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므워킬로아 산호섬의 항해용 카누

항해용 카누는 전에 모킬(Mokil)로 불리던 미크로네시아 므워킬로아(Mwoaki-lloa) 산호섬에 사는 남성들의 기예와 자부심을 보여 주는 유형의 상징물이었다. 이 카누의 제작 기법을 습득하는 일은 고된 일이었기 때문에 이 기술을 배우는 일은 어른이 되는 통과의례이자 결혼의 조건이 되었다. 남성은 청혼할 때 노나 ‘파래박(배 등에 괸 물을 퍼내는 도구–역자주)’을 만들 줄 아느냐는 질문을 받는데 이는 항해용 카누를 만들 줄 아는지를 넌지시 돌려서 물어 보는 것이다. 누군가 처음으로 카누를 완성하면 ‘워스프위(Wospwij)’라는 특별한 진수식을 열어 축하해 준다. 보아스 폴(Boaz Poll)은 생전에 “남성들은 자신의 남성성을 겨루기 위해 카누 경주를 하곤 했다”라고 진술하였다. 오늘날에도 지난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이 섬의 항해용 카누는 남성의 전통 기준인 경쟁, 협력, 근면을 상징한다.

므워킬로아 사람들은 활동력이 왕성하고 낚시, 목공, 전통 및 현대의 다양한 방법을 활용한 요리에 능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들의 활발한 기질은 19세기 이래 산호섬에 들어온 초기 외부인들의 영향을 받으면서 겪게 된 엄청난 문화 변화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왕성한 기상으로 이들은 항해용 카누에 완전히 새로운 특징을 추가하여 초기 역사시대 카누에서 가장 발전된 형태의 카누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구전 전통에 따르면 선사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오랜 기간에 걸친 상호작용을 거쳐 형성된 므워킬로아 문화의 여러 특성과 마찬가지로 므워킬로아 카누의 형태와 제작 기법 역시 마셜제도에서 유래했다. 오늘날의 항해용 카누 제작 기법은 1865년 마셜제도 원주민들이 항해 도중에 발생한 좌초 사건에서 발전한 것이다. 마셜제도 원주민의 카누가 도입된 이래 므워킬로아 주민들은 배의 구조를 개량하고 제작 기법을 개선하였다. 새로운 므워킬로아 카누는 원래의 카누보다 단순화되었고, 이는 새로운 산호초 환경에 더욱 적합하고 구조로나 형태에서 뛰어난 새로운 카누 제작을 가능하게 하였다.

카누 제작 기술이 매우 중요한 데다 경쟁심 강한 므워킬로아 사회의 특성으로 말미암아 이 기술은 아주 가까운 친척들에게만 전승되었다. 그러나 1920년 므워킬로아에 복음주의 개신교협회인 크리스천 엔데버(Christian Endeavor)가 설립되면서 므워킬로아 주민들은 더욱 충실하고 협력하는 방향으로 변모하였다. 남성들은 돛 만드는 최고 비밀을 제외하고 자신들의 작업을 다른 사람들이 지켜보는 것을 허용하기 시작하였다. 이 기술은 친척과 친구들에게 전수되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초반 무렵에는 거의 모든 가정이 이 기술을 보유하였다.

그러나 항해용 카누 제작은 1950년대 들어서면서 쇠퇴하였고, 반면에 목선 제작은 현지에서 증가하였다. 1960년대 들어 목선의 보급과 선외 모터 장착으로 인해 항해용 카누는 주류에서 밀려났다. 1960년대 후반에 배의 제작이 현저하게 늘어나고 소비시장을 겨냥한 대량 생산이 이루어지면서 1980년대 중반에 이르자 이 섬은 이 지역 배 제작의 중심이 되었다. 이는 이곳 섬 사회의 화폐 경제 유입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협력 분위기도 사라지게 되었다. 하지만 목선의 사용은 1980년대 이후 섬유 유리로 만든 배가 수입되어 유행하면서 쇠퇴하였다. 섬 주민들은 이전과 같이 활발한 기질을 발휘하여 지역 중심의 목선 제작과 2차 대전 이후 새로운 변화에 맞추어 배를 수입하는 것으로 신속하게 전환하였다.

오늘날 노 젓는 카누는 여전히 단 한 종류만 사용되고 있지만 이 섬에 남아 있는 항해용 카누는 없다. 오직 두 명만이 항해용 보트를 제작할 수 있지만 그들은 70대이다. 중년 또는 그 이상 나이든 사람들이 비록 많긴 해도 이들은 카누 건조 작업의 일부만 알고 있을 뿐이다.

몇몇 므워킬로아의 남성들은 최근의 유가 상승과 카누의 부족으로 남성들이 어로를 나가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다며 항해용 카누를 되살려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비록 매우 제한된 성공만을 거두었을 뿐이지만 므워킬로아에서 항해용 카누 제작을 복원하려는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다. 현재 일부 원로들은 이의 복원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면서 사라져가는 제작 기술을 전혀 숨기지 않고 다음 세대에 전수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므워킬로아 주민들에게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