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카자흐스탄의 수자원 관리 : 피와 물의 만남, 타사티크(Tasattyq) 희생 제의

물을 마을로 공급하는 운하를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 사람들 한 무리가 서있다. 운하는 이 지역에서 유일한 관개용수 공급원인 시르 다리야(Syr Darya) 강으로부터 물을 끌어온다. 운하 둑 위에는 차가 몇 대 서있고 두 살짜리 황소를 실은 중간 크기의 트럭이 다리 위 오른쪽에 주차되어 있다. 젊은 남자들이 황소를 다리로 끌고 와서 묶어 놓는다. 그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한 사람이 손바닥을 가슴 높이로 들어 올린다. 마을에서 가장 존경 받는 어른인 그가 큰 소리로 기도를 시작한다. “올해도 우리 농작물과 가축들을 위해 많은 물을 주소서. 우리 땅에 평화와 번영을 주소서. 우리 마을에 화목과 존경을 주소서…” 기원과 축원이 수분 동안 이어진다. 매 문장이 끝나면 모인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아멘”이라고 외치면서 모두가 다음 소원을 제청한다. 그 다음 황소는 강둑에서 장엄하게 희생된다. 그 피가 흘러 들어 흐르는 물을 잠시 붉게 물들인다.

사람들은 동물을 도축한 후 마을로 가지고 간다. 그동안 마을에 남아 있던 사람들이 잔치를 준비한다. 여성들은 튀긴 빵을 만들고 젊은이들은 필라프에 쓸 당근 껍질을 벗긴다. 나머지는 마을사람과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집을 청소한다. 다음날, 희생된 동물의 고기와 쌀을 넣어 요리를 하고 모든 마을 사람들과 이웃한 두 개 마을에서 온 사람들이 잔치에 모여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 고기를 다 먹고 나면 가장 존경 받는 연장자가 풍부한 물과 번영, 풍년을 비는 기원을 되풀이한다. 이것이 카자흐스탄 시르 다리아 델타 지역에 있는 거의 모든 공동체에서 행해지는 타사티크(Tasattyq) 의식이다.

타사티크는 춘분이 지나고 여름이 오기 전 매년 봄, 강 하구 지역에 있는 모든 공동체에서 지키는 의식이다. 타사티크는 잔치를 여는 공동체 구성원을 하나로 연결한다. 집집마다 제의에 바칠 동물을 구입하는 데 필요한 돈을 조금씩(보통 3달러에서 5달러) 기부한다. 그리고 잔치에 필요한 물건을 내주기도 한다. 의식을 행하는 날에는 남녀 모두 참가해 의식을 준비한다. 지역민에 따르면 이 의식의 주요 목적은 창조자에게 풍부한 물과 비를 기원하고 홍수와 같은 자연재난으로부터 보호를 비는 것이다.

비록 지역민들이 분명하게 언급하지는 않지만, 타사티크 의식은 지역 공동체 구성원들이 생계에 대해 논의하고 물의 분배와 관리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소통의 장이다. 지역민이 생계를 유지하는 데에는 가축 사육, 멜론과 수박 재배 그리고 갈대 베기(겨울 동안 가축 먹이로 사용함.) 같은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생계를 지탱하는 모든 자원, 예를 들면 목초지와 멜론 재배를 위한 토지, 갈대밭 등은 공유재로 관리한다.

타사티크는 준비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행사이기 때문에 단 하루 동안 소통한다고 치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의식을 준비하는 동안 공동체 구성원들은 텃밭을 어디에 가꿀 것인지, 갈대는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종종 공동체 구성원들은 자신이 가꾸는 텃밭을 이웃의 텃밭 바로 옆에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하면 밭에 물을 끌어오기가 훨씬 쉽고 배수나 증발로 인한 물 손실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체 구성원들이 타사티크 의식을 준비하는 동안 지속가능한 물 관리에 대해 꼭 집어 말하지는 않지만, 이 의식은 공동체 구성원들이 지속가능한 물자원 관리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 함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소통 창구이다.

타사티크 의식은 또한 시리 다리야 강과 물을 귀하게 여기는 태도를 길러줌으로써 지속가능한 물 관리에 기여한다. 타사티크 의식은 강 하구 삼각주에서 살아가는 인간과 강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이다. 강둑에서 행하는 동물 희생 의식의 목적은 사람들에게 물이 어디서 오는지를 상기시켜 준다. 번영과 평화에 대한 기원은 강에서 기원한 물과 본질적인 연관성을 강조한다. 희생동물의 피가 물과 만나도록 함으로써 삶의 힘(희생동물의 피가 상징하는)이 물에서 와서 물로 돌아간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상기시켜 준다. 물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을 부양하는 물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