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온라인을 활용한 무형문화유산 보호 : 이치피디아(ichpedia) 프로젝트

한국 문화재청은 지난 2010년 유네스코의 무형문화유산 보호 정책의 일환으로 디지털목록 프로젝트에 착수하였다. 이 프로젝트에는 무형문화유산 전문가, 민속학자, 인류학자, 컴퓨터 공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가 참여하였다. 필자는 이 프로젝트의 책임연구원이었다. 우리 연구진은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여러 개인들이 협업해 획득하고 공유하게 되는 집단 지식 능력. 대표 사례가 인터넷 사전 위키피디아다 – 역자주)’이라는 새로운 개념과 정보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무형문화유산 목록화 실험 방법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 결과 웹 기반의 무형문화유산 목록 및 아카이브 이치피디아(ichpedia)를 구축하였다.

이치피디아 팀은 무형문화유산 종목의 수집 및 목록 작성, 데이터베이스를 비롯한 아카이브 및 GPS 같은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 등 두 개 그룹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협력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팀은 새로운 무형문화유산 조사 및 목록 방법을 개발하였다. 이 프로젝트에 적용된 개념과 새로운 디지털 목록 작성 방법론은 무형문화유산 기록과 관련하여 몇 가지 측면에서 실험성의 요소를 띠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비물질이라는 무형문화유산의 특성은 안정성을 유지하기가 어렵거나 때로는 불가능하고 이러한 무형문화유산의 특성 때문에 종종 기록하는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프로젝트 팀은 오디오, 비디오 등 다양한 종류의 시청각 디지털 기술 형태를 활용하여 무형문화유산의 역동성을 기록할 수 있도록 하였다.

두 번째로 무형문화유산의 변화 가능성과 불확실성은 기록 과정의 효율화로 더욱 용이하게 추적할 수 있다. 무형문화유산의 많은 종목은 일상생활, 관습, 사고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미묘한 변화나 소멸의 징후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컴퓨터 기기는 무형문화유산의 현황을 기록하고 미래의 변화 과정을 쉽게 추적할 수 있게 해 준다. 새로운 목록의 정기 갱신은 정보기술(IT)을 활용하여 할 수 있다.

세 번째로 이 프로젝트는 이러한 디지털기술의 혁신으로 무형문화유산 공동체, 단체, 개인의 참여를 독려한다. 이들은 자신의 의지로 이치피디아에 직접 접속하여 특정한 무형문화유산 종목을 기록할 수 있다. 이 기록 과정에 참여하느냐 마느냐의 여부는 온전히 공동체에 달려 있다. 참여자가 가이드라인에 접속하면 이치피디아 도우미가 참여자의 정보를 다양한 자료와 함께 온라인에 입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기록 과정은 공동체 구성원과 보유자들이 참여함으로써 외부 집단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무형문화유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무형문화유산을 보호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일이 이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이치피디아 도우미는 디지털 목록 작성 과정에 어려움을 겪는 정보 제공 자원봉사자에게 알찬 도움을 제공한다.

네 번째로 웹 기반의 목록은 일반에게 공개돼 공동 작업을 촉진시킨다. 조사자, 행정가, NGO, 무형문화유산 보유자들은 무형문화유산 보호에 대한 관심을 공유할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그들은 상호간의 지식, 활동, 실천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우리는 온라인 시스템 운용 초기 단계에서 정보의 신뢰성, 인권 침해, 저작권 논쟁 같은 중요한 쟁점에 부딪힐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단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면 집단지성을 이용한 온라인 목록 작성은 문화운동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문화운동이 활성화되면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이 소멸 위기에 처한 공동체, 단체, 개인의 무형문화유산을 보호 및 보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치피디아는 매우 효율 높은 데이터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재정 부담을 덜어 준다. 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의 여타 웹 기반 무형문화유산 사전과 비교해 볼 때 쉽고 단순하지만 매우 높은 효과를 준다. 이치피디아는 이러한 시스템의 개발 및 유지 비용을 최소화한다는 게 강점이다. 우리 팀은 이치피디아가 디지털 플랫폼과 기술을 완전 무료로 공개, 보급함으로써 무형문화유산 기록 분야에서 디지털 혁신을 촉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편 온라인 네트워크 구축에는 기술 표준화가 요구된다. 우리는 국제 기준에 맞추어 아카이브와 이치피디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였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의 온라인 네트워크를 전 세계 무형문화유산 공동체로 확대할 수 있다. 웹 기반 네트워크는 편리하고 효율이 좋아서 급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이치피디아 프로젝트에 쏟아 부은 노력을 정리하고 고유한 무형문화유산 목록을 편찬하기 위해 상향식 접근 방식으로 참여를 요청하는 온라인 조사를 활용하였다. 이치피디아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는 한국의 무형문화유산 분야의 이해 당사자들 간 협력 강화이다. 온라인 네트워크는 사회 조직 내에서 시간과 공간, 나아가 다양한 분야 간의 장벽을 극복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 우리 프로젝트는 문화 다양성 증진, 인간의 창조성, 인권 침해 같은 중요한 쟁점과 여러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발전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