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의례문화와 팔로프(Palov) 의식

팔로프(Palov)는 고기, 양파, 당근, 허브, 향신료 등을 넣어 만든 쌀 요리로 우즈벡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매일 식탁에 오르는 음식으로서 축제와 의례에서도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팔 로프와 관련 있는 민간 풍습이나 의식은 우즈벡에서 환대의 개념과 연관되어 있다. 보통 의식용 음식은 사람들이 국가 정체성을 확립하고 전통적 가치에 애착을 갖게 하는 등 감정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의미에서 팔로프 전통은 지역 공동체 사회에서 사회적 관계를 규정하는 요소, 사람들 사이의 사회적 상호작용의 특별한 한 형태, 그리고 가족과 개인에 대한 자기 확인의 한 방식으로 여겨질 수 있다.

팔로프 의식은 생애의 특별한 통과의례마다 존재한다. 그중 몇 가지를 예로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 출생을 기념하는 아키카 오쉬(aqiqa oshi)
  • 소년들의 할례의식과 관련된 수낫 투이 오쉬(sunnat tuy oshi)
  • 중매할 때의 포티하 투이 오쉬(fotiha tuyi oshi)
  • 신부를 신랑집으로 보내는 키즈 오쉬(qiz oshi)
  • 남자의 결혼을 위한 니코 오쉬(nikoh oshi)
  • 여자의 결혼을 위한 호틴 오쉬(hotin oshi)
  • 결혼식에서 하는 투이 오쉬(tuy oshi)
  • 기일에 하는 일 오쉬(yil oshi)

일 반적인 팔로프 의식은 보통 집안, 후사르(husar, 이웃) 그리고 차이코나(chaykhona, 전통 찻집)에서 열린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 다양한 사회계층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며, 모임은 주로 마칼라스(makhallas, 지역 마을 위원회)의 아크사칼(aksakal, 연장자)이 이끈다.

팔로프 의식은 자선과 관련된 중요한 정신적, 도덕적 가치를 전달한다. 특히 사회적 상호작용과 긴밀한 사회적 연대감은 민족정체성과 연결된다. 이러한 특징은 결혼식, 출생 그리고 추도식 날 아침에 열리는 나코르 오쉬(nakhor oshi)와 같은 팔로프 의식에서 찾아볼 수 있다. 나코르 오쉬에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때로는 천명 정도)이 참여하기 때문에 엄청나게 많은 물품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런 의식이 열리기 전날에 모두 함께 모여 준비하는 관습이 생겨났다.

팔로프는 실크로드를 따라 활발한 교역과 문화교류가 이루어졌던 고대에서 기원한다. 실크로드를 통해 교역이 활발해지자 이를 계기로 숙박업소가 등장하게 되었는데 당시 이곳에서는 여행자와 무역상인들에게 쌀을 포함한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였다. 오늘날 우즈베키스탄이라고 불리는 지역에 거주지가 확장되고 농경이 발달함에 따라 팔로프는 음식의 재료라는 측면에서 자연스럽게 계속 발전해왔다. 그러나 더 흥미로운 것은 팔로프가 만들어낸 사회적 변화이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점차 증가하면서 팔로프는 더 이상 귀족들의 음식이 아니라 가난한 서민들의 음식이 되었다. 이 무렵 가장 기본적인 팔로프 조리법이 만들어졌고 그에 따라 팔로프를 함께 먹는 전통을 포함해 그와 관련된 도덕적, 정신적, 문화적 그리고 사회적 기준도 확립되었으며, 이는 오늘날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젊은 세대는 가정에서 팔로프 조리법과 그와 관련된 전통을 배운다.

우즈벡 사람들의 생활에서 팔로프는 그저 대중적인 음식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이는 가정과 사회에서 상호이해를 증진하는 사회문화적 현상이며, 팔로프를 함께 준비하는 것에서부터 집단 내 상호작용이 시작된다.

요쿠트 에르카보예바 (우즈벡국립외국어대학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