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유 · 무형유산의 공생적 관계성

문화유산은 사회(사람들을 연계시키는 상호작용 체계), 규범, 가치(상대적 중요성을 지닌 신앙체계와 같은 관념)를 포함하는 동시발생적 관계이다. 상징과 기술, 사물은 규범과 가치의 토대가 되는 유형의 증거물이다. 이처럼 유형과 무형의 유산 사이에는 공생적 관계가 형성된다. 무형유산은 유형유산에 형태와 의미를 부여하는 보다 넓은 범위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스탄불 선언1)은 ‘유 · 무형유산 간의 역동적 관계와 긴밀한 상호작용을 고려하여 문화유산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선언은 무형유산의 근본적인 가치가 조명될 때 비로소 그 진정한 의미가 파악된다는 점을 명료하게 진술하고 있다. 역으로 말하자면, 무형유산의 보존을 위해서는 가시적 기호와 같은 유형의 표현을 통한 무형문화유산의 형체화가 요구된다(이는 무형유산 보호의 한 형태일 뿐이다).

상하이 헌장2)은 박물관이 ‘가동과 부동의, 유형과 무형의, 자연적, 문화적 유산을 포괄하는 통학문적, 통분야적 접근 방식을 정립’하고, ‘총체인 박물관 및 유산 업무를 위한 기록 수단과 기준을 개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유 · 무형유산에 대한 총체적 접근’이란 어떤 의미이며, 어떻게 이를 실행할 수 있는가? 유적, 역사적 도시, 혹은 경관을 불문하고 유형문화유산은 목록화하기 쉽고, 그 보호는 주로 보존과 복구조치로 이루어진다. 반면, 과정과 연행으로 구성되는 무형유산은 유형유산과는 차별화된 보호 방안과 방법론이 요구된다. 무형유산은 그 속성상 훼손되기 쉬울 뿐 아니라 급속한 변화 속에 있는 연행자, 사회적 환경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형태의 유산에 비해 훨씬 취약하다. 유형유산이 그것을 만들거나 의뢰한 사람보다 오래 존속하는 반면, 대부분 구전 전승에 의존하는 무형유산의 운명은 그 창조자와 훨씬 밀접하게 결부 되어 있다. 따라서 물질문화유산 종목의 보호를 위해 관행적으로 적용되어 온 법적, 행정적 수단으로, 특수한 지식 · 가치체계는 물론 특정한 사회문화적 맥락과 결부되어 있는 무형유산을 보호하기에는 부적합한 경우가 적지 않다.

한편, 만약 유적과 도시, 경관의 보존과 함께 문화적 실천과 전통지식의 보호, 전승을 고려한다면 세 가지 방향에서의 접근 방식이 요구된다.

유형유산의 맥락 확대

유산에 대한 총체론적 접근이란 특히 종교적 기념물과 같은 유형유산을 넓은 맥락에서 다루고, 그 정신적, 정치적, 사회적 가치에 큰 비중을 두기 위해 유형유산을 관련 공동체와 긴밀하게 결부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무형유산의 구체화

무형유산의 보호는 구전 형식에서 물질성을 지닌 형식으로 변환시키는 작업(예를들어 아카이브, 목록, 박물관, 음성자료 및 필름)이 필요하다. 이러한 작업이 무형유산을 문서 형태로 ‘동결’시키는 것으로 간주될 수도 있으나 이는 보호의 한 측면일 뿐이며 그러한 과업을 위한 가장 적절한 수단과 매체를 선정하는 데 고도의 신중함과 사려가 필요하다.

연행자 지원 및 기술, 지식의 전승

유네스코는 1993년 인간문화재제도(Living Human Treasures System)를 실시하였는데, 이 제도는 전통 보유자들이 지닌 기술 지식을 후대에 전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예술가, 장인, 그 외 살아있는 도서관에 대한 공식적 인정과 지원이 이루어질 때 그들이 보유한 기예와 기술의 전승을 보장함으로써 원만한 보호가 실현될 수 있다.

유 · 무형유산의 긴밀한 관계에 대한 국제적 인식은 확실히 증대되고 있다. 유형유산과 무형유산이 매우 다를지라도 양자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으로서, 모두 인류의 의미와 오랜 기억을 담고 있다. 각각의 의미와 중요성을 이해한다면 양자는 서로 의존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인류가 창조한 가장 고귀한 문화적 공간과 표현에 포함되는 이러한 복합적인 유산 형태의 발굴과 진흥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입안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