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17세기 걸작, 파조딩 수도원 © 타시 렌더프

부탄의 전통 자수공예

부탄은 히말라야 산맥에 위치한 작은 나라로 국토면적은 대략 스위스와 비슷하며(38,394㎢) 인구는 817,054명이다. 부탄 인들은 드룩파스(Drukpas)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드룩(druk, 용)이라는 말에서 온 것이며, 부탄 언어인 종카(Dzongkha) 어로 부탄을 드룩 율(DrukYul, 용의 나라)이라 부른다.

13가지의 예술과 공예

부탄은 수세기에 걸쳐 내려오는 탁월한 예술유산과 전통을 보유하고 있다. 17세기 제4대 속세의 군주인 데시 덴진 갑게(Desi Tenzin Gabgye, 1680-1694)는 ‘13가지의 예술(조리그 추섬, Zorig Chusum)’이라는 표제 아래 미술과 공예를 분류했다. 자수공예(쳄조, tschemzo)는 이 13가지 예술과 공예의 한 분야로서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수도원의 관습

부탄에서는 주로 수도승들이 수도원에서 종교의복이나 탕카(thanka)를 제작할 때 자수를 놓는다. 종교 지도자는 수를 놓은 탕카(신이나 신성한 존재의 모습을 자수로 표현한 작품)를 만들고 성물(聖物)에 생기를 불어넣는 축성(祝聖)을 한다. 탕카는 예술작품일 뿐만 아니라 신앙의 대상이며, 나아가 도상학(주로 기독교나 불교 미술 따위에서 조각이나 그림에 나타난 여러 형상의 종교적 내용을 밝히는 학문)에서 엄밀히 다루어지기도 한다. 탕카는 사람들이 다음 생을 위해 공덕을 쌓는 한 방법으로도 여겨진다.

17세기의 종교적 지도자인 잠건 느가왕 기엘첸(Jamgoen Ngawang Gyeltshen, 1637-1732)은 예술성이 뛰어난 자수 탕카를 많이 만들었다. 그 중에서도 자신의 모습을 담은 탕카를 진주, 산호, 터키석, 금박 같은 값비싼 재료로 장식했다. 자수 탕카는 재료나 기법에 있어서 가장 풍부하고 뛰어난 탕카로 꼽힌다.

왕실을 위한 자수

왕실을 위한 자수는 수도원의 관습이 속세로 보급된 것이다. 특별히 왕실용 자수품은 전문으로 제작하는 장인의 지도에 따라 여러 예술가가 함께 제작했다. 19세기 초반, 자수는 수도원에서 세속의 사람들에게로 넘어갔다. 1907년 제1대 국왕 대관식에서는 한 수도승이 제작한 왕관을 사용했다. 이 수도승은 제2대 국왕 통치기간 중 평신도 수백 명에게 자수공예를 전수했다.

오늘날의 자수공예

1970년대에 부탄정부는 지역 평신도 자수공예가들을 재정부 산하에 종신 제작자로 등록시켜 정부에서 사용할 자수품을 생산하도록 시켰다. 1990년대 이후에는 1080년대에 설립한 예술공예학교(School of Arts and Crafts)에서 자수공예를 가르치도록 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수많은 자수공예가가 정부에 등록되어 있으며 예술공예학교에서 훈련을 받는다. 많은 고등학생이 이 학교에 입학하여 4년 간 자수를 배운다. 이들이 자수공예가가 되고자 하는 동기도 달라졌다. 초기에는 위대한 스승을 위해 일하거나 덕을 쌓기 위해 종교화를 그렸다면 요즘은 예술가가 되려고 하거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동기가 더 많아졌다. 외국방문객들을 위한 시장판매가 늘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훈련

현재 예술공예학교는 국립 조리그추섬 연구소(National Insitute for Zorig Chusum, 13종의 예술공예학교)라고 불린다. 학생들은 여기서 4년 간 자수기법을 배운다. 첫해에 학생들은 전통 패턴과 디자인을 그리는 것부터 배운다. 자수에는 두 가지 종류의 견사를 사용한다. 가장 좋은 견사는 양단에서 추출한다. 학생들은 양단에서 날실을 뽑는 법과 다양한 용도에 쓰이는 견사를 잣는 법을 배운다.

크기가 큰 자수 작품을 만들 때 자수 공예가는 직조에 적합하도록 준비된 견사를 사용한다. 하지만 요청이 있으면 그에 맞는 실을 새로 잣기도 한다. 이미 알려진 두 종류의 견사는 테두리에 쓰이는 차쿠에드(chakued)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쳄쿠에드(tshemkued)이다. 차쿠에드는 먼저 오른쪽으로 꼰 다음 실 양끝을 합쳐 다시 왼쪽으로 꼰다. 쳄쿠에드는 왼쪽으로 먼저 꼬고 양쪽 끝을 합친 다음 다시 오른쪽으로 꼰다.

2년 차부터는 전통적인 모티프와 상징을 적용한 자수작품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점차 동물이나 구름 문양 만들기를 배운다. 3년 차 교과과정에는 부처의 모습을 자수로 놓는 과정이 포함된다. 이때에는 아주 엄격한 전통 규격과 방법을 적용한다. 졸업학년이 되면 학생들은 신들의 분노상을 창작하는 훈련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