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보이순 지역에서 유래된 알파미쉬 서사 © 이크볼 멜리쿠지예프

알파미쉬

알타이, 타타르, 바쉬키르, 카자흐, 카라칼팍인들을 비롯한 투르크어 사용 민족들의 동화와 서사시, 다스탄(우즈베키스탄의 구전 서사시)을 보면, 유사한 장면이 다수 발견된다. 이는 우즈베키스탄에서 구전되는 알파미쉬 이야기가 투르크 구전 민속예술의 산물이며, 오랜 역사를 가졌음을 보여준다. ‘알파미스’, ‘알파미로스 보티르’, ‘알립-마나쉬’, ‘알팜샤’, ‘바르친 히루프’ 등 다양하게 불리는 알파미쉬는 우즈베키스탄 외 지역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수십 개의 알파미쉬 서사시 이본들이 기록되었으나, 연구자들은 20세기가 되어서야 연행자들로부터 다스탄 텍스트 채록을 시작했다. 현재 40종이 넘는 필사본들이 우즈베키스탄언어문학연구소 자료실에 소장되어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영웅 알파미쉬 이야기는 수 세기 동안 젊은 세대의 교육에 기여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에는 수르한다리아-카쉬카다리아, 호레즘, 카라칼팍 지역을 중심으로 3개의 연행자 유파가 있다. 수르한다리아-카쉬카다리아 유파는 돔브라 악기의 반주에 맞춰 노래를 한다. 호레즘 유파는 타르, 발라반, 도이라 3개의 악기 반주와 함께 연행한다. 카라칼팍 유파는 카라칼팍 지역의 영웅서사시 ‘지라우’ 연행에 고대 현악기 코브즈를 사용한다.

최근 수르한다리아-카쉬카다리아 지역의 알파미쉬는 결혼 경사에서 종종 연행되며, 연행자들이 예식장에 초대받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다. 카라칼팍과 호레즘에서는 수르한다리아-카쉬카다리아 만큼 알파미쉬가 자주 연행되지는 않는다. 서사시 텍스트의 학습은 중등학교 교육과정에 포함되며, 서사시는 스승과 도제 체제의 비정규 교육 형태로 전승된다. 2017년에는 후속 연행자 세대 육성을 위한 유소년 특별기숙학교가 수르한다리아 지역에서 문을 열었다.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선사시대에 신생아들은 일시적인 이름을 받았고, 입증된 능력에 근거해서 영구적인 이름이 주어졌다. 이러한 식으로, 하킴벡이라는 7살의 소년은 할아버지의 활을 아스카르 산의 정상에 떨어뜨려서 그가 할 수 있는 기적을 보여 주었다. 소년은 ‘알(큰 혹은 위대한)’ + ‘파미쉬(영웅)’, 즉 위대한 영웅을 의미하는 알파미쉬라는 영구적인 이름을 갖게 되었다. 다른 서사시 속에 등장하는 영웅들의 이름 역시 이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능력과 지위에 따라 붙여진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 알핀비 : ‘큰’ + ‘부족의 리더’
  • 도본비 : ‘안장’+’부족의 우두머리’
  • 보이부리 : ‘큰’+’늑대’
  • 보이사리 : ‘큰’+’언덕’
  • 쿤투그미쉬 : ‘태어난’+’태양’
  • 칼디르고취 : ‘중재하는 새’+’사람과 신의 사이’
  • 바르치나 : ‘야생의’+’오리’

다스탄은 쿤그라드에서 살았던 도본비와 아들 알핀비 및 손자 보이부리와 보이사리의 이야기에서 처음 유래하였다. 보이부리와 보이사리 형제는 자식이 없어 가문의 대를 이을 수 없었다. 어느 날 형제는 결혼식 초대에 참석했다가 부당한 대우를 받게 되었고, 그제서야 비로소 자신들의 처지를 심각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형제는 후계자가 없어 자식의 결혼식을 주최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진 빚을 갚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빚이란 결혼식을 마련하고, 피로연 손님들에게 플롭(쌀에 고기와 양념을 섞어 만든 볶음밥의 일종)을 나눠주는 것으로 되갚는 것이다.

형제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신에게 자식을 내려달라고 빌었다. 시간이 흐른 후 보이부리는 아들 알파미쉬와 딸 칼디르고취를 낳았으며, 보이사리는 딸 바르치노이를 얻었다. 두 형제는 알파미쉬와 바르치노이를 결혼시켜 가문을 이어가기를 원했다. 하지만 가문의 연장자인 형 보이부리는 동생 보이사리를 포함한 가문 구성원들에게 결혼식 지참금을 요구했다. 이를 거절한 보이사리는 지지자들과 함께 다른 나라인 칼믹으로 떠나버렸다.

알파미쉬는 그의 연인을 되찾기 위해 보이사리 일가를 고향으로 데려오는 계획을 세웠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바르치노이가 자신과 결혼을 원하는 구혼자들 간에 시합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알파미쉬는 칼믹에 갈 결심을 하고, 아버지 보이부리의 허락을 구했지만 거절당했다. 하지만 여동생 칼디르고취는 알파미쉬가 칼믹에 갈 수 있도록 신비로운 말 ‘보이치보르’를 얻는 법을 알려주었다. 네 번에 걸친 구혼자들의 시합이 벌어졌고, 마침내 알파미쉬가 승리하여 바르치노이와 그녀의 가족을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보이사리는 끝까지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았으며 결국 칼믹에 남았다.

이후 칼믹에 등장한 토이치혼은 통치자가 되어 보이사리의 가축을 빼앗고 그에게 목동 일을 시켰다. 모욕을 당한 보이사리는 딸에게 편지를 보내 이러한 사정을 알렸고, 알파미쉬가 삼촌이자 장인인 보이사리를 위하여 직접 칼믹으로 떠났다. 알파미쉬는 칼믹으로 가는 길에 지하 감옥에 갇혀 7년 동안 갖은 고초를 겪는다. 마침내 탈출한 알파미쉬는 토이치혼을 물리치고 충성스러운 부하 카이쿠보드를 칼믹의 우두머리로 삼았다.

알파미쉬는 고향으로 돌아오는 중에도 여러 차례 어려움을 겪었고 여정은 끊임없이 지체되었다. 고향 사람들은 모두 그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그의 아내 바르치노이를 다른 사람과 결혼시키려 했다. 알파미쉬가 칼믹으로 떠난 후 태어난 아들 요고르는 매우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알파미쉬는 적을 가리기 위해 쿨토이라는 가명을 쓰고, 방랑자로 변장하여 친구들을 만난다. 이후의 알파미쉬 이야기는 다른 동화나 다스탄과 마찬가지로 가족들을 만나서 행복하게 잘 사는 것으로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