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앙코르 무형문화유산의 보호

캄보디아의 앙코르(Ankor) 지역은 고고학적, 건축학적 중요성으로 잘 알려진 세계문화유산(1992년 세계유산목록 등재)이다. 앙코르 지역은 뛰어난 예술성을 갖춘 크메르(Khmer) 조각과 디자인 걸작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크메르 미술로 알려진 지역적 영향을 반영하고 있다. 세계적인 인정을 받은 앙코르의 유형유산은 최근 수십 년간 그 보존과 복원을 위한 주목할 만한 국제적 노력의 대상이 되어 왔다.

동시에 앙코르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독특한 무형문화유산 종목들을 지니고 있으며, 그들 대부분은 앙코르 시대와 그 이전 시대의 유산이다. 지난 4년 간 필자는 앙코르 무형문화유산과 잠재적 보호 방안에 관해 연구하여 왔다. 연구대상인 무형문화유산의 대부분은 앙코르 유적지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무형문화는 이 지방 크메르인들의 신앙체계는 물론 가사 및 농경 관련 지식과 연관되어 있으며 흔히 불교 및 정령신앙이 깊이 혼융되어 있다.

수많은 사당과 불교 사찰이 산재한 앙코르 지역의 경관은 영적인 장소로서의 특성을 보여주며, 특히 이러한 종교적 특징은 앙코르사원 내 혹은 가까이에서 주로 나타난다. 일부 사당은 앙코르 유적을 지키고 자연 곳곳에 머무는 정령과 조상령에게 봉헌된 것들이다. 캄보디아 인들은 가족의 안전과 안녕, 번창을 기원하기 위해 사당에 공물을 바친다.

질병이나 불행이 닥칠 경우 여러 경로를 통해 정령들에게 해결책을 구한다. 정령들과의 그러한 소통 방식 중 하나인 보울(bowl)은 질병의 영적 원인을 점치는 의식으로서 다른 전통 치유술과 함께 주로 여성이 의식을 집행한다. 보울의 유형은 사용되는 기물에 따라 분류되나 공통적으로 쌀과 향, 초를 사용한다. 무당은 정령들을 하나씩 소환하여 특정 병을 일으켰는지 묻고, 쌀의 움직임과 같은 도구의 변화에 기초해 긍정적인 대답을 확인한다. 병의 원인이 확인되면 무당은 정령에게 원하는 바와 병의 치유법을 묻는다. 그에 따라 무당은 정령을 위로하기 위한 제물을 바친다.

앙코르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정령 중 하나는 앙코르 와트 사원 서문(西門)의 비쉬누(Vishnu) 신상 안에 거주한다고 믿어지는 네악 타 레아크(Neak Ta Reach)이다. 사람들은 이 왕의 정령이 다른 정령들과 마찬가지로 주민들의 건강과 안녕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다. 캄보디아 달력에 따라 미엑(Miek)월의 보름 후 사흗날 앙코르 와트 안에서 정령을 존숭하고 그의 신탁(神託)을 청하는 제의가 매년 거행된다. 제의 안에서 무당인 룹 메못(rup memot)이 여러 수호령들과 소통하며 종종 그들의 성격을 흉내내기도 한다.

정령신앙은 앙코르 무형문화유산의 한 부분이며, 그외에도 고대의 전통 치료법, 앙코르 왕국 시대의 통과의례, 수 세기 전 앙코르지역에 살았던 조상들과 현재 주민들을 연결하는 구전역사, 전통 불교관습, 농업 및 예술 관련 전통지식 등 풍부한 무형문화유산이 전승되고 있다.

앙코르 지역의 종교와 전통적 삶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는 관광객들에게 앙코르와 주민들의 무형적 지속성은 종종 도외시된다. 앙코르 지역의 무형문화유산과 관련된 최근의 연구와 활동은 앙코르의 보편적 가치가 유형유산과 함께 무형문화유산에서 비롯함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앙코르의 중요성은 세계유산유적에 한정되지 않으며, 유적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면서 앙코르의 의미와 영성(靈性)을 규정하는 지방 공동체의 독특한 신앙과 생활양식을 포함한 무형문화유산에 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