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전통 건축 부레(Bure)

피지에는 3가지의 전통 가옥 양식이 있었다. 첫 번째는 라우시나(rausina)로 비틸레부(Vitilevu) 주도의 내륙 부족들 사이에서 일반적으로 축조되는 가옥 양식이었다. 이 양식은 기둥을 하나만 세워 지붕 모양을 원추형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두 번째는 쿠부로로(kubulolo)라고 불리는 것으로 라우 군도의 외곽 섬들에서 주로 건축되는 양식이다. 이 가옥의 특징은 타원형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폴리네시아의 통가와 사모아의 전형적인 양식으로 이 두 섬은 라우 군도와 무역을 해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마지막은 이 글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게 될 바세마세마(vasemasema)양식이다. 이 양식은 지붕을 받치는 두 개의 기둥이 가장 큰 특징이며 비틸레부와 바누아레부(Vanualevu)의 주요 섬들의 마을과 연안부족들에게서 주로 발견된다.

부레(bure, 피지 원주민의 전통 가옥, 필자주)는 갈대, 견고한 목재 기둥, 돌, 대나무, 밀짚으로 꼰 밧줄 그리고 양치류 식물과 같은 자연재료로 짓는다. 후텁지근한 날씨에도 실내는 시원하도록 구조적으로 훌륭하게 지어진 집이다. 날씨가 추워도 실내의 분위기는 항상 따뜻하고 쾌적하다.

기독교가 유입되기 이전, 전통 피지 사회에는 마타이사우(mataisau)로 알려진 수공업자 계층이 존재했다. 그들은 통치 지배자 근처에 거주했다. 왜냐하면 그들이 바로 통치자의 부레와 이중선체 카누 그리고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할 때 사용하는 솥과 같은 진흙 용기를 만드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들은 특별한 전투용 곤봉이나 식사용 포크를 만들기도 하였다. 각 전통 조직체들은 그들만의 수공업자 계층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들 수공업자들은 로콜라(Rokola)라고 불리는 고대의 영웅을 같은 조상으로 하는 다른 유사한 수공업자들과 혈연관계로 맺어져 있다.

대규모 부레 건축이 시작되면 거기에 쓰일 각 기둥은 인간의 희생을 필요로 했다. 그 당시 장인들은 지배자에 대한 충성을 보여주기 위해 스스로 기꺼이 희생하는 전통이 있었다. 이 죽음이야 말로 저승으로 가는 가장 고귀한 길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그러한 장대한 건축유적지는 현재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주목할 만한 것으로 나 마냐(Na Mana)라고 불리는 부레가 르와(Rewa)에 위치하고 있는데 르와는 비틸레부 동부 주도의 부르바사가(Burebasaga) 연맹체의 최고 부족장의 대저택이다. 이 유적지는 부족민들의 경의와 존중의 표시로 행동을 삼가거나 접근을 금기시하는 전통적인 타부(tabu, 영어의 taboo가 이 말에서 기원하였다. 필자주)가 유지되고 있다.

일단 부레가 완성이 되면 조리용 난로를 실내에 설치한다. 이는 지속적으로 연기를 피워 올리면 목재와 이엉을 훈증하여 보존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문은 없고 그저 통로라고 할 만한 것이 있는데 이것도 외부의 더러움을 방지하기 위해 종종 깔개를 깔았다.

주거 공간 안에 연기를 피우는 것은 초기 기독교 선교사들에게 결코 호의적인 인상을 주지 않았다. 비록 선의에서 비롯된 것이기는 하나 그들은 이를 비위생적이라고 오해하여 조리용 난로를 집 외부로 옮기도록 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연기의 지속적인 훈증효과를 무시한 결과, 이엉, 목재 그리고 연결 부재가 부식되기 시작했다.

또 다른 기독교의 영향은 부족 간 전쟁의 종식이었다. 이로 인해 피지의 많은 사회 계층이 불필요하게 되었으며 장인계층도 그 중 하나였다. 기독교 전파 이전, 피지 사회 내의 각 계층마다 상담 역할을 담당하는 그들만의 특별한 사제가 있었는데 그들로부터 집단의 일 처리, 의례, 극적인 힘, 그리고 영감을 이끌어 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피지가 식민 지배를 받으면서 전통 지식과 유산의 정신적 지주를 담당했던 역할은 상당히 줄어들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 피지에서 이 탁월한 건축물은 거의 볼 수 없게 되었다.

피지가 2003 유네스코협약을 비준하자 이타우카이 언어 문화 연구소(the iTaukei Institute of Language & Culture)는 문화부와 협력하여 살아있는 인간 문화재(LHT, Living Human Treasures) 복원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시행하였다. 왜냐하면 이타우카이 원주민 공동체에게 있어 전통 지식은 공동체 공동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문화재가 지정이 되면 이 복원 프로젝트는 공동체를 중심으로 시작된다. 그러한 복원 프로그램 중 하나가 비틸레부 동부 주도의 타이레부(Tailevu)주 다와사무(Dawasamu)에서 행해졌다. 최근 해당 공동체는 몰리킬라기(Molikilagi) 부레의 복원사업에 참여하였다. 몰리킬라기 부레는 남태평양대학교(South Pacific University)에 있는 오세아니아 문화 예술 태평양학 센터(Oceania Centre for Culture, Arts and Pacific Studies)에 아름다움을 더해 주고 있다. 이 부레는 그 지역 전설에 나오는 두 명의 왕자들이 살았던 신화적 장소의 이름을 딴 것이다. 위의 사진들은 부레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고 있다. 이 부레는 변경을 최소화하여 전통적인 구조를 잘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는 강의실, 회의장 그리고 대학 학술 행사의 세미나룸으로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