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예술성이 담긴 전통 주거 시설

아제르바이잔은 오래된 인류 주거지 중 하나이다. 고고학자들은 이 지역에서 구석기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동굴 주거지를 발견했다. 수세기 동안 건축가들은 이 지역에서 집을 짓는 건축적, 구성적 방법과 합리적인 설계구조와 관련한 지식과 기술들을 축적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제르바이잔의 주택건축의 발달상을 보여주는 자료는 18세기 이후의 것만 남아있다. 비록 초기 가옥의 발전과정에 대한 기록자료는 거의 없지만 현재 남아 있는 18, 19세기 가옥들이 과거부터 발전해온 여러 특징을 담고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아제르바이잔은 세계의 11개 기후지역 중 9개가 나타나는 지역이다. 이러한 다양한 역사적, 문화적 지역의 지리적 다양성과 기후 조건뿐만 아니라 각 지역에서 활용 가능한 건축 재료의 다양성으로 인해 지역적 특성에 기반을 둔 각양각색의 가옥 형태와 설계구조를 지닌 가옥들이 발달해왔다. 이들 가옥은 여러 종류의 돌, 구운 벽돌이나 진흙 벽돌, 목재 그리고 진흙, 석회, 기야(gyaj)라고 불리는 설화석고와 같은 다양한 종류의 회반죽을 사용하여 짓는다.

압세론(Apsheron)반도는 여름은 길고 무덥고 강한 바람이 불며 목재가 부족한 반면 고품질의 석회암과 진흙이 풍부한 지역이다. 이러한 특성은 이 지역 가옥들의 건축적, 예술적 특징에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돌로 지어진 압세론의 전통 가옥은 검소하고 간결하다. 이들 건축은 돔과 궁륭 천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발코니는 없다. 이들 건축 설계에서 특히 흥미로운 점은 수-아칸(su-akhan)이라는 배수구가 있는 벽감을 설계했다는 것인데 이 벽감은 목욕용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 반도지역에서 공식적인 의식용 건축은 19세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제르바이잔의 북동부 지역(구바-구사르 지역)의 주택들은 직사각형의 모양을 하고 있으며 에이완(eiwan)을 중심으로 그 주변에 생활 공간들이 모여 있다. 이들 주택의 파사드는 거리 쪽을 향한 발코니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쉐키(Sheki)지역의 경우 에이완은 거의 의무적이라고 할 만큼 선호되는 주택 구성 요소였다. 이들 주택들은 높고 경사진 지붕을 지니고 있다. 부유층의 주택의 경우, 벽과 천장은 부분적 혹은 전체적으로 벽화와 지야(설화석고) 바탕에 다양한 종류의 장식품으로 장식하였다. 쉐키 지역 주택의 발전을 보여주는 건축으로는 18세기에 지어진 이 지역 건축의 걸작인 소위 ‘칸의 궁전’이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반면 북서부지역(자카탈라-발라칸 지역) 주택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잦은 외부 공격으로부터 집을 지켜야 할 필요를 반영하였다는 점이다. 그 결과 일부 주택이 요새와 같은 형태를 띠게 되었다. 이 지역에서는 부서진 돌이나 커다란 자갈로 벽을 세우고 석회와 설화석고 그리고 진흙 모르타르를 섞어 단단하게 만든다.

카라바 산악지대의 대부분의 가옥들은 2층이다. 주거구역, 관리인 주택 그리고 발코니는 주로 중정을 향하고 있다. 슈샤(Shusha)의 거주 시설의 파사드는 거대한 스테인드 글라스 창문(쉐베케, shebeke)으로 장식한다. 내부는 프레스코와 여러 종류의 장식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건축적으로 정교하게 지어진 슈샤의 가옥들은 특히 카라바흐(Karabagh)산을 배경으로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아란(Arran)의 주도(主都) 간자(Ganja)에도 많은 주택들이 존재한다. 이곳에서 가장 흥미로운 주택은 17세기와 18세기에 지어진 돔형 가옥으로, 정사각형의 택지는 끝이 뾰족한 원뿔형 돔으로 덮여 있으며 직사각형의 택지는 궁륭 천장으로 되어 있다. 구운 벽돌로 지어진 가옥의 내부는 채색된 반구형 천장과 천장을 띠 모양으로 프리즈를 둘러 예술적으로 장식하였다.

17세기와 18세기 경에 나히체반(Nakhi-chevan)과 오르두바드(Ordubad)에는 새로운 준도시 가옥 형태가 발달하였다. 핵심적인 건축적 요소는 여러 갈래로 통하는 현관으로 투시도를 보면 종종 6각형이나 8각형의 형태를 띤다. 이 현관을 통해 사람들은 집의 다른 구역으로 출입할 수 있다. 이 가옥들은 보통 2층이며 굽지 않은 진흙 벽돌로 지어졌다. 작은 중정에는 과실수나 포도나무 혹은 꽃을 심었다. 무성한 식물, 샘물, 그리고 작은 연못은 한여름의 무더운 공기를 시원하게 식혀준다. 오르두바드의 주택에서 특히 주목할 것은 거리 쪽을 향한 파사드의 정면 현관과 더불어 벽돌현관의 예술적 장식성이다. 아제르바이잔 남동부 렌카란(Lenkaran) 지역의 주택 또한 흥미를 끈다. 이 지역에는 1층이나 2층 가옥들로 에이완과는 별도로 또 다른 공간인 리암(lyam)이 있다. 이 공간은 주로 여름에 방문객이나 가족들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된다.

전통 주거 건축들은 아제르바이잔의 풍부한 건축유산의 상당부분을 형성하고 있으며 과거 건축가들의 예술적 잠재력이 찬연히 반영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