지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할 필수적인 과업이다.

Notes   [ + ]

1. 나슬리 케수마(Nasli Kesuma)와의 인터뷰, 반다 아체, 2010년 2월 12일.
2. 세카르 자가드 회장 술리안도로와의 인터뷰. 사진 참조.
3. 문화관광부 문화연구발전센터 마르잔토 등과의 인터뷰, 2010년 12월 6일.
4. 다마르쟈티 쿤 마르잔토 외, ‘재난 지역의 지역 지식에 대한 연구(Research: Local Genius in Disaster Areas)’, 2009, 문화연구발전센터, 자카르타.
5. 므바 마리잔, 메라피화산의 ‘문지기’, 메라피 촬영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