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무형유산’ 개념의 발전에 대한 소론

이 글은 로데즈 아리즈페의 논문 “The Genealogy of Intangible Cultural Heritage”(Heidelberg: Springer Verlag)를 요약한 것이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세상의 장벽들이 허물어지고 관습도 변화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이 결코 버릴 수 없는 중요한 의미와 추억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향해 달려가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눈 경험과 의미를 고수하려고 한다. 이유는 뭘까? 개방된 세계에서 함께 나눈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자의식과 정체성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대감이 사라지게 되면 그 필요성이 정신으로나 정치상으로도 매우 절실해지는데 오늘날과 같은 세상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세계화의 혼돈 속에서 회원국들이 유네스코에 살아 있는 유산의 보호 조치 의무를 부여하는 것은 이러한 상실에 대한 우려를 보여주는 것이다.2 이는 사실 매우 어려운 요구인 동시에 대단히 흥미로운 지식과 정치의 논쟁 속으로 이끌고 가는 것이었다. 1990년대 초반세계 정치에서 ‘문화 전환’과 표상의 주장이 등장한 것은 ‘세계화(worlding)’의 관점에서 문화 흐름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였다. 즉 문화유산, 인권,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세계에 대한 새로운 범 세계관을 창출하였다. 국가에 속한 국민, 문화 소수 집단, 소수 민족, 이주자와 최근 새롭게 등장하는 문화 단체들은 세계의 신 질서 속에 자신의 위치를 이전과 다르게 설정하기 시작하였다. 2003년 무형유산보호협약은 심사숙고 끝에 국가, 문화보유자, 창작자, 이해 당사자들 간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새로운 개념으로 탄생하는데 성공할 수 있게 되었다.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과거는 주로 기존의 환경, 성전, 기념물, 주변 경관 속에 고이 보존되어 왔다. 문화유산이 돌 속에 고정되어 있는 것과 같다면 살아 있는 유산은 태양이 움직이는 것처럼 변하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과거가 아침에 춘 춤 속에 존재하는 것이라면 미래는 또 다른 사람이 똑같은 춤을 오후에 추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기술과 세계화가창조와 변형 사이 시간의 흐름을 압축함으로써 실제로 현재는 찰나와 같이 짧은 순간으로 보인다.

이렇듯 현재가 짧은 순간이 됨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문화유산’이라는 개념은 집단의 동의를 통해 합법성을 부여 받음으로써 경험의 덫에 갇힌 채 한 시대를 풍미하게 된 것도 사실이다. 기존의 무형유산 관습을 창출해 낸 집단은 히말라야 산악 지대의 소수 민족일 수도, 서인도의 라스타파리아(Rastafaria)의 음악 전통 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멕시코 ‘판당고(fandango)’ 연행자들의 국제 공동체일 수도 있다. 살아 있는 문화유산의 핵심 과정이 현재에서 미래로 이동하는 것임을 감안하면 유산 보호의 정의와 방식은 정부, 국제기구, 다수의 문화유산 연행 집단들 간에 치열한 지식과 경험과 정치 협의를 거쳐야만 한다.

최근 출간된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된 유형문화유산은 독창성, 유일성, 보편성, 상호연관성, 국제 협력을 특징으로 한다.1 UNESCO, 2012. “Sustainable Development” in World Heritage Review no.65, October, 2012. Whc.unesco.org/en/review/65/accessed May 20, 2012.

그러나 필자 개인으로는 오히려 무형유산의주요 특징은 연행의 역동성과 교류라고 생각한다. 그 결과 2003협약의 규범과 운영 절차는 점차 다양한 문화 집단이 특정 관습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것, 문화 집단들이 한 관습의 영토나 문화 또는 존재론에 기원을 두고 충돌하게 되는 독창성, 일부 지역 단체들이 영역을 벗어난 국제 활동에 관여하는 등 특이성과 다수의 역동성을 보이게 됨에 따라 자신들의 관습이 남용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는 지역성과 보편성의 문제를 다룰 수밖에 없게 되었다. 문화가 한 자리에 고정된 채 움직이지 않는 돌과 같은 독립체라면 무형유산에는 ‘상호연관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 대신 깊고 반복되는 문화 교류인 ‘상호문화성’이 존재하게 된다.

또한 무형유산은 독특한 면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영역과 관련된 것으로, 한 국가의 지정학과 관련해 수많은 문화집단의 이동과 관계가 있다. 두 번째는 문화 관습의 ‘미장센(mise-en-scene)’이다. 즉 그러한 관습이 정당한 맥락 속에서 인정받는 전통 장소에서의 연행 여부다. 예를 들어 모로코 마라케시(Marrakesh)의 제마엘프나(D’jema el Fnaa) 광장에서 볼 수 있는 스토리텔링과 곡예가 라바트(Rabat) 나파리의 극장 무대에서 이루어질 경우에도 여전히 똑같은 관습이라 할 수 있을 것인가 이다.

이 모든 문제는 아이카와 노리코(NorikoAikawa)교수가 그의 글2Aikawa, Noriko. 2009. “From the Proclamation of masterpieces to the Convention for the Safeguarding of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in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by Laurajanes Smith and Natsuko Adagawa. London, Routledge.에서 이야기하고 있듯 1970년대 이후 1990년대까지 유네스코에서 지속되어 온 무형유산에 관한 논의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1990년대에 유네스코에서 우리가 내려야만 한 결정은 이전에는 ‘민속’, ‘전통문화’, ‘풍습’이라고 부르던 살아 있는 관습을 보유한 수많은 집단에 근거하여 제정된 어떤 국제 협약이 규범 성격의 국제 협약 속에 포함될 수 있을지 여부였다. 다문화주의와 ‘문화충돌’에 관한 정책논의가 시작되던 당시 유네스코 문화부 사무총장보이자 인류학자로서 필자의 관심사 중 하나는 점차 늘어나는 구체화된 문화 개념과 많은 사회과학자가 공유하고 있는 인식 간의 갈등이다. 조르주 발랑디에(GeorgesBalandier)는 이 문제를 정확하게 요약하였다. “고도로 현대화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국가나 물질의 공간에 한정되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지식, 창조성, 변화하는 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인류 보편의 세계에 살고 있다. 우리는 점점 더‘기술화’된 장소 또는 구조를 만들어 낸다.”3Balandier, Georges. Le Grand Systeme. 즉 문화는 한 곳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인식을 공유하고 교환하는 것이다.

2003 무형유산보호협약은 국가, 유산 보유자, 창작자, 관련 이해 당사자들 간의 문화 관계를 재정립하기 위한 새롭고 적법한 국제 개념을 수립하였다.

2003협약 수립에 가장 강조된 한 가지 중요한 논점은 바로 인권이었다. 1995년 세계문화개발위원회의 ‘창조의 다양성’에서는 이미 배타 문화가 편협성을 심화하려는 목적으로 문화 존중을 논쟁의 근거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명시하였다. 이 문제는 마르크 오즈(MarcAuge)4Auge, Marc. 1998. Les Formes de l’Oublie. Paris: Edition Payot et Rivages.가 문화의 구속은 눈을 멀게 만들고, 아민 말루프(Amin Malouf)가 자신의 저서제목과 같이 ‘정체성을 말살하는(murderousidentities)’ 위협 요소가 된다고 지적하는 등 많은 학자가 언급하였다.5Malouf, Amin. 2006. Les Identites Meurtrieres. Paris; Que sais-je.

이러한 위험을 단지 분석만 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불특정한 ‘대표성’의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또한 등재후보유산의 운영과 협의에서 새로운 중재기관의 등장은 지역문화 기관을 배제시키게 될지도 모르며, 국가 차원과 협약조직 기구 내에서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단체의 서열화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셰리프 카즈나다르(Cherif Khaznadar)가 조심스럽게 언급하였듯이6Khaznadar, Cherif. 2009. “Les Dangers qui guettent la Convention de 2003” dans Le Patrimoine Culturel Immateriel a la Lumiere de l’Extreme Orient . Paris: Maison des Culture du Monde. 13-46. 2003협약 운영에는 많은 과제가 지적되어 왔다. 파리 세계문화의집(Maison des Culture du Monde)에서 개최된 제1회 무형유산 연구자 포럼에서는 무형유산협약과 관련한 연구 조사와 운영상의 문제가 논의되었다. 최근 인류학자들은 무형유산의 개념을 정의하기 위해 이론상의 많은 쟁점을 강조해 왔다.7 Ari zpe, Lour des a nd Cristina Ames cua. 2013. A nthropological Perspectives on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Heidelberg: Springer-Verlag, 2013); Commission on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2012. “Report of the Planning Meeting on Research on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Mexico: National University of Mexico. Available at www.crim.unam.mx/drupal. 분명한 것은 기록, 훈련, 연구조사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무형유산보호협약은 2003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145개국이라는 전례 없이 많은 국가의 지지를 받아 채택되었다. 협약이 이렇게 성공할 수 있게 된 것은 마쓰우라 고이치로(Koichiro Matsuura) 전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지지와 아이카와 노리코 교수의 끈질긴 노력 덕분에 가능한 것이었다. 협약 그 자체는 동아시아와 새로 등장하는 국가들이 협약 채택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게 됨으로써 유네스코 내 지정학상의 균형을 맞추는 데 매우 중요하고 흥미로운 변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지역민들이 더 균형 있는 세계를 채택하는데 적극 나서야만 한다는 중요한 인식의 전환을 가져왔다.

무형유산의 개념과 2003협약에 관해 뭐라 하든지 문화단체, 학계, 정부는 물론 문화기관안팎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논의들은 이미 세계가 그에 대한 논의를 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Notes   [ + ]

1. UNESCO, 2012. “Sustainable Development” in World Heritage Review no.65, October, 2012. Whc.unesco.org/en/review/65/accessed May 20, 2012.
2. Aikawa, Noriko. 2009. “From the Proclamation of masterpieces to the Convention for the Safeguarding of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in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by Laurajanes Smith and Natsuko Adagawa. London, Routledge.
3. Balandier, Georges. Le Grand Systeme.
4. Auge, Marc. 1998. Les Formes de l’Oublie. Paris: Edition Payot et Rivages.
5. Malouf, Amin. 2006. Les Identites Meurtrieres. Paris; Que sais-je.
6. Khaznadar, Cherif. 2009. “Les Dangers qui guettent la Convention de 2003” dans Le Patrimoine Culturel Immateriel a la Lumiere de l’Extreme Orient . Paris: Maison des Culture du Monde. 13-46.
7. Ari zpe, Lour des a nd Cristina Ames cua. 2013. A nthropological Perspectives on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Heidelberg: Springer-Verlag, 2013); Commission on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2012. “Report of the Planning Meeting on Research on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Mexico: National University of Mexico. Available at www.crim.unam.mx/drup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