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인간의 몸으로 표현한 신의 모습

떼얌(Teyyam)은 인도 남서부 께랄라(Kerala)주 북부의 깐누르(Kannur)와, 까사르가드(Kasargod) 등지에서 성행하는 신성한 무용이다. ‘떼얌’이라는 명칭은 ‘신(神)’을 뜻하는 범어(梵語)인 ‘다이왐(daivam)’에서 유래했다. 떼얌은 신당, 신성한 숲, 집 마당, 공터에서 연행되며, 신화적 존재, 신격, 조상, 동물, 영웅 등의 인물을 재현한다. 각 인물의 독특한 형상과 형태는 각기 나름의 기원을 지니고 있는데, 현재 350여 유형의 떼얌이 전승되고 있다.

께랄라에서 가장 뛰어난 민속예술 중 하나인 떼얌은 춤과 종교의식이 결합된 독특한 제의 무용으로 전통 타악기인 첸다(cenda)가 연주되면서 신비로운 영적 분위기를 조성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공연예술의 화룡점정은 시각적으로 강렬한 의상과 세밀한 얼굴 분장이다.

떼얌의 의상은 신성(神性)과 미감, 건축의 총합체로 간주된다. 떼얌 의상 제작에 필요한 고유한 전통기술은 탈일상적이고 경이로운 미의식을 구현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궁극적으로 경외심과 신앙심을 불러일으킨다. 나아가 얼굴과 신체 분장에 사용된 기하학적 문양과 상징적 색상은 이러한 제의적 분위기를 한층 고양시킨다.

떼얌에 사용되는 색상은 주민들에게 친근하지만 여전히 강력한 힘을 지닌 신들을 표현하고자 노력해온 과거 세대의 위대한 정신을 보여준다. 대지를 녹색 배경의 큰 화판으로 보고 떼얌 신격들을 돋보이게 하는 분장과 의상은 보색인 붉은색을 사용하며 경우에 따라 붉은색 외에도 오렌지색, 황색, 흑색 등도 사용한다. 일부 신격을 나타내는 데 녹색을 쓰기도 하나 이는 녹색이 주변 자연풍광과 쉽게 구별되지 않기 때문에 매우 드문 경우이다.

떼얌의 얼굴 분장(mukhathezhuthu) 과정은 우선 오렌지색 광물질인 마나욜라(manayola)를 얼굴 전체에 발라 가벼운 색조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한다. 얼굴 가장자리에는 붉은색 챠일리움(cayillium)과 검은색 마쉬(mashi)를 사용하여 상이한 형태와 문양, 혹은 선을 그려 넣는다. 황색 안료는 심황가루, 백색 안료는 쌀가루로 만들며, 녹색 안료는 심황가루와 적색을 혼합하여 만든다. 입술을 그리는 데는 꿈꿈(kumkum)이 사용된다.

코코넛 껍질은 안료 용기로 활용되며, 코코넛 잎의 가운데 줄기로 붓을 만들어 세밀한 밑그림을 그리는데 사용한다. 무용수의 얼굴에 복잡한 문양을 그리는 데 사용되는 지역 고유의 재료들은 다른 어느 곳의 민속 제의 예술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분장에 사용되는 문양의 명칭은 새와 동물, 꽃, 기타 자연물들의 특징을 묘사하는 지역 방언에서 비롯되었다. 명칭 자체가 묘사하는 대상을 가리키는 경우도 있는데, 코끼리 다리(anakkal), 전갈 꼬리(telval), 닭 볏(kozhipushpam), 원숭이 앉은 자세(kurangi-ruttan) 등이 그러한 예이다.

분장 기법에도 여러 다양한 요소들이 포함되는데 특히 중요한 것은 눈 주위를 채색 하는 것이다. 그 예로 사슴 눈(mankannu), 둥근 눈(vattakannu), 사나운 눈썹(kodumpurikam), 발리(Bali)의 눈(Balikannu), 부엉이 눈(nattu kannu) 등을 들 수 있다. 좌우 대칭형 또한 떼얌 분장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이다. 예로 뿔리유르 깔리(Puliyur Kali), 뿔리까린깔리(Pullikkarinkali) 같은 떼얌의 경우 얼굴 양쪽에 호랑이의 형상을 그려 넣는다.

여성 신격인 빠다까띠(Padakkatti)를 제외하고 영웅 신격에 속하는 일부 떼얌들은 턱수염을 부착한다. 턱수염은 검은 수염과 흰 수염, 끈으로 매단 검고 긴 수염의 세 종류로 구분된다. 흰 수염은 늙은 인물, 검은 수염은 젊은 인물을 나타낸다. 지모신(地母神)이 착용하는 검고 긴 수염은 악마로부터 빼앗은 것이라는 전설이 내려온다.

고대 이래로 발전해온 떼얌 무용은 께랄라의 종교적 숭배와 제의를 반영하는 중요한 문화적 표현물이다. 특히 얼굴과 신체 분장에 사용되는 풍부한 색상과 문양은 께랄라 무형문화유산의 독특한 일면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