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키르기스 예술 상징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

2010년 전문가 집단이 아시아개발은행(ADB)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공예품 분야의 발전을 통한 촌락 여성들의 생활수준 향상’이라는 표제 하에 마케팅 조사를 수행한 결과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키르기스의 전통민속예술 품목들의 쇠락과 사멸 과정이 밝혀졌다.

이러한 현상의 주 요인은 지난 수십 년 간 키르기스 사회에서 일어난 급격한 변화와 결부되어 있다. 여기에는 유랑생활에서 정착생활로의 전환,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 체제로의 변화, 고지대 주민의 빈곤, 자연재해, 혹독한 대륙성 기후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요인으로 인해 여러 전통 공예품들에 적용되어 온 화려한 자수로 장식된 독특한 벽걸이 융단(tush-kyiz) 공예가 쇠락하였다. 나아가 이러한 전통 공예에 적용된 풍부하고 다양한 상징 또한 대부분 유실되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키르기스스탄 당국의 관심 부재에서 기인한 이러한 취약성은 기금부족, 대중의 인식 제고 노력 부족, 공예 분야에 대한 정부의 관심 결여에 따른 것으로 이 무형유산의 보호와 계승 문제를 촉발시켰다.

일부 지역에서 실시된 마케팅 조사에서 대중은 물론 공예품을 제작하는 장인 사이에 만연된 전통 가치의 몰락을 재확인하게 하였다. 과거에 모든 공예인과 그 가족에게 자부심의 원천이었던 전통 공예품에 대한 태도가 변함에 따라 그 영화는 사라지고 구 시대의 유물로 평가절하되었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전통 공예품을 매각하거나 다른 물품과 교환하고 있다.

연구 결과 전통 민속예술품의 문양 중 벽걸이 융단, 펠트 양탄자(shyrdak), 실 보푸라기 없는 천(terme), 천막형 가옥(yourta)의 부엌을 구분하는 가림막(ashkana chiy)은 관리 소흘로 인해 심각하게 훼손된 것이 확인되었다. 불행히도 가장 상태가 양호한 문양들은 대도 시인 비슈케크(Bishkek), 이웃 카자흐스탄의 골동품점에서 발견된다.

키르기스 민속미술의 자수와 장식물은 키르기스 민족형성사의 여러 단계를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장식미술은 유목민 특유의 문양인 맹수, 태양, 동물, 인간, 식물, 암석 등의 형상은 물론 환경의 다양한 상태를 반영하는 표식과 상징을 포함하고 있다. 이 문양은 소유자의 사회적 지위, 부족의 소유물, 달력 주기 등의 정보를 포함하고 있으며 일종의 부적 역할을 하기도 한다. 문양은 특히 제의적 목적에서 제작되었으며, 장식적 형태와 색상에 있어서 특수성을 보여준다.

답사 과정에서 공예 분야의 일부 새로운 경향이 관찰되었다. 세밀한 작업과 시간을 요구하는 화려한 수공예 벽걸이 융단 대신 반짝거리며 접착력이 좋은 중국 재료를 사용한 쪽모이 세공(kurak) 방식의 현대적 벽걸이 융단을 볼 수 있었다. 중국과 접한 북부 마을의 일부 가정에서는 키르기스의 전통 펠트 양탄자 위에 중국 양탄자와 쟁반이 놓여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키르기스의 연로한 장인의 타계와 함께 공예품들의 제작 전통이 사라지고 젊은 세대가 전통 장식미술의 도안에 관한 지식과 문헌을 가지고 있지 않은 데 기인한다.

또 한 가지 실망스러운 점은 협동조합이나 비정부기구 등 이른바 현대적 창작집단이 기념품, 양탄자, 양탄자 조각 등의 펠트 제품을 주로 제작하고 있으나 시간 절약과 신속한 판매를 위해 한정된 수의 색상을 적용한 조잡한 제품을 양산하고 있는 점이다.

답사의 성과는 국가 차원에서 별도의 무형문화유산보호법의 입안, 키르기스 장식미술 기초와 상징적 의미 및 양산 기술에 관한 교범서의 출간, 전통공예 교육 프로그램의 학교 교과과정 도입 필요성을 밝혀냈다는 점이다. 무형문화유산의 전통 지식과 기법의 보존 및 유지를 위해 우리는 일부 지역과 마을을 ‘국가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여 다양한 유형의 자수, 직물, 펠트 및 갈대(chiy) 공예품의 복원을 위해 특별한 위상을 부여하고 정부에서 이를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현재 문제 분석 및 해결을 위해 결성된 조사위원회가 관련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 과업의 일환으로 정부 경제개발부의 후원과 경제학자, 변호사 등의 참여 하에 정부의 예술공예지원법의 입안이 준비되고 있다.

다음은 정부 차원의 예술공예지원법 부재에 따른 국가 문화유산의 위협과 멸실 문제에 대한 문제 제기이다.

  • 예술 공예 분야에 속한 국가적 문화유산보호와 지속을 위해 오랜 전통에 따라 전통 공예품을 만든 장인과 현대적 기준에 맞는 최고의 문양을 개발, 생산하는 장인에 대한 합당한 지위, 자극, 동기부여의 부재
  • 제의 및 이를 위해 제작된 특정한 응용 제품들의 신성한 기능, 국가적 장식, 부족의 표식(tamga), 지역에 따른 장식과 색상 선호 경향, 민속 응용미술, 재료 등의 전통 기술과 최적의 원리 등을 포함하는 전통지식과 무형문화유산에 관한 교육적, 방법론적 문헌의 부재
  • 현대 예술적 응용의 획일화, 시간 절약과 신속한 판매를 위한 동일한 장식 및 색상과 상업화, 키르기스 민족 특유의 전통적 특징과 원리에 대한 예술가들의 무지, 전통 지식 습득으로 인한 더욱 다양화되고 경쟁력을 갖춘 공예품의 생산 가능성
  • 키르기스 상표와 로고, 상징의 부재, 그 결과 이웃 국가들이 단순, 신속하게 제품들을 양산하여 본국 상품화

민속예술의 전승 단절은 곧 멸실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저하는 곧 그들 예술의 쇠락과 직결된다. 피할 수 없는 개혁의 조류 안에서 시대에 낙후한 생활방식이 도태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겠으나 민속예술에서 유래한 한 나라의 예술적 전통이 과거의 유물로 도외시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러한 전통의 보호를 위해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 수많은 부적, 부족의 표식과 함께 신성한 제의적 동기에서 제작된 키르기스의 화려한 자수공예품을 포함하여 사라져 가는 민속예술을 최상의 상태로 보존하기 위한 차세대 연구자와 지망자의 육성
  • 교육 프로그램 개발, 교과서 발간, 교과목 도입을 포함한 모든 차원의 예술교육 강화
  • 민속예술박물관의 건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