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잠다니 직물을 짜고 있는 여성 © 아이지예 공정거래㈜

사회적 기업 아이지예의 성공사례 ‘방글라데시 지역공동체들의 삶-생태-생계를 위한 노력’

‘아이지예 공정거래(주) (AJIYER Fair Trade Ltd. 이하 아이지예)’는 방글라데시 지역공동체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2002년 설립된 사회적 기업이다. 농업 및 공예 종사자와 예술 분야 장인들의 생계유지, 여성의 자기결정권 강화, 문화유산 복원, 식량안보 및 영양보장 등을 목표로 하며, 현재 수행중인 주요 활동은 다음과 같다.

  • 기술이 있는 빈곤층에게 부가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는 플랫폼 지원
  • 전통기술 장인과 문화 존중을 통한 무형문화유산 보호
  • 기업 등과 연계하여 가내수공업 시장 활성화
  • 여성의 자기결정권 및 성 평등 지지
  • 공동체의 민간지식과 기술 정보 등을 공유하는 네트워크를 구축
  • 공동체가 관리하는 관광지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의 윤리적 소비의식 함양

이 밖에 아이지예는 유기농 경작 농부와 수공업자, 천연염색 직물 생산자들이 정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공정한 거래와 홍보를 돕고 있다.

아이지예는 지역 공동체 관련 연구 및 사업을 지원하는 비정부기구, 우비닉(Unnayan Bikalper Nitinirdharoni Gobeshona(UBINIG), 대안적 개발 정책의 연구라는 뜻. 방글라데시 다카 소재)과 협력하여, 상업적 농업 관행에 대항하고 ‘삶·생태·생계전략’을 연계하는 유기농업 운동을 추진했다. 이 사업의 하나로 농촌지역 생계 수입 증대를 위해 방글라데시 중부 탕가일(Tangail)지역에 농부운동(Movement of Farmers)을 도입했다. 농부운동은 ‘농작물의 종자보존과 생산 관련 지식과 경험을 가진 여성들’을 참여시킴으로써, 종자와 작물의 확보를 원활하게 하고 유기농업 체제를 구축했다. 방글라데시 여성들은 오랜 농업생활로 얻은, 종자은행(씨앗은행)을 통한 종자보존 노하우를 활용해 전국적인 종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그 결과 종자가 공유되고, 종자교환이 활성화 되는 등 농가들의 협력이 증진되었다. 농촌지역에서 평화와 번영을 추구하는 공동체 구축의 조건이 만들어진 것이다. 여성들은 농부운동을 통해 농업생산에서의 지도력과 권한을 보장받게 되었고, 남성과 여성간의 관계를 조화롭게 발전시켰다.

아이지예는 지역 공동체의 성차별 관행으로 오랫동안 부적절한 대우를 받아온 방글라데시 여성들이 자기 결정권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여성이 자기 결정권을 가지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스스로 인식하고, 행사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다. 이를 바탕으로 여성들이 적절한 지원을 받게 되면 가계 경제가 살아나고, 공동체의 가난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한 더 많은 여성들이 자기 결정권을 가지게 되면, 결과적으로 여성에 대한 폭력이 감소되고, 여성의 사회 운동에 남성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 밖에 아이지예가 중요하게 여기는 무형문화유산보호 활동은 아이지예의 다른 활동과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아이지예는 전통 수공예, 전통 직물 제조기법, 전통 음악, 전통 악기, 전통 공연 예술 팔라간(Pala Gaan)과 자트라(Jatra)등에 주목하고, 무형문화유산을 발굴해 목록에 등재함으로써, 무형유산보호 활동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바울 창악“(Baul Songs)’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하는데 기여했다. 바울은 방글라데시 촌락 지역을 유랑하며 노래와 연주로 생계를 꾸리는 신비주의 음유시인들이다. 벵갈 지방의 봄맞이 축제인 돌 푸르니마(Dol Purnima) 기간 중 랄론(Lalon Shah, 1774-1890, 문인, 철학자)을 모시는 사원에서는 그의 철학과 음악에 대해 많은 토론이 오간다. 바울들은 엑타라(Ektara), 도타라(Dotara), 돌(Dhol), 콜(Khol) 등 전통악기로 연주하는 민속음악을 랄론에게 헌정하기도 한다. 축제 장소에서는 인근 마을 주민들이 물건을 팔 수 있는 전통시장 멜라(Mela, 모임·만남·장터라는 뜻)가 열리기도 한다.

아이지예는 기업과 연계하여 가내 수공업 시장을 활성화 하는 데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예를 들어 직물을 짜는 공동체와 기술을 가진 여성들을 연결해 지역시장에 사리(Saree) 가판대를 설치하는 등 가치사슬(Value Chain)을 만들어 부가가치 창출을 돕고 있다. 또한 지역 공동체와 도시의 패션 디자이너들을 연결시켜줌으로써 탄가일 지방 고유의 전통 직물인 낙시 부티(Nakshi Buti)를 복원했다. 방글라데시에서 가장 정교한 무슬림 직물의 하나인 잠다니 직조 생산자들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 직물제작을 체험할 수 있는 6일 일정의 체험형 관광 상품도 기획했다. 관광객은 지역 공동체를 방문하여 자카드(Jacquard) 직조, 부티(Buti) 직조, 낙시 카타(Nakshi Katha) 및 잠다니 직조 등을 직접 체험한다. 일반 구매자들과 민간 사업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직물 제조자들과 직접 교류하면서, 품질과 가격 등에 대한 시장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행사는 소비자와 민간 사업가들이 중간업체가 주도하는 시장가격에만 의존하지 않고 품질에 걸맞은 공정한 가격을 협상할 수 있게 한다.

아이지예는 이 밖에도 방글라데시의 문화와 공예, 생물 다양성을 알리기 위해, 공동체가 주최하는 다양한 관광 사업에 관여한다. 지역 공동체가 사업 주최자가 되면 외부의 힘에 휘둘리지 않으며, 관광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제·환경·사회적 여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아이지예는 민간 부분과 연계해 공동체의 관광 역량을 강화하고, 상업적 관계를 지속할 수 있도록 지역 공동체에 자금을 후원하고 있다. 현재 이 사업은 탕가일과 카말고니(Kamalgonj), 지코르가차(Jhikorgacha), 쿠시티아(Kushtia) 등 방글라데시의 4개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점점 볼거리가 늘어나면서 지역 공동체의 관광 사업에도 순풍이 불고 있다. 관광객들은 수공예에 기반한 농촌의 생활방식을 비롯해 전통 음식과 의상, 원주민 공동체와 농촌 공동체의 다양한 의례와 같은 농촌 특유의 전통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