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1997년 “베다야 수카하리야” 공연 © 후루야 히토시

인도네시아 케라톤 수라카르타 하디닝랏의 무용예술

시간이 흐르면서 무용을 비롯한 예술 영역은 각 지역의 환경에 맞춰 변화하고 발전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대게 정치, 경제 및 사회적 요인에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몇 개의 큰 섬과 수천 개의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는 인도네시아는 다양한 형태의 공연예술이 풍부하게 남아 있는 곳이다. 이전에는 40여 개의 작은 국가로 서로 독립적이면서 평화롭게 공존하였으며, 무용과 음악을 포함해 각각 나름의 독특한 예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 소국들은 1945년 인도네시아가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하면서 인도네시아 공화국으로 통합되었다.

케라톤 수라카르타 하디닝랏(Keraton Surakarta Hadiningrat, 이하 수라카르타 왕국)은 자바 섬 중부지역에 위치한 주요 국가 중 하나로서, 16세기 말 성립되었던 이슬람의 마타람(Mataram)왕조를 계승하여 1745년 건국되었다. 비록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네덜란드에 의존하고 있었지만, 수라카르타 왕국의 국민들은 자신들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무용, 가믈란(Gamelan, 청동악기 오케스트라), 와양 쿨릿(wayang kulit, 가죽으로 만든 인형극), 와양 웡(wayang wong, 연극)과 같은 다양한 공연예술을 발전시켰다. 왕은 예술과 관련한 사안들을 처리하기 위해 수백 명의 궁중예술가들을 임명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의 독립 이후 수라카르타 왕국의 왕 빠꾸부워노(Pakoeboewono) 12세는 자신의 왕국을 인도네시아 공화국에 통합시켰다. 그리고 정치권력을 상실함에 따라 왕의 역할은 통치자에서 관습법의 수호자로 변화하였다. 현재 수라카르타 왕의 주요 임무는 전통의례 시행에 수반되는 전통예술을 보존, 발전시키는 것이다. 수라카르타 왕국에서 유래한 예술을 보존하기 위해 상류층 귀족들은 1950년에 보존연구소를 설립하였는데, 이는 현재의 국립고등학교이다.

수라카르타 왕국은 과거 정치의 중심지에서 현재는 문화의 중심지로 변화하며 중앙 자바(Central Java)의 무용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지역은 대관식과 기념일에만 공연되는 ‘베다야 케타왕(Bedhaya Ketawang)’이라는 무용을 포함하는 다양한 푸사카(pusaka, 유산)의 고향이다. 9명의 미혼 여성 무용수들이 연행하는 이 무용은 마타람왕조의 술탄 아궁(Agung, 1616-1645)의 통치시기에 만들어진 것이다. 그 이래로 10여종의 궁중무용이 이 ‘베다야 케타왕’을 바탕으로 창작되었으며, 궁중의 의례에 공연되었다. 이들 무용은 모두 반주로 쓰이는 첫 번째 음악곡의 이름에 베다야라는 말을 붙여서 ‘베다야 ~’라고 이름을 지었다. 다른 여성 궁중무용으로는 스림피(Srimpi)가 있는데, 이는 4명의 소녀가 추는 춤으로, 베다야 춤보다는 덜 의례적이다.

또한 남성무용과 남녀혼성 무용도 있다. 문학적 배경(라마야나, 마하바라타 또는 판지 등의 서사시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지닌 것들은 위렝(Wirèng)이라고 불리며, 순전히 무술이나 전투훈련에 기초한 무용 기술과 동작을 표현하는 것은 벡산(Beksan)이라고 한다. 그리고 무용극도 있다. 수라카르타 왕국은 현재 약 7종의 베다야와 11종의 스림피, 6종의 위렝, 6종의 벡산으로 구성된 무용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있다. 각 작품의 공연 빈도와 기능은 다르다.

비록 수라카르타 왕국이 정치적 통치권을 상실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어 왔지만, 여전히 자바예술과 문화의 중심지로 기능하고 있으며 미래세대의 무용수들과 음악가를 양성하면서 전통의식을 지켜나가고 있다. 또한 전통적 형식에 바탕을 둔 새로운 무용과 음악도 계속 창작하고 있다. G.R.Ay. 코에스 무르티야 파쿠 부워노(G.R.Ay. Koes Murtiyah Paku Buwono)공주는 궁중무용의 보존과 활성화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2012년 일본 후쿠오카시로부터 후쿠오카상을 받기도 하였다. 그녀는 ‘스림피 우르시타 루크미(Srimpi Wursita Rukmi)’와 ‘스림피 누그라하(Srimpi Nugraha)’ 두 작품을 작곡하고 안무를 하였으며, 이 두 작품은 현재 새로운 무용 레퍼토리에 포함되었다.

타무라 후미코, 치쿠시조가쿠엔 대학 교수 요약 및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