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대표적 유교의례인 문묘제례

문묘는 최고 유학 사상가들의 위패를 모셔 놓은 사당이다. 유학을 집대성한 공자와 그의 제자 4명, 중국 유학자 16명, 우리나라의 유학자 18명을 포함하여 총 39명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문묘는 현재 성균관대학교가된 조선시대의 성균관 내에 위치하며 매해 음력 2월과 8월에 이곳에서 제사를 지낸다. 이를 ‘문묘제례’ 혹은 ‘석전제’라고 하는데, 현재 ‘석전대제’라는 이름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85호(1986년 지정)로 지정되어 있다.

문묘제례의 절차는 신을 맞이하는 영신, 폐백을 올리는 전폐, 찬을 올리는 진찬, 첫 번째 술잔을 올리는 초헌, 두 번째 술잔을 올리는 아헌, 마지막 술잔을 올리는 종헌, 그리고 제사지낸 술과 고기를 나누는 음복수조(飮福受胙)에 이어 제기를 거두는 철변두, 신을 보내는 송신의 순서로 진행된다.

이러한 모든 의례절차는 신을 공경하는 의미로 행해진다. 유학의 시조와 유학의 이념을 가꾸어 온 중요한 유학자들을 위한 제사이니 만큼 그 의미는 각별하다. 제사를 지내는 이들은 제사가 시작되기 며칠 전부터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한다. 제사일이 되면 가장 경건한 태도로 그들을 맞이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예물을 올리고, 향기로운 술과 음식을 올린 후 그들이 내려주는 ‘복을 받는다’는 의미로 제사지낸 술을 마시고(飮福, 음복), 축문을 태워 보내는 순서로 문묘제례가 치러진다.

문묘제례는 예(禮)와 악(樂)이 함께 어우러져 하나의 장엄한 작품으로 승화된다. 의례(ritual)의 정제미, 음악의 장엄함은 유학의 이념으로 나라를 이끌었던 조선왕조의 절제미와 더불어 하나가 된다. 춤과 노래, 기악, 즉 넓은 의미의 ‘악(樂)’을 모두 갖추고 있는 문묘제례악에는 유학적 우주관이 담겨 있다. 당상(堂上)에서 연주하는 등가(登歌)악대, 뜰에서 연주하는 헌가(軒架)악대, 그 사이에서 추는 춤 일무(佾舞)는 천지인 삼재사상을 반영한다. 등가는 하늘을 상징하여 공간적으로도 가장 높은 위치에서 연주한다. 헌가는 땅을 상징하여 가장 낮은 곳에서 연주한다. 64명의 무원(舞員)이 줄지어 추는 팔일무는 인간, 혹은 인간사를 상징하므로 하늘과 땅의 사이, 즉 등가와 헌가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문묘제례악을 연주할 때는 여덟 가지 재료로 만든 악기를 골고루 갖추어 연주한다. 악기의 재료 여덟 가지를 ‘팔음(八音)’이라 하는데, 쇠, 돌, 실, 대나무, 바가지, 흙, 가죽, 나무가 그것이다. 팔음은 이 땅에서 소리를 낼 수 있는 모든 재료이다. 여덟 가지 재료로 만든 악기가 모여 등가와 헌가악대를 이루고, 등가와 헌가가 반주하는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춤, 노래와 음악은 문묘제례를 더욱 장엄하게 만든다. 등가, 헌가, 일무를 갖춘 문묘제례악에는 우주의 소리가 담겨 있다. 그 우주의 소리는 의례와 함께 어우러져 인간의 세계를 초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