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캐롤라인 제도의 전통 항해술과 팔루(Palau) 공동체

미크로네시아 연방(Federal States of Micronesia) 얍(Yap)의 라모트렉(Lamotrek) 섬에 사는 알리 할레야루르(Ali Hayealur)는 현대적 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항해용 전통 카누에만 의지해 광활한 대양을 항해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지닌 몇 안 되는 사람들 중 하나이다. 그를 포함해 현재 남아있는 소수의 다른 팔루(Palu, 캐롤라인 제도의 항해 공동체)들은 미크로네시아 전역의 항해 장인들로부터 수년 동안의 견습과정을 통해 항해 지식과 기술을 배웠다. 예측할 수 없는 바닷길을 항해하는데 필요한 지식과 관습은 전통적으로 집안의 자손들 중 일부에게만 선택적으로 전수되어 왔다. 그렇게 그들은 수천 년 동안 소중한 관습을 지켜왔다.

인구가 적은 섬과 섬 사이를 항해하는 것은 섬사람들이 부족의 연대감을 유지하고 생존에 필요한 자원을 얻기 위해 꼭 필요했던 매우 귀중한 기술이다. 나아가 전통 항해술은 수많은 태평양 지역 사람들의 독특한 문화이자 정체성의 한 측면으로서 중요한 무형문화유산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전통 항해술과 관련된 지식과 기술은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이는 현대적 기술과 생활방식의 보급으로 인해 전통 항해술을 배우려는 젊은이들을 찾기가 이전에 비해 훨씬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극소수의 전통 항해사들만이 생존해 있는 상황에서 이 귀중한 문화유산을 보호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이 시급해졌다.

할레야루르는 오늘날 전통 항해술을 보존하는 것이 자신이 항해술을 배우던 과거에 비해 훨씬 더 어려운 과제임을 인식하고 있다. 또한 그 자신이 지니고 있는 것과 같은 항해술 지식의 비밀스러운 특성들 때문에 이러한 형태의 무형문화유산을 지속적으로 전승하는 것 역시 매우 어려운 일임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할레야루르는 얍의 전통항해술협회(Traditional Navigation Society, TNS)와 이제까지 해본 적이 없는 새로운 작업방식을 시도했다. 그들은 항해술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9개월 과정의 항해술 수업을 개설했다. 전통지식을 공개적으로 제공한 것은 이것이 최초였다.

할레야루르는 매일 얍민속역사박물관(Yapese Living History Museum)에서 전통 항해술 수업을 진행했다. 그는 항해술을 신성시 하는 공동체의 정신적인 측면과 관련된 규율 및 규제사항을 존중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전통적인 교육방법을 개선된 교육체제에 맞게 계획을 짰다. 이는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 가르쳐야 할 것과 비밀로 남겨두어야 할 것에 대한 복잡한 결정들의 연속이었다. 목표는 전통 항해술과, 더 중요하게는 광활한 대양에서 자신들이 배운 항해 지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학생들의 생명 둘 다를 지켜내는 것이었다. 2015년 여름, 그가 개설한 과정은 푸오(Pwo) 입회식을 치르는 것으로 끝이 났다. 이 입회식은 며칠에 걸쳐 진행되는 행사로, 여기서 학생들은 그동안 배운 것에 대한 시험을 보고 동시에 매우 엄격한 입회의식을 치르게 된다. 입회식 행사는 마지막 푸오의식 이후 수십 년 만에 열린 것으로, 역사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이는 수십 년 만에 비로소 새로운 팔루 단체가 인정받게 된 것이었다.

할레야루르와 TNS, 그리고 추장 부루노 타릉안(Bruno Tharngan)과 공동체 기반의 조직 와기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전통 항해술을 보존하기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와기에서 훈련을 받은 청년들 중에는 과거에는 남성에게만 국한되었던 기술을 배우게 된 젊은 여성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매우 장족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제 전통지식과 지혜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비전통적인 방법도 때로는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비전통적 방법에는 관습적으로 이전에는 가르침을 받을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지식을 전수하는 것도 포함된다. 조상들의 지혜를 보존하고 공유하기 위해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온 할레야루르와 여러 사람들의 보호 노력은 칭송받아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