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불교와 전통 민속에 뿌리를 둔 전통 혼례

태국의 결혼식은 보통 기도문을 읽고 스님과 불상 앞에 음식 및 예물을 공양하는 불교식, 전통 민속에 뿌리를 두고서 가족 중심으로 하는 비불교식 두 가지로 나뉜다.

전통 민속에는 일종의 지참금 제도라고 할 수 있는 신 소드(sin sod)가 있다. 신랑은 신부 가족에게 보상의 의미로 일정액의 돈을 지불하는 것을 전통으로 하며, 이는 신랑이 금전으로 신부를 잘 돌볼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기 위함이다. 종종 이 금액은 단순히 형식에 그친 것으로, 결혼식이 끝나면 신부와 신랑에게 돌려준다. 신랑은 또한 관례로 신부의 부모에게 콩문(khong mun)이라는 금장신구를 주게 되어 있다. 이는 대개 결혼을 발표하고 나서 식을 올리기 전에 준다.

예로부터 내려오면서 부부가 될 사람은 결혼하기 전에 지역 사원을 찾아가 축복을 기원하고 스님에게 점성술로 결혼 길일을 정해 달라는 조언을 구한다. 보통 결혼식을 치를 때 비불교식 의식은 사원 밖에서 따로 날을 정해서 행했다.

오늘날 이러한 금기사항은 상당히 완화됐다. 이제 불교식과 비불교식 또는 결혼식조차도 사원에서 거행하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그래도 여전히 결혼식에서 종교적 요소와 세속적 요소 간에 구분을 두는 것이 일반 현상이다. 이 두 요소의 구분은 불교식을 주관하는 승려가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나서 점심 공양을 하러 떠나는 것으로 매우 간단하다.

불교식 결혼 의례가 진행되는 동안 신랑과 신부는 먼저 불상을 향해 절을 한다. 그러고 나서 일반 기원문이나 기본 불경을 외고 향과 초에 불을 붙인다. 그리고 양가 부모가 불려 나와 신부와 신랑의 머리에 두 쌍의 실이나 줄을 묶어 주는 것으로 두 사람을 ‘연결’한다. 이 행위는 두 사람이 하나가 됐음을 상징한다. 신랑 신부는 이후 결혼식에 참석한 승려들에게 음식, 꽃, 약을 공양한다. 이때 현금을 시주하기도 한다.

참석한 승려들은 자신들의 손을 연결한 짧은 실을 푼다. 그리고 새로 탄생한 부부를 축복하는 팔리 경전을 암송한다. 줄은 결혼식을 위해 축성된 물을 담아 놓은 그릇과 연결돼 있는 맨 앞에 선 승려까지 이어진다. 이는 공덕이란 줄을 통해 바다에까지 여행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축성된 물에 불상 앞에 놓인 초에서 떨어지는 촛농 몇 방울과 그 밖에 고약, 허브를 섞어서 붉은 황토로 힌두교 신도들의 이마에 표시하는 것과 비슷한 작은 점을 신부의 이마에 찍을 때 쓸 반죽을 만든다. 신부 이마의 점은 승려의 엄지로 찍지 않고 여성의 몸에 손을 대면 안 된다는 비나야 계율에 따라 초가 타고 남은 끝부분으로 찍는다. 지위가 가장 높은 승려의 선물은 신랑 신부를 위한 조언이나 격려의 글귀를 가려 뽑아 주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신랑과 신부가 승려들에게 음식을 공양하는 것으로 불교식 결혼 의례는 끝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