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알포미시(Alpomish)와 서사시 전통

서사시는 한 국가의 역사를 문학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그 나라의 생활 방식, 전통, 역사, 현재 및 미래의 사고방식 등에 통찰력을 제공한다. 전통 도덕의 가치를 근대화하는 과정은 문학 유산 연구에 좌우된다.

서사시 알포미시(Alpomish)의 가치는 수세기 동안 읊어 오면서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중요한 작품이다. 현재 우즈베키스탄에는 40여 개의 이본이 있다. 다른 문학 작품에는 우즈베키스탄의 일상생활이 그다지 많이 표현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알포미시는 더욱 가치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북부 지역에는 구전 서사시 영창자들이 여전히 결혼식 등 여러 행사에 불려가 노래를 한다. 알포미시는 고대 우즈베크 전통의 상징으로 기능하면서도 현대 우즈베키스탄 문화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우즈벡 민속에 따르면 샤자라(shajara)라고 불리는 샤먼들은 다른 여러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선신이 악신과 싸우는 것을 도와준다. 이 싸움은 카킴베크(Khakimbek) 이야기에 나오는 알포미시에서 찾아볼 수 있다. 피르스(pirs)의 도움을 받은 영웅은 여행을 계속하면서 어둠의 신과 싸우다가 감옥에서 7년의 세월을 보내게 된다. 이는 죽음과 부활을 상징한다.

샤먼이 의식을 행하는 동안 영웅들은 새로운 세계에서 얻은 마법의 힘과 영웅의 지위를 상징하는 새로운 이름을 얻게 된다.

이와 비슷하게 오늘날 우즈베키스탄 북부 지역에서는 아들이 태어나면 악신과 다른 외부 존재로부터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거짓 이름을 지어 준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간단한 의식을 치르고 나서 아이에게 진짜 이름을 붙여 준다. 비록 이 의식이 알포미시에 모두 묘사된 것은 아니지만 이야기 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언급되어 있다.

카킴베크는 7살이었을 때 이미 할아버지의 무거운 활을 쏠 수 있게 됨으로써 알포미시(알프는 강하다는 뜻)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으며, 90명의 알프 가운데 한 사람으로 여겨지고 있다. 카킴베크에서 알포미시로의 변화가 없다면 서사시의 의미는 완전히 달라진다.

또한 북부 지방의 전통 결혼식에서는 신부의 친구들이 어둠의 힘으로부터 신부를 지키기 위해 신부를 숨겨 두는 의식을 치른다. 신랑 측 사람들은 신부를 찾아야만 하며, 신랑에게 신부를 데려가도 되는지 허락을 구해야 한다.

이러한 전통에 익숙지 않은 독자들은 알포미시에 나오는 바르친(Barchin)이 높은 언덕에 이동용 천막을 설치했다는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언덕과 산은 신성한 장소이자 제사를 지내는 접근 제한 장소였다. 이동용 천막은 흰색과 붉은색의 재료(바크말)로 만들어지며, 이는 여성과 남성 두 개의 세계가 하나로 되는 것을 상징한다. 따라서 이 에피소드는 여성이 결혼을 준비하는 것을 비유한다.

이 서사시에는 “바르친이 한 장소에 숨었다. (…) 그러고 나서 그녀는 발견되었다”라고 서술되어 있다. 이는 신부를 숨기는 의식과 외부 세계로부터 신부를 보호하는 것을 언급한 것이다.

독자들이 서사시를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머리카락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하다. 머리카락은 알포미시에 나오는 여러 의식과의 관계 속에서 광범위하게 등장한다. 이는 마법같은 사건을 상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머리카락과 동물의 영혼은 귀신과 관련이 있다고 여겨졌다. 머리카락 한 올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그 사람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누군가의 머리를 빗질하거나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불태우면 그 사람의 영혼과 본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믿었다. 잘린 머리카락은 머리카락 마법사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잘 보관한다.

머리 모양은 여성이 결혼할 준비가 되었음을 알려주기도 한다. 결혼식이 치러지는 동안 여성의 머리 모양은 바뀐다. 따라서 알포미시에 표현된 모든 머리 모양 관련 묘사는 특별한 의의를 지닌다.

알포미쉬에 언급된 또 다른 결혼식 전통과 바르친의 집에서 치러진 것은 죽은 노파 전설이다. 서사시에 묘사된 대로 이 전통은 오늘날 수르칸다리아(Surkhandarya)와 카슈카다리아(Kashkadarya) 지역에서 여전히 행해지고 있다.

신부가 머무르고 있는 방 입구에서 노파가 개 흉내를 내며 신랑의 친구들이 방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 노파는 신부와 매우 가까운 친척이어야 하며, 아이를 많이 낳은 사람이어야 한다. 마침내 신랑이 방으로 들어오면 죽은 노파 의식이 열린다.

사람들은 결혼이란 탄생과 죽음을 연결하며, 삶과 죽음의 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여긴다. 영원한 삶과 죽음의 순환은 서사시에 나오는 많은 다른 의식에서도 언급되고 있다.

서사시와 관습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알포미시와 같은 작품들은 관습 내력의 정보를 제공하며, 이러한 관습을 잘 알고 있어야만 서사시의 중심 철학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