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전통노래 후드후드를 부르며 수확하는 여성들 (조조 윤아리비아,필리핀국가예술위원회 )

필리핀 산토토마스대학 무형문화유산 보호 프로그램

필리핀 산토토마스대학 열대지역 문화재 및 환경보존 대학원 센터(University of Santo Tomas-Graduate School Center for Conservation of Cultural Property and the Environment in the Tropics, USTGS-CCCPET, 이하 센터)는 문화유산 보호와 지속가능 발전의 연구 및 지원을 목표로 지난 2003년에 설립되었다. 전세계적으로 세계화, 기후변화, 이주, 관광 그리고 테러 등으로 인해 문화유산이 위기에 처해있는 현시점에서 기억과 정체성에 대한 추구는 점점 더 적극적이고 확고해지고있다. 본 센터의 주요목표는 1) 대학원에 문화유산학 프로그램 석사과정을 개설함으로써 연구 분위기를 조성하고 연구기회를 제공하며, 2) 열대지역의 문화유산 보호와 관련 활동 책임자들의 공동 프로젝트와 연구조사 교류를 실시하고, 3) 연구소, 문화유산 활동가 및 학생들에게 자문, 훈련 및 기술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마지막으로 4) 국제회의, 세미나, 교육 및 출판을 통해 열대지역의 문화재와 환경보호 및 보존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관련 정보를 보급하는 것이다.

그동안 필리핀에서 무형문화유산은 건축유산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했다. 전통적으로 인류학 및 사회학 분야에 속했던 무형문화유산은 2003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이 채택된 이후에야 비로소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 협약에 따라 이푸가오(Ifugao)의 ‘후드후드(Hudhud)’와 마라나오(Maranao)의 ‘데랑겐(Derangen)’ 영창이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되었다. 그리고 2015년에는 이푸가오의 줄다리기 ‘푸눅(punnuk)’이 한국, 캄보디아 그리고 베트남의 줄다리기와 함께 유네스코 대표목록에 공동으로 등재되었다.

필리핀 전역에서 실시 중인 몇몇 주요 프로젝트와 활동을 통해 센터는 무형문화유산에 대한 연구와 토론 그리고 주요 관심사를 수면 위로 드러냈다. 유산지역, 각 지방, 도시들이 문화유산지도제작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무형유산의 발굴과 기록화로, 축제, 노래, 춤, 신앙, 기예, 문학, 요리법, 언어, 재담, 관습, 약초치료, 건강 및 민간 요법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아구산델노르테(Agusan del Norte)주의 부투안(Butuan)에서 지도 작성자는 부투안의 전통적인 고대선박건조 기술인 ‘발랑가이(Balangay)’에 대해 기록했다. 그 역사는 9세기에서 12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현재 모노보(Monobo)와 사마(Sama) 토착공동체가 이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사마르(Samar)주에서는 샤먼이 환자의 전신을 감싸고 있는 악귀를 물리치기 위해 살아있는 닭을 이용해 전통치유 의식을 행하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다. 또한 마린두크(Marinduque)주의 보악(Boac)에서는 기독교의 고난주간(Holly week)에 진행되는 오랜 전통의 가톨릭 축제인 모리오네스(Moriones) 축제에 사용되는 가면제작부터 실제 가면극 전통에 대해 조사했다. 라나오델수르(Lanao del Sur)주의 투가야(Tugaya)에서는 마라나오 공예의 저명한 장인들이 지방정부로부터 후세에 전통을 전승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문화지도제작 프로젝트는 무형문화유산 종목의 가시성과 생명력을 증진했으며 수많은 잊혀진 공동체의 유산을 발굴해냈다.

센터는 가톨릭교회유산보존프로그램과 프로젝트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아시아왕립교황청대학으로서 산토토마스대학은 USTGS-CCCPET을 통해 필리핀 교회문화유산 주교위원회 가톨릭주교회의의 진행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국가회의는 2년마다 돌아가면서 다른 교구에서 개최되며 교회유산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문제, 관심사를 공유한다. 미사미스 옥시덴탈(Misamis Occidental)의 오자미즈(Ozamiz)에서는 예배음악과 스페인 종교 성가대에 관한 연구를 통해 사라져가는 전통을 다시금 조명했다. 소르소곤(Sorsogon)주에서는 라스 피나스(Las Pinas) 대나무 오르간에 관해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이를 계기로 악기의 정교함과 함께 스페인 식민시기에 기계기술을 발전시킨 지방 장인들의 천재성에 대해 널리 알릴 수 있었다. 보홀(Bohol)주의 경우, 2013년에 있었던 대규모 지진으로 인해 교회건물이 무너진 것을 계기로 스페인 식민시기의 교회건축물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졌다. 주로 비보강 건축, 건축재료, 지리적 자원, 건축기술과 방법 등에 초점을 맞추었다. 교회건축유산의 보존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전체 시스템의 상호연관성에 대한 연구, 이해 그리고 존중을 통해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건축유산보존은 센터의 주요활동 중 하나이며 주로 대학 내 건축학부와 미술학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진행된다. 센터는 점차 무형유산 개념, 특히 풍수지리, 우주론적 측면 또한 학생과 연구자에게 소개하고 있다. 무형적 요소와 건축유산을 연계하려는 센터의 노력은 필리핀 세계유산 지역을 위한 기초 지침 프로젝트에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센터는 총 세 곳을 선정해 필리핀 세계유산지역을 위한 기초지침을 개발했다. CCCPET의 연구조사팀은 필리핀 산맥의 다랑이 논의 전통적인 이푸가오 가옥에 대해 분석, 기록했으며 키앙간(Kiangan), 바나우에(Banaue), 훙두안(Hungduan) 그리고 마요야오(Mayoyao)의 각 공동체가 사용하는 가옥부자재 관련 용어, 풍수지리, 가옥건축과 관련한 의식에 대해서도 함께 조사했다. 세계유산도시인 비간(Vigan)에서는 가옥소유주들에게 보존지침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푸에르토 프린세사 복류천 국립공원(Puerto Princesa Subterranean River National Park, PRSRNP)에서는 CCCPET 연구원들이 최초의 문화유산지도제작 활동 이후 이 지역을 위한 기초적인 행동지침을 개발했다. 이 지침은 환경과 문화 친화적인 가옥건축에 대한 무형적 원칙을 타그반와(Tagbanwa) 토착공동체가 신성하다고 여기는 공원 전지역에 적용됐다. 필리핀에서 보존활동은 유형유산과 무형유산의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상관관계를 존중해야만 한다.

센터는 산토토마스대학 대학원 문화유산학 프로그램의 연구 및 현지조사 활동의 한 부문을 담당하고 있으며, 일부 대학원생들은 문화유산의 무형적 측면을 밝히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 중 한 가지는 가톨릭 교회의 카로사(carosa) 전통에 관한 주제로, 수호성인 축제에서 행하는 행렬수레에 관한 역사, 요소, 형태, 제작, 도상 그리고 해당 관습과 연관된 여러 문제들이었다. 최근 한 학생은 지역 음식인 로미(lomi)에 대해 논문을 쓰고 있다. 로미는 중국본토에서 들어와 바탕가스(Batangas)주에서 널리 대중화되어 있는 면 요리이다. 이 논문은 무형적 음식유산의 변화, 비전통적 양념과 새로운 향신료의 반복적인 사용, 그리고 그것이 지역공동체의 정체성이 되어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또 다른 중요한 활동은 2차 세계대전 직후 동사마르(Estern Samar)주의 투바바오(Tubabao)섬에 살고 있는 러시아인들의 이주여정과 경험을 기록했던 학생들이 수행한 기억 프로젝트였다. 이 선구적인 연구는 각 개인이 경험한 역사에 대한 기억을 현재 공동체의 사회적 가치로 전환시켰다. 이러한 무형문화유산의 전환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었다.

2016년, 센터는 유네스코필리핀위원회의 유네스코 2003 협약 관련 주요단체가 되었다. 국가문화예술위원회(National Commission for Culture and the Arts, NCCA) 무형문화유산분과와 함께 유네스코 대표목록, 긴급목록 그리고 모범사례목록 등재신청서 검토를 위한 전문가 패널을 구성했다. 이러한 참신한 활동은 무형문화유산 관련 문제에 대한 심도깊은 토론을 통해 새로운 이해의 장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장학금 지원, 가시성과 생명력 증진 활동에 더 많은 연구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 센터는 NCCA와 긴밀한 협력 하에 더 많은 공개토론 및 협력의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 내 다양한 지역의 무형문화유산까지 포함하는 기록화 활동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