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석양 속의 항해 © 바카 타우마코 프로젝트

페페나 바카 오 라카(Pepena Vaka o Lata) : 타우마코 선조로부터 얻은 지혜

약 4,000년 전 오스트로네시아어를 사용하던 사람들이 대만에서 거대한 태평양으로 이동해 들어왔다. 그 후 천년이 지나, 그들은 바누아투와 통가에 발을 내딛은 최초의 사람들이 되었다. 이들 오스트로네시아의 항해인들은 현재의 파푸아뉴기니의 파푸아인들과 어울려 살았으며, 후에 폴리네시아의 항해사들이 되었다. 오스트로네시아인과 폴리네시아인의 항해 범위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것으로 마다가스카르와 브라질에 이르는 지구의 2/3에 해당하는 지역이었음이 밝혀졌다. 오스트로네시아의 항해인들이 고안해 낸 이들의 항해용 선박은 역사상 가장 대규모의 인류 이동을 가능하게 한수단이었다.

그러나 유럽인들이 태평양을 식민지배하게 되면서 고대의 항해 네트워크와 전통적인 선박제작 관습은 붕괴되었으며, 현재까지 이를 대체할 만한 그 어떤 적절한 실용적 기술도 없는 상태이다. 그 결과, 지난 40여 년 동안 거의 고립 상태에 있었던 동남부 솔로몬제도의 타우마코(Taumako) 폴리네시아인들은 새로운 항해용 카누를 자체적으로 제작하게 되었다. 젊은 타우마코인들은 선조들의 선박 건조기법과 도구, 재료를 활용하여 선박을 설계하기 시작하였고, 지난 20년 동안 그들은 테푸케(tepuke) 3척과 테 알로 릴리(te alo lili) 3척을 완성하였다.

오늘날 타우마코인들이 활용한 건조기법은 그들의 선조들이 테푸케를 건조할 때 사용했던 방식에 기초한 것이다. 건조과정은 해양환경, 재료, 도구 그리고 문화 등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을 토대로 한다. 주요 치수와 계측법이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경험을 통해 배우면서 배를 제작한다. 그러한 치수와 계측은 실제 제작과정을 통해 알 수 있게 되는 것으로 글로 배워서 익힐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동체, 자원 그리고 문화

테푸케 제작과정은 수많은 전통음식 의례도 포함하고 있어, 공동체 모두가 참여해야 하는 작업이다. 예를 들면 배를 제작하기 전에 공동체는 음식에 필요한 재료를 얻기 위해 7개에서 10개 정도의 커다란 정원에 식물을 심는다. 이는 매일매일 벌어지는 잔치의례에 쓰일 채소를 키우기 위해서이다. 선박 제작자들은 정원이 준비된 이후에야 작업을 시작한다.

먼저 그들은 코코넛 껍질을 모아 조수에 담가두었다가 두드려서 코코넛 섬유질을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코코넛 섬유질을 땋아 배에서 쓸 밧줄을 만든다. 하우나무(hau, 히비스커스 틸리아세우스) 껍질은 여러 가닥으로 자르고 꼬아서 돛줄과 인양줄을 만든다.

선체를 만들 목재를 벨 때, 선박 제작자들은 테 우베 새(Te Ube bird)가 선박 제작에 적당한 나무를 고르기를 기다린다. 일단 나무가 선택되면 베어서 껍질을 벗겨내고 작업자들은 선체 몸통 모양만 대강 만든다. 여기까지 준비되면 백명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노래를 부르며 선체를 해안가로 끌고 간다. 선체를 옮기고 나면 공동체에서는 잔치를 연다.

선박 제작자들은 배를 만드는 동안 태양과 비를 피하기 위해 테푸케에 지붕을 먼저 짓는다. 그리고 바다 근처 적당한 장소에 선체를 놓고 15~20센티미터 정도의 두께만 남긴 채 속을 파내고 배의 양쪽 끝(모아모아, moamoa)에 모양을 만든다.

마을의 여성들은 판다나스(Pandanas) 나뭇잎을 엮어서 8폭의 돛(라울라, laula)을 만든다. 아이들은 모여서 해초를 씻은 다음 두드려서 풀(리무, limu)을 만든다.

선체의 가로대와 뱃머리와 뱃미의 올라오는 부분(타우포우, taupou), 배 측면 부분 파팔로바(papalova)와 파파 마타이(papa matai), 현외장치의 받침대 카테아(katea)와 하에할레(haehale)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종류의 재료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배 앞과 뒤에 올라간 부분에 쓰이는 나무는 비아케탈린게(Viake Talinge)나무를 사용하지만 배 측면의 올라간 부분은 느가(Nga)나무를 버팀목으로 사용한다. 또한 선체 외부의 물 위에 뜨는 부분의 버팀목(lou)에 대는 가로대는 쿠펭가(Kupenga)나무로 만들며, 현외장치 받침대는 빈랑나무 줄기를 이용하여 고정시킨다.

가로대, 배 앞뒤 끝, 배 양쪽 측면의 올라온 부분 그리고 현외장치 받침대를 설치한 후 첫 번째 연결부(hakatu), 두 번째 연결부(kaukaui) 그리고 부판(utongi와 ama, 浮板)을 설치 한다. 첫 번째 연결부를 붙이는 것은 운항에 필요한 두 쌍의 노를 가로대와 부판에 연결하기 위한 것이다. 부판은 현외장치 받침대 틀에 연결된다. 두 번째 연결부가 바로 현외장치 받침대 틀과 부판을 연결하는 것이다. 수평판(opoalu)은 가로대와 부판 양끝의 지지대를 연결한다.

다음 단계는 타우포우, 마타이 그리고 파팔로바의 세로 방향으로 양끝에 구멍을 내어 선실을 묶는 것이다. 이 단계를 거치고 나면 하카투(hakatu) 연결기법을 사용하여 가로대에 아마 부판(ama oat)을 묶는다.

여성들은 사고(sago)잎으로 테푸케 선실(haehale)의 지붕과 외벽에 사용할 판을 짠다. 하에할레를 세우기 위해 선박 제작자들은 쐐기 모양의 비틀(betle)나무 틀을 카테아(katea)에 묶는다.

하에할레를 제자리에 설치하고 나서는 9개의 닻감개(windlasses)를 덧붙인다. 네 개는 가로대를 선체에 고정시키고 세 개는 선실을 고정하며 두 개는 바깥쪽 가로대와 받침대 아래에 간격을 두고 고정한다. 닻감개를 설치하는 동안 어린 아이들은 코코넛 껍질을 두드려 배의 틈새를 메울 뱃밥을 만든다. 이 뱃밥은 나중에 빵나무 열매 수액으로 만든 접착제와 함께 섞어서 방수제로 쓴다. 테푸케 선체제작의 마지막 단계는 모아모아에 테 우베 새의 모습을 새겨 넣는 것이다.

끝으로 돛 조각들을 연결하여 전체 돛(te la)을 만들고, 돛대를 자르고 돛줄을 검사하며, 부판에 쓰이는 작은 조타날과 선체에 쓸 큰 조타날을 장착하면 마무리가 된다. 완성된 배는 인도되기 전에 엄격한 시험을 거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