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언월도와 낫을 들고 수줄과 암줄을 정화하는 춤 © 국립극장 오키나와

오키나와현 이시가키섬의 풍년제

고대 오키나와의 종교관은 단일하고 절대적인 신성에 초점을 두지 않고 있다. 오키나와 사람들은 인간은 영혼을 지니고 있고, 육체를 통해 이 세상에 태어나며, 육체가 죽으면 정신은 다른 세계(영들의 세계)로 간다고 믿었다. 영혼들 가운데 힘을 가지고 있는 영혼들은 이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여겼다. 오키나와 사람들은 오랫동안 영들의 세계를 존중해왔으며 심지어 두려워했다.

오키나와에서 기도는 우타키(Utaki)라고 하는 곳에서 올려 진다. 우타키는 산을 의미한다. 고대 사람들은산을 영혼들이 살고 있는 곳, 혹은 영혼의 세계로 이끄는 장소로 여겼다. 우타키는 아무나 기도하러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영적인 능력을 부여받은 사람, 즉 오키나와에서는 노로(Noro), 이시가키섬에서는 츠카사(Tsukasa)라고 알려진 이들만 특정한 날에 우타키에 들어가 기도할 수 있다. 특별한 축제가 있는 동안에는 마을 대표들도 기도나 청원을 하러 우타키에 들어갈 수 있는데 이때에도 노로가 중재자 역할을 한다.

이시가키섬은 오키나와 남서쪽 400킬로미터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추수축제 또는 호우넨사이(Hounensai)가 섬 전역에서 옛날 달력으로 6번째 달에 거행된다. 이틀에 걸친 추수축제가 섬 중부 4개 마을에서 벌어지는데 규모가 큰 것으로도 유명하다.

축제 첫날 츠카사와 마을 대표들은 각 마을의 우타키에 들어가 기도를 하고 그해에 수확한 쌀과 수수로 만든 술을 바친 뒤 그 술을 마신다. 이 때 추수를 축하하는 노래를 부르며 술병을 옆으로 흔든다. 우타키에서 영혼들과 함께 술을 마신 후, 마을 사람들은 그 해 풍작을 감사하고 다음 해 역시 풍년이 들기를 기원하기 위해 다 함께 모인다. 이는 예배의식으로서 축제의 확장이다. 뒤이어 해가 질 때까지 춤과 여러 예능이 이어진다.

두 번째 날에는 각 마을에서 사람들이 깃발을 앞세우고 네 개 마을의 중심인 우타키 앞에 모여든다. 여기서 각 마을 사람들은 순서대로 춤을 추는 등 다양한 예능을 펼친다. 이날의 가장 중요한 행사는 줄다리기이다. 줄다리기에는 수줄과 암줄을 단단한 나무막대기로 연결한 줄을 사용한다. 이러한 형태는 한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여성들은 먼저 춤을 추면서 막대기를 정화한다. 그러나 사실 이 막대기는 상징적으로만 쓰이는 것으로 단단하지 않고 아주 가볍다. 참가자들은 신을 부르며 높이가 10여 미터나 되는 깃발을 마구 흔들다가 힘껏 땅에 꽂는다. 그리고 언월도와 낫을 들어 수줄과 암줄을 정화하는 춤을 춘다. 그런 다음 수줄 머리에 달린 고리를 암줄의 고리에 집어넣어 두 개의 줄을 나무막대기에 단단하게 고정한 다음 비로소 줄다리기를 시작한다. 수줄과 암줄을 엮는 것은 다산과 풍작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 사람들은 줄다리기가 농사의 풍작과 영혼의 세계에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