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톨파바쿠투 공연, 2016년 8월, CC BY-SA 4.0 물루카란

톨파바쿠투(Tolpavakoothu) : 전통 보호를 위한 포클랜드 이니셔티브

포클랜드민속문화국제센터(Folkland Interantional Centre for Folklore and Culture, 이하 포클랜드센터)는 민속과 문화 증진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 비정부기구이다. 인도 남서부의 케랄라(Kerala)에 본부를 두고 있는 포클랜드센터는 인도에 세 개의 주요 센터와 여러 지부를 두고 있으며, 전 세계 다른 기구와의 MOU 체결 및 협력적 관계를 통해 연대하고 있다. 포클랜드 센터는 2010년 이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분과와도 협력해 오고 있다. 포클랜드센터는 예술과 문화전통을 보존하고 이를 미래 세대에 전승함으로써 문화유산을 존중하 는 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무형문화유산에 중점을 두고 인도의 문화와 가치를 증진하는 데에 자부심을 갖고 헌신하고 있다. 포클랜드센터는 무형문화유산에 관한 지식과 정보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확대하고 사람들이 케랄라의 문화예술유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토착문화를 진흥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포클랜드센터가 다루고 있는 주요 분야는 공연예술, 구전전통 및 표현, 사회관습, 의식 및 축제 그리고 전통공예이다. 포클랜드센터는 구전전통과 관습을 기록하고,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곧 소멸될 위기에 처한 전통예술을 활성화하기 위해 젊은 세대에게 관련 훈련과정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관심을 갖고 있는 무형문화유산 종목은 톨파바쿠투(Tolpavakoothu, 그림자 인형극)이다.

톨파바쿠투

기원전 9세기경에 생겨난 톨파바쿠투는 가죽으로 만든 인형을 가지고 하는 그림자 인형극이다. 말라 얄람(Malayalam)어로 톨(tol)은 ‘가죽’, 파바(pava)는 ‘인형’, 쿠투(koothu)는 ‘놀이’, ‘연극’이라는 뜻이다. 여기에 쓰이는 인형은 가죽으로 만들며, 인형극은 쿠투마담(koothumadam, 전통 사원극장)에서 하얀 막을 설치하고 그 위에 가죽 인형의 그림자를 만들어 공연한다. 톨파바쿠투의 줄거리는 캄바 라마야남(Kamba Ramayanam) 서사시를 각색한 것으로 아요디아(Ayodhya)의 왕 라마(Rama)의 삶과 전투를 자세히 다루고 있다. 21일 동안 일어난 21가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전설에 따르면, 톨파바쿠투는 악귀 다리카(Darika)를 퇴치하느라 라마와 라바바나(Ravavana) 사이에서 벌어진 전투를 보지 못한 바드라칼리(Bhadrakali) 여신의 요청으로 처음 공연되었다고 한다. 톨파바쿠투는 바드라칼리 여신을 위로하기 위한 사원의식으로 공연된 것이며, 신자들은 그들의 여신이 이 공연을 보고 기뻐한다고 믿는다.

인형제작

톨파바쿠투 인형은 전통적으로 사슴가죽으로 만들어졌지만 현재는 염소가죽도 종종 사용된다. 인형제작자는 동물 가죽을 펴 말린 후, 대나무를 칼 날처럼 다듬어 가죽 표면을 긁어 털을 모두 제거한다. 그런 다음 가죽 위에 원하는 형태를 그려 넣어 오려내고 다 양한 장신구와 의상디자인을 표현하기 위해 점과 선, 구멍을 내어 장식한다. 인형제작자는 천연염료를 이용하여 인형을 다채로운 색깔로 꾸민다. 전통적으로 빨간색과 자홍색, 노란색은 나무껍질을 삶아서 만든다. 검은색은 나무 진액과 숯검정을 섞은 것인데, 이 숯 검정은 코코넛오일 등잔의 그을음을 긁어낸 것이다. 파랑색은 나뭇잎을 물에 삶아서, 그리고 초록색은 나뭇잎에서 나오는 진액으로 만든다. 염료가 다 마르면 대나무로 만든 가는 막대에 인형을 고정시킨다. 일부 인형은 관절이 움직일 수 있도록 제작된다. 중요한 등장인물 중 일부, 특히 주인공 라마의 경우는 한 가지 이상의 자세를 취할 수 있다. 일부 등장인물은 앉고, 걷고, 전투하는 자세를 취할 수 있다.

연행자와 전승자

톨파바쿠투 예능인은 전통가문에서 배출된다. 톨파바쿠투 극단의 단장은 ‘풀라바르(pulavar)’라고 불리는데, 이는 ‘학자’ 라는 의미이다. 풀라바르는 공연 대본을 준비하고 이를 다음 세대에 물려준다. 대본은 라마야나를 기본으로 구전전통과 책에 나오는 지식을 인용한 다른 문학의 내용을 혼합한 것 이다. 톨파바쿠투의 산문과 운문을 ‘아달팟(adalppatt)’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아달’은 ‘연기하는’이라는 의미이며 ‘팟’은 ‘함께하는’이라는 뜻이다. 연기자들은 도덕적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공연 중에 자유롭고 즉흥적으로 이야기를 추가하기도 한다. 기본적인 공연대본의 대부분은 팜 나뭇잎에 쓴 필사본으로 인형극 연기자의 집에 보존되었다. 톨파바쿠투 연기자들은 운문의 의미를 해석하고 묘사하기 위해 이야기, 일화, 설명, 대화 등을 추가하기도 하였다. 연기자들은 톨파바쿠투 내용을 암기하고 이를 다가올 미래 세대에 전승할 제자들에게 가르친다. 구전본을 통해 공연자는 자신의 독창성을 보여주고 자신의 재능과 지혜에 기초하여 이전 대본의 해석을 수정하거나 다듬기도 한다. 연기자들은 공연 중에 암막에 그림자로 비춰지는 등장인물의 감정이나 생각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도록 정확한 순간에 적절한 어조나 강세로 운문을 암송한다.

포클랜드센터의 톨파바쿠투 보호 노력

포클랜드센터의 주요 보호정책은 케랄라의 전통을 발굴, 기록하고 나아가 이를 증진하는 활동을 강화함으로써 톨파바쿠투 인형극 전통을 보호하는 것이다.

목록화

포클랜드센터는 목록화 작업의 일환으로 케랄라의 팔라 카드(Palakkad), 트리수르(Thrissur), 그리고 말라푸람 (Malappuram) 등지에 산재해 있는 쿠투마담에 대한 상세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예전에 이들 지역에 있었던 108개의 쿠투마담 중 현재는 80개만이 남아 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후원자가 없어 급속도로 폐허가 되어가고 있다. 포클랜드센터가 작성한 목록에는 톨파바쿠투 예능인이 보유하고 있는 필사본과 인형의 항목별 목록과 상세한 연행자 명단이 포함되 어 있다.

홍보 및 증진 활동

포클랜드센터는 톨파바쿠투를 홍보하고 증진하는 활동이 없다면 이 전통은 수년 안에 소멸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에 따라 인도 국내외에서 이를 홍보, 증진하는 활동을 시작 하였다. 포클랜드센터는 미소르(Mysore), 체나이(Chennai), 보팔(Bhopal) 등 인도의 여러 도시와 카사르고드(Kasargod), 칸한가드(Kanhangad), 파이야누르(Payyanur), 에다일렉카 드(Edayilekkad)와 같은 지역의 축제를 기획하였다. 그 외의 활동으로는 톨파바쿠투 연행자들과 함께 국제행사나 축제, 예를 들면 중국 귀주성에서 열리는 중국국제민속공예 및 문화상품축제, 대한민국 강릉에서 열리는 명주인형극축제 등에 참석하는 것이다.

전승, 훈련 및 활성화

포클랜드센터는 소멸 위기에 처한 예술은 다음 세대로 그 전통이 전승될 때에만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센터는 관련 지식을 다음 세대 연행자들에게 전승하기 위해 여러 차례 워크숍을 개최하고, 일부 학교 및 대학과 협력하여 인형극을 학교 교과과정에 도입하는 과정을 통해 톨파바쿠투를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나아가 톨파바쿠투를 보존, 활성화하기 위하여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공연에 필요한 인형제작, 막 위에서 인형을 놀리는 기술, 구연형식 등의 교육을 확대, 실시하였다. 포클랜드센터는 인형극을 배우는 어린이들에게 교육과 장학금을 수여하기 위해 문화부, 상기트나탁아카데미(Sangeeth Natak Akademie, 문화부 산하 공연예술 최고 기관), 인디라간디국립예술센터(Indira Gandhi National Centre for the Arts, 문화부 산하 최고 문화연구소), 문화자원교육센터(Centre for Cultural Resources and Training) 등 몇몇 정부기구와 접촉하였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이 예술분야에 입문하는 인형조종사들이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이 분야의 유명한 예술가 K.L.크리슈난쿠티 풀라바르 (Krishnankutty pulavar)의 사후, 그의 세 아들, 라마찬드란 풀라바르(Ramachandran pulavar), 비스와나탄 풀라바르(Viswanathan pulavar), 락스 마난 풀라바르(Laxmanan pulavar)가 뒤를 이어 현재 각각 독립된 공연단을 창립해 활동하고 있다. 또한 세 아들의 가족 구성원 모두가 이 예술에 종사하고 있으며, 이 지역의 사찰과 관련된 전통공연의 거의 절반이 이 세 가족에 의해 연행 되고 있다. 장남인 라마찬드란 풀라바르는 그의 업적을 인정받아 2015년 상기트나탁아카데미상을 수상하였다. 그 외에도 라마찬드란 풀라바르가 2012년 케랄라주 민속아카데미상을 수상하였으며, 2014년에는 비스와나탄 풀라바르가 케랄라주 민속아카데미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문화부에서 수여하는 신상품개발 보조금도 이 가족에게 돌아갔다. 포클랜드센터는 향후 톨파바쿠투와 다른 전통들이 인도인은 물론 세계인과 더불어 오랫동안 존속될 수 있도록 이를 보호하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