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호주: 다양한 이주 무형문화유산이 공존하는 새로운 장소

호주는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 대륙을 떠나 이곳에 정착한 이후 65,000년에 이르는 긴 이주 역사를 지니고 있는 대륙이자 국가이다. 호모 사피엔스의 이동 이후, 특히 1788년 영국 식민지 시대 이래로 전 세계의 이주자들이 호주로 이주했으며 그 결과 수많은 민족과 문화집단이 발전해왔다.

호주 정부가 2016년 실시한 인구총조사는 호주가 매우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는 사회임을 보여준다. 전체 인구 2500만 명 중 3%를 차지하는 호주 원주민은 300여 개의 다른 언어집단과 다양한 문화집단의 후손들로서 저마다 독특한 전통과 문화 표현을 전승하고 있다.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호주 인구 가운데 거의 절반(49%)이 해외에서 태어났거나(제1세대 호주인 28%) 부모 중 한 명 혹은 두 명 모두 해외에서 태어났다고 한다(제2세대 호주인). 이는 어떤 나라보다 높은 비율이다.1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2017 2016 Census: Multicultural. Media Release: Census reveals a fast changing, culturally diverse nation (http://www.abs.gov.au/ausstats/abs@.nsf/lookup/Media%20Release3) 또한 위 통계는 호주 인구 중 다양한 민족과 문화 배경을 지닌 사람들, 특히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나라(아시아 지역 출신)에서 태어난 사람이 60%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구 구성에서 드러나는 다양성은 1901년 호주가 단일 정부를 가진 국가를 형성하며 제정했던 「이민제한법」(백인우월주의 정책을 공식 선포한 것으로 간주됨)에도 불구하고 항상 존재해 왔다. 당시 인구 400만 가운데 25%는 영국의 잉글랜드인, 스코틀랜드인, 웨일스인, 아일랜드인 그리고 콘월인이 아니었다. 그들은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로 대부분 1850년대 골드러시 때 건너온 중국인, 호주의 2/3를 차지하는 사막지역을 다니며 물건을 운반하던 아프간과 펀자브의 낙타몰이꾼들, 그리고 레바논인과 그리스 상인들이었다.

이주민들은 다양한 국가에서 건너왔는데, 유럽, 특히 지중해 연안 국가인 이탈리아, 그리스, 구(舊)유고슬라비아, 몰타, 터키 그리고 레바논에서 유입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동유럽국가,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칠레, 1975년 베트남에서 온 80,000명의 난민에 이어 라오스와 캄보디아에서 난민의 물결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아프리카, 중동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에서도 계속해서 이주해오고 있다. 중국과 인도에서 온 수많은 유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호주에 계속 남아 있다.

많은 ‘새로운 호주인들’은 낯선 세상에서 고향과 이별하는 경험을 한다. 이주자들은 문화적 표현을 지속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그들이 속한 문화권 출신의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이 핵심인데, 이는 대부분 대도시에 있는 사회단체와 체육단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더 작은 단체들은 특별한 전통행사를 열기 위해 마을회관에 모인다. 예를 들어 캔버라의 테오 노타라스(Theo Notaras) 다문화센터는 행사, 교육, 문화활동 그리고 이주문화 모임이 사용할 수 있는 사무공간 같은 다양한 용도를 위한 크고 작은 방을 마련하고 있다.2http://www.communityservices.act.gov.au/multicultural/multicultural_centre 하지만 지금까지 한 세대 동안은 도시 내 비슷한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새로운 정착민 국가 중에서 ‘작은 이탈리아’와 같이 장기간에 걸쳐 형성된 소수민족 거주지는 없었다. 다음 세대들은 대다수 사람들이 살아가는 수도에 있는 다른 지역에 집을 구매하여 이사를 간다.

1971년 캐나다가 변화된 정책을 채택한 것과 마찬가지로 1973년 호주에서도 다문화주의 정책을 시작했다. 개념은 호주 주류 사회 내에서 이주자들이 다수 문화와 비슷해지기보다는 동화됨으로써 자신의 문화 정체성을 표현할 권리를 획득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호주는 캐나다,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영국 그리고 미국과 같은 다른 앵글로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2003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을 인준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새로운 이주민집단의 무형문화유산은 어떻게 더 폭넓게 인정받을 수 있을까? 현재 유산지역 법령, 지침 그리고 관례를 보면 무형문화유산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회적 가치에 적용하는 국내 유산 기준을 보면, “장소는 사회적, 문화적, 정신적 이유에서 특정 공동체 혹은 특정 문화집단과 강력하거나 특별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탁월한 유산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호주 ICOMOS가 채택한 유산 가이드라인인 버라 헌장(Burra Charter)에서는 살아있는 유산의 지정, 보호 및 관리에 있어서 관련 공동체의 역할을 강조한다. 2017년 10월 호주 ICOMOS는 국내 무형문화유산위원회의 ‘시행고지 무형문화유산과 장소(Practice Note: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and place)’를 채택했다.3https://australia.icomos.org/wp-content/uploads/Practice-Note_Intangible-Cultural-Heritage-Place.pdf

지방이나 오지 사회의 예술과 문화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춘 호주 축제(Festivals Australia)와 같은 많은 정부 프로그램은 문화 지속성과 표현을 인정하고 지원한다. 프로젝트는 행렬, 공연, 워크숍, 설치미술 혹은 전시 등을 포함한다.4https://www.arts.gov.au/funding-and-support/festivals-australia 지역 정부는 무형문화유산을 담고 있는 공동체의 문화적 자산과 장소를 확인하기 위해 문화지도를 만드는 작업을 실행하고 있다.5https://www.lgnsw.org.au/policy/cultural-mapping-and-planning-resources

호주내 비정부 단체 중에는 호주민속협회(Australian Folklore Association)도 포함된다. 이 협회는 ‘원주민과 이주민 단체의 민속을 포함하여 우리의 다문화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관습과 전통’을 계승하고 촉진하는 일을 한다.6http://www.folklore-network.folkaustralia.com/AFA.html 또 다른 단체인 호주 민족공동체협회연합(Federation of Ethnic Communities Council of Australia)은 21세기 핵심가치로서 다문화주의를 진흥하며 문화와 언어 면에서 다양한 배경을 지닌 호주인들을 대표한다.7http://fecca.org.au/

이 외에 다양한 문화집단이 보유하고 있는 살아있는 유산, 즉 음악, 무용, 노래, 음식 같은 분야에서 특정한 한 가지에 중점을 두는 수백여 개별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음식, 노래, 춤, 음악을 주제로 호주 전역에서 열리는 다문화축제를 통해 백 파이프에서부터 칠레의 피리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전통을 자주 보여준다. 하지만 축제에서 선보이는 무형문화유산은 다른 지역 관련 문화단체가 주도하는 것으로 대개는 해당 문화권의 전통적인 기념일에 열리는 것이 아니다.

1901년 이전 호주연방 시기에는 영국이 아닌 ‘호주 정체성’을 세우고자 노력했다. 시인, 소설가, 기획자들은 독특한 동식물과 이미 당시에 고도로 도시화된 사회였던 부시(Bush, 시골지역을 의미하는 용어)의 낭만에 초점을 맞추었다. 부시맨, 개척자들 그리고 ‘우정’에 관한 전설을 통해 ‘공정성(fair go)’이라는 호주의 특성이 탄생했다. 도시 교외지역의 삶은 래밍턴 드라이브(Lamington Drive)와 같은 또 다른 전통을 발전시켰다. 이는 초등학교나 교회 혹은 스카우트 단체를 위한 기금을 모금하기 위해 전통적인 케이크를 파는 행사 같은 것이다. 지역의 공립초등학교 또한 서로 다른 민족 어린이들이 특별한 날에 문화적 전통을 함께 나누는 장이 된다.

또 다른 측면에서 이주란 전통 문화 표현이 생겨난 장소와 공간을 상실했음을 의미한다. 호주로 이주한 다양한 민족 집단은 문화유산을 지속할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찾아냈다. 예를 들면 1950년대 이후 마케도니아 시골마을에서 시드니로 건너온 이주자들은 특별한 축제 날에 자신이 살던 마을 주변 들판에서 열었던 스레드젤로(sredzelo)라는 소풍과도 같은 전통 모임을 열 수 있는 장소를 구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현재 이들은 시드니 남동쪽의 로얄국립공원(The Royal National Park)에서 축제를 열고 있다.8Martin Thomas 2001 A Multicultural Landscape: National Parks and the Macedonian Experience, Studies in the Cultural Construction of Open Space, NSW National Parks and Wildlife Service

지난 세기 이주자 대부분이 수도로 이주해 온 것과 달리 초기 비주류 소수민족 이주자들은 농촌지역에서 살았다. 특히 레바논인과 그리스인은 종종 채소농장을 운영하거나 청과물 상인으로 일했으며 중국인들은 골드러시 이후 시골 작은 마을에서 살았다. 빅토리아 주 벤디고(Bendigo)의 금광 마을에는 인구가 적기는 하지만 활기찬 중국인 공동체가 있다. 중국인들은 1871년 이후 매년 중국 전통 용 모형을 만들어 퍼레이드를 여는데, 개최 시기는 중국 새해가 아닌 부활절 기간이다. 그 이유는 중국인들이 자신의 전통을 지역사회에서 오래 지속하고 공동체에서 더욱 폭넓게 기념할 수 있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19세기 후반, 펀자브 지역에 살았던 초기 시크(Sikh) 인도인들은 호주로 이주해 와서 북부 퀸즐랜드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했다. 나중에는 뉴사우스웨일즈(New South Wales, NSW) 북부 해안가 바나나 농장에서 일했으며, 마침내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농장주가 되었다. 오늘날 울굴가(Woolgoolga)의 소규모 해안마을의 경우 전체인구 5,000명중 10%에 해당하는 거의 700명에 이르는 시크인들이 왕성하게 자신들의 시크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

호주 원주민의 경우 50여 년 동안 그들의 문화유산을 신성하게 인정받음으로써 더욱 많은 보호를 받았으며, 점차 자신들 문화에 대한 결정권도 가질 수 있었다. 최근 호주 정부는 어느 한 지역에 특별히 속하지 않는 무형문화유산 전통을 인정하기 위해 원주민유산법을 개정했다. 이는 가장 오랫동안 식민지배 하에 놓여 있었던 뉴사우스웨일즈주와 빅토리아주에서 이루어졌다. 뉴사우스웨일즈주는 2018년 “원주민 문화유산(Aboriginal Cultural Heritage, ACH)은 유형과 무형의 요소로 이루어진다”라는 수정안을 승인했다.9Aboriginal Cultural Heritage in New South Wales: Public consultation, and draft Bill https://www.environment.nsw.gov.au/topics/aboriginal-cultural-heritage/legislation/draft-aboriginal-cultural-heritage-legislation-2017-consultation

빅토리아주도 2018년 수정법안에 “환경, 장소, 경관, 유물 그리고 물질이라는 현재의 원주민 유산에 대한 정의를 넘어 살아있는 전통 혹은 역사적 관습, 조상의 유풍, 표현, 신념, 지식 및 기술”이 포함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변용과 진화가 있건 없건 간에 세대를 거쳐 전승되는 것”이라는 살아있는 유산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인정한 것이다.10https://www.vic.gov.au/aboriginalvictoria/heritage/aboriginal-intangible-heritage-in-victoria.html

원주민의 전통 화덕인 바캉 드야카타(Baking Dyakata)는 서부 빅토리아주 바렝기 가드진(Barengi Gadjin)인들이 전통 관습을 재창조하여 적극적으로 활성화한 사례로 꼽힌다. 매년 위메라 강(Wimmera River) 강둑에서는 공동체가 함께 모여 바캉 드야카타를 활용해 전통 방식으로 요리를 하고 토속 음식을 맛보는 연례행사를 연다. 이는 빅토리아 주 원주민 공동체가 전승하고 있는 무형문화유산 사례이자 동시에 문화적 지식과 관습의 회복과 활성화의 한 사례이다(2016년 11월에 열렸던 행사 영상은 온라인으로 볼 수 있다).

호주는 훌륭한 문화 다양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오래된 문화집단이든 새로운 문화집단이든 그들이 무형유산을 포함하여 자신들 고유의 문화를 지키고 보존할 수 있도록 다양한 민족에 대해 적절히 대응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Notes   [ + ]

1. 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2017 2016 Census: Multicultural. Media Release: Census reveals a fast changing, culturally diverse nation (http://www.abs.gov.au/ausstats/abs@.nsf/lookup/Media%20Release3)
2. http://www.communityservices.act.gov.au/multicultural/multicultural_centre
3. https://australia.icomos.org/wp-content/uploads/Practice-Note_Intangible-Cultural-Heritage-Place.pdf
4. https://www.arts.gov.au/funding-and-support/festivals-australia
5. https://www.lgnsw.org.au/policy/cultural-mapping-and-planning-resources
6. http://www.folklore-network.folkaustralia.com/AFA.html
7. http://fecca.org.au/
8. Martin Thomas 2001 A Multicultural Landscape: National Parks and the Macedonian Experience, Studies in the Cultural Construction of Open Space, NSW National Parks and Wildlife Service
9. Aboriginal Cultural Heritage in New South Wales: Public consultation, and draft Bill https://www.environment.nsw.gov.au/topics/aboriginal-cultural-heritage/legislation/draft-aboriginal-cultural-heritage-legislation-2017-consultation
10. https://www.vic.gov.au/aboriginalvictoria/heritage/aboriginal-intangible-heritage-in-victoria.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