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인도의 수자원 관리 : 전통적 관리체계와 문화관습

인도는 오래된 인류 문명 발상지이자 강 이름을 따서 나라이름을 붙인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인더스(Indus) 강은 인더스 계곡 문명을 탄생시켰으며 여기에서 ‘India’라는 말이 유래하였다. 인도는 지금도 많은 순례자들이 찾고 있는 신성한 강이 7개 이상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이다. 물은 인도 사회에서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 이유는 국토의 60% 이상이 농업지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도에서 사용 가능한 수자원은 몬순기후로 인해 제한이 많아 각 지역 마다 수자원 관리를 위한 전통적인 관리체계가 발달하게 되었다.

강수 형태를 보면 인도 대부분 지역에서 충분한 강수량을 확보할 수 있는 시기는 일 년에 겨우 2-3달에 불과하다. 히말라야에서 눈이 녹아 흘러 드는 강 주변 일부 지역만이 우기가 아닌 시기에도 물을 얻을 수 있을 뿐이다. 덕분에 인도 북부나 북서부 지역에 있는 이 마을들은 농업생산량 또한 최대치에 이른다. 이 곳 사람들은 티지(Teej) 혹은 티얀(Teeyan) 축제를 기념함으로써 계절풍에 감사를 표하는데 축제는 우기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기도 하다. 이때 여성들은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이 축제는 종종 지역 풍물 장터나 행사와 함께 열리기도 한다.

북부 인도지역에서는 아르티(aarti) 의식을 거행하면서 강에서 기도하는 관습을 이어오고 있다. 기도 의식에는 불꽃이나 등, 꽃과 향으로 장식한 금속으로 만든 아르티 쟁반을 사용한다.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힌두교도 모임으로 알려진 쿰브 멜라(Kumbh Mela) 역시 신성한 갠지스 강과 인도에 있는 몇몇 강의 가장 신성한 강둑을 따라 열린다. 흥미로운 것은 인도 대부분의 강이 여신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이는 강이 생명을 부양하고 양분을 제공한다고 생각하는 사고체계를 반영한다.

강에서 멀리 떨어진 인도 대부분 지역은 여러 세기 전부터 관개와 물 공급을 위해 건설한 운하를 통해 강이 주는 혜택을 본다. 고대에서 중세에 이르기까지 수로시설 운용에 관한 역사적 정보는 거의 남아 있지 않으며, 일부 수로는 19세기에서 20세기 초 영국인이 다시 지은 것이다. 예를 들어 서구식으로 건설한 야무나 운하(Yamuna Canal)는 12세기에 처음 만든 후 14세기에 보수하였다가 19세기에 영국인들이 다시 개발하였다. 이 수로는 야무나 강에서 끌어온 것으로 총 길이는 300km가 넘는다.

수많은 강과 운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토가 광활한 인도는 많은 지역에서 수로가 부족하거나 특정 계절에만 강이나 호수가 생기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지역은 물 공급을 강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해당 지역에는 독특한 전통적 수자원 관리 관습이 남아있다. 인도 일부 지역에서는 인공 호수가 상당히 많이 만들어졌는데 이로 인해 호수의 도시(City of Lakes)라는 타이틀을 놓고 도시들 간에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우다이푸르(Udaipur) 호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이며, 인도 중부 도시 보팔(Bhopal)에 있는 11세기에 만들어진 보찰(Bhojtal) 호수는 여전히 물 공급을 위한 원천으로서 기능한다. 우물은 인도 전역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전에는 페르시아식 우물이 일반적이었지만 점차 전기펌프로 대체되고 있다. 페르시아식 우물이 작동하는 방식은 황소와 같은 동물이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유명한 문학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콜루 카 바일(kolhu ka bail)’이라는 말은 바로 페르시아 바퀴에 묶인 황소라는 뜻으로 쉴 새 없이 일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인도에서 볼 수 있는 좀 더 정교한 형태의 우물은 바올리스(baolis)라고 하는 계단식 우물이다. 바올리스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계단을 따라 내려온 물이 아래에 모이도록 고안한 것이다. 오늘날에도 바올리스는 수도인 델리 지역을 포함해 인도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바올리스는 문화모임을 위한 장소로도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아치, 여러 문양, 다양한 디자인으로 장식한 것도 있다.

물을 얻는 또 다른 방법은 땅 위로 흘러 내려가는 비를 모으기 위해 댐, 사방댐, 물탱크 그리고 작은 연못을 만드는 것이다. 인도 남부 타밀 나두(Tamil Nadu) 주에 있는 칼라나이(Kallanai) 댐은 2세기경에 지었다고 알려진다. 이는 세계에서도 매우 오래된 관개시설 중 하나이다.

북부 히말라야 지역에는 징(zing)이라고 하는 물탱크가 있는데 얼음을 녹인 물을 모아두기 위해 만든 것이다. 반면 쿨(kul)은 녹은 얼음물이 흘러나오면서 만들어진 수로이다. 인도 북동부 지역에서는 대나무 관개시설을 사용한다. 언덕에서 평야로 흘러내리는 물을 대나무 관을 통해 운반하는 것이다. 사막지대인 라자스탄(Rajasthan)에서는 쿤두(kundu), 쿠이(kui), 탕카(tanka)라는 지하 빗물저장소와 잘라라스(jhalara), 조하드(johad), 탈랍(talab), 반드(bandh)라고 불리는 지상 저장소와 사방댐이 일반적이다. 이와 같이 빗물을 저장하는 전통방식은 물 부족이 심각해지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재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예전부터 내려오는 다양한 전통방식을 회복하는 것은 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이를 빨리 깨달을수록 물 부족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