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히사르 지역에서 전해 내려온 벽장식 자수, 수자니 © 딜쇼드 라히모브

타지크의 전통 자수공예

자수는 의복이나 집안을 장식하기 위한 것으로 타지크의 고대 장식응용미술 중 하나이다. 타지크 어로 자수를 ‘굴두지(gulduzi)’라고 하는데, 장식물, 꽃, 그리고 다양한 상징적 문양을 면이나 견직물 위에 다채로운 색상의 실을 이용하여 장식하는 과정 전체를 뜻한다.

타지크 자수공예 연행자는 주로 여성이다. 자수공예 장인은 여성의 옷, 남녀의 전통모자, 베개, 침대덮개, 머리두건, 수건, 커튼, 요람덮개, 벽 장식물을 제작하는데 지역에서는 ‘수자니(suzani)’라고도 알려져 있다.

고대 이래로 타지크 인들은 굴두지가 집안 장식이나 의복에 사용될 뿐 아니라 액운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믿었다. 예를 들어 가시, 부적, 부엉이 눈 같은 특별한 문양은 주술과 악마의 눈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여겨 많이 사용했다.

자수에 사용하는 실 색깔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 흰색은 청결, 순수 그리고 평화를 상징하며 초록색은 성장과 번영, 빨간색은 부와 행복 그리고 건강, 검은색은 힘, 안정 그리고 인내를 나타낸다.

사람들은 장식용 이외에 결혼식과 여타 특별한 행사에도 자수공예품을 사용한다. 자수 공예장인들은 각각의 색이 가진 의미와 자수품 용도에 주의를 기울이며 때로는 여러 색과 모티프를 혼합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자수를 제작할 때는 먼저 직물에 장식문양을 그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각 공동체마다 이 작업을 하는 사람을 카람카쉬(qalamkash)라고 하는데, 이들은 자수를 놓기 전에 주문 받은 문양을 먼저 그린다. 각 카람카쉬는 자신만의 스타일과 문양을 보유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여성이나 소녀들이 장식문양을 그리고 자수를 놓기도 한다.

과거에는 실을 면이나 실크 직물에서 뽑아서 식물이나 나무의 뿌리, 잎, 열매, 축산물(계란이나 우유) 그리고 광물에서 추출한 천연염료를 이용해 색을 입혔다. 그러나 지금은 공장에서 생산한 자수용 실을 사용한다.

타지크 여성 장인들이 구사하는 자수 방식에는 진다두지(zindaduzi, 생생한 바느질이라는 의미), 파로칸다-카욜(parokanda-khayol, 펼쳐진 장식문양), 유르마(yurma, 탬부르북 틀), 콤두지(khomduzi, 라일 실크 없이 바느질하기), 일마(ilma, 구멍솔기), 이로키(iroqi, 십자수) 그리고 바스마(basma, 대각선 바느질로 만들어진 솔기 질감)가 있다.

다양한 모티프와 장식문양은 장인의 재능과 문양배치에 따라 달라질 뿐만 아니라 주변 자연환경과 문화 가치의 영향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작품의 전체적인 문양장식에서 각 모티프는 문화·사회적 의미와 기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태양은 행복한 삶을 상징하며 활짝 핀 꽃은 기쁨과 번성, 꽃봉오리는 희망과 바람, 고리와 직선은 청춘을 연상케 하고 가족의 안정을 상징하며 잎과 가지들은 성장과 발전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타지크의 자수공예 중 이스리미(islimi) 스타일(식물과 나무, 그리고 식물과 나무의 각 부분의 문양)은 특별하게 여겨진다. 일부 자수공예품 중에는 새(비둘기, 자고새, 나이팅게일, 공작, 앵무새, 닭 등), 물고기, 사슴 같은 동물도 있다. 또한 원, 마름모, 삼각형, 사각형 같은 기하학 문양도 있다.

타지크 사회에서 굴두지는 가내수공업이다. 자수공예 관련 지식과 기술은 두 가지 전통방식으로 지금까지 전승되고 있다. 첫 번째는 수직적 전승, 즉 가내 전승 방식이다. 가족 내에서 젊은 세대는 어머니, 할머니 혹은 언니들에게서 자수를 배운다. 어린 소녀들은 8-9세가 되면 일종의 견습생으로 어머니, 언니 옆에 앉아 어깨너머로 배운다.

두 번째 전승방식은 모임 안에서 이루어지는 수평적 방식이다. 이를 우스토드-쇼기르드(ustod-shogird, 스승-학생)라고 한다. 공동 작업을 하면서 나이가 많고 숙련된 여성이 16-20세 정도의 젊은 여성들에게 정교하게 수를 놓는 법, 색과 장식문양의 선정 그리고 바느질 법 등을 가르쳐준다.

주로 이웃에 사는 여성으로 구성된 모임에서 경험이 풍부한 리더가 모임을 이끌어 간다. 리더는 회원의 참여를 관리하고, 굴두지 주문을 받고, 원료를 구하고, 생산을 관리하며, 만들어진 제품을 판매하는 책임을 진다.

자수공예는 타지키스탄 공화국이 독립한 이후 국민의 필요에 따라 발전했다. 자수공예품은 홀, 레스토랑, 직장 그리고 방을 장식하는 데에 사용한다. 자수공예와 관련한 수많은 축제와 경연대회도 열린다. 에모말리 라몬(Emomali Rahmon) 대통령은 2018년을 ‘관광발전과 민속공예의 해’로 지정하였으며 이는 타지키스탄의 자수공예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