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아바나해로의 항공뷰 ⓒ 데이비드 커클랜드(David Kirkland), 쿡제도 관광유통공사

쿡제도, 아바나해로

아바나(Avana)는 한때 아바타푸키아바이키(Avatapu-kiAvaiki, 폴리네시아인들의 고향인 아바이키로 가는 신성한 해로)로 불렸다. 해로의 입구를 바라보며 해변에 서있으면 마치 바다가 수평선 너머의 아바이키쪽으로 사라져버리는 듯 보이는데, 이 신비로운 풍경에는 신성한 느낌마저 감돈다.

아바나해로는 쿡(Cook)제도의 라로통가(Rarotonga) 섬의 동부 해안에 있다. 이 해로는 아바나의 해변가를 따 라 굽이치면서 아름다운 무리(Muri)해변까지 이어진다. 이 곳의 모투타푸(Motutapu), 오네로아(Oneroa), 코로미리 (Koromiri), 타코카(Taakoka) 같은 섬들이 강한 동풍으로부 터 응가탄기아(Ngatangiia)마을을 보호해주고 있다.

두 개의 마라에(marae, 예배를 위한 성소)는 마치 이 길 로 들어오는 여행자들을 지켜보기라도 하듯 각각 해로의 양 쪽에 위치하고 있다. 첫 번째 마라에는 해로 오른쪽의 모투 타푸에 바다를 향해 세워져 있다. 전통적으로 숭배해온 신 에게 봉헌을 드리는 장소인 두 번째 마라에 배로타(Vaerota) 는 이 해로의 왼쪽에 있다.

아바나지역은 전통적인 항해법을 사용하여 테모아나누 이아키바(Te Moana Nui a Kiva, 키바의 대양)를 가로질러 원거리를 항해했던 고대 폴리네시아 항해사들의 탁월한 항 해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폴리네시아인들이 보유한 항해지 식과 기술은 동시대 서구국가들의 항해지식과 기술을 훨씬 능가하는 것이었다. 이곳에서 바카(vaka, 이중선체구조의 전통카누)를 타고 아오테아로아(Aotearoa, 뉴질랜드)까지 무 려 백 번이나 항해했다고 한다. 심지어는 그 이전에도 프랑 스령 폴리네시아와 마르케사스(Marquesas)제도에서 아바나 까지 이어지는 항로를 숱하게 항해했다.

전설에 따르면 1250년에 아바나 해로를 따라 7척의 바 카가 항해를 떠났는데, 이들은 정확하게 남서쪽을 향하여 아오테아로아까지 1,700마일을 항해했다고 한다. 100m 길이의 바카는 50명 이상의 남성과 여성은 물론 장거리 항해 에 필요한 음식도 실을 수 있었다. 그들은 전통방식으로 항 로를 찾았는데 주로 태양의 일몰 지점, 또는 특정 별자리를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항해사들은 파도가 변하는 모습과 철 새가 이동하는 길을 주의깊게 살피면서 목적지로 향했다. 7척 중 일부 바카는 아오테아로아에 남았고 또 일부는 라로 통가로 돌아갔으며 나머지는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섬으 로 다시 항해를 떠났다.

폴리네시아 항해사들의 놀라운 업적은 세대를 이어 전 승되어 온 노래와 성가에 잘 묘사되어 있다. 쿠페(Kupe)와 히로(Hiro)의 이야기는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도 회자되었다. 아오테아로아까지 항해했던 응가푸아리키(Ngapuariki), 타 기투무(Takitumu) 그리고 타이누이(Tainui)의 바카의 이야 기는 노래 속에 남아 있으며 오늘날까지도 기억되고 있다.

불행히도 전통항해 지식은 서구식 교육과 문화 속에서 존속되지 못하고 결국 잊혀졌다. 1990년대 초, 쿡제도의 항 해사들은 하와이 사람들이 시작한 전통항해술 복원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였다. 쿡제도의 젊은 이들은 실제 바카를 타면서 익힌 항해지식과 고대의 항해술을 자부심을 가지고 배워나갔다. 그들은 자신들이 얻은 지 식을 쿡제도와 태평양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물려줌으로 써 전통항해의 유산을 지켜나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을 바탕으로 폴리네시아의 섬들 사이를 항해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항해사들은 조상들이 항해했던 해로 중 일부를 따라 직접 항해하였다. 이들 해로 중 일부는 미국을 비롯한 태평양 외곽에 있는 국가들까지 이어졌다. 오 늘날 수많은 쿡제도의 사람들은 이 전통지식의 보유자로서 이중선체 카누를 타고 아오테아로아와 태평양의 구석구석까 지 계속 항해할 수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쿡제도 사람들에게 있어 아바나항로는 라로통가의 해안 을 떠나 드넓은 키바대양을 항해했던 그들 조상들의 위대한 업적을 상징한다. 응가탄기아마을 사람들은 육지와 이 해로 지역을 지키기 위해 이곳에 남겨진 폴리네시아 항해사의 후손들이다. 그리고 아오테아로아부족은 새로운 아바이키를 개척하러 떠난 폴리네시아 항해사의 후손들이다. 매년 다 양한 아오테아로아부족의 단체들이 아바나지역으로 순례를 와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조상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다.

쿡제도 사람들과 길고 긴 해안가를 따라 살아가는 이들 항해사들의 후손에게 아바나가 의미하는 바는 두말할 필요 없이 무척 중요하다. 이 지역은 전통항해 기술을 전승하는 중요한 거점으로, 또한 폴리네시아의 섬에 거주하면서 대양 을 항해했던 과거의 항해사들을 기념하는 곳으로서 그 의의 를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