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베트남의 동호목판화 보호 활동

동호목판화는 하노이에서 동쪽으로 3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박닌(Bac Ninh)주에 있는 투안탄(Thuan Thanh)구 송호(Song Ho) 코뮌의 동호 마을에서 유래된 것이다. 색감, 색상처리, 인쇄종이, 판각, 인쇄기법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공예가의 기예가 어우러지며 동호목판화는 그 유명한 ‘순진무구한 영혼(naive soul)’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인쇄물감, 종이 그리고 목판은 천연재료를 이용하여 손으로 제작한다. 각각의 색깔별로 별도의 목판으로 인쇄하기 때문에 목판의 수는 필요한 색의 수에 따라 정해진다. 여러 색을 인쇄할 경우 적색을 시작으로 녹색, 백색, 황색, 흑색 순으로 색을 찍는다.

동호목판화의 절정기는 1940년대였다. 뛰어난 목판화 공예가가 있는 마을의 대부분의 가정은 이를 통해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당시 베트남 가정에서는 루나 텟(Lunar Tet) 휴일에 맞춰 집안 장식과 제사 의식을 위한 동호목판화를 구입했다. 주로 자연의 아름다움과 국가나 민족을 묘사하는 동호목판화는 행운과 행복, 사람들의 염원 같은 것을 상징한다.

동호목판화의 현황

오 늘날에는 전쟁이나 경제체제의 변화, 도시화와 세계화 같은 여러 요인으로 인해 동호목판화를 찾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목판화를 제작하던 가정은 봉헌용 종이를 제작하거나 생필품 거래 등 수입이 좋은 사업으로 전환하였다. 이제 이 마을에는 겨우 두 명의 공예가와 그들의 가족만이 많은 어려움 속에서 동호목판화 제작을 지속하고 있다. 게다가 고령화로 인해 목판화 공예가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젊은 세대는 이 전통공예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최근 동호목판화 생산량은 매우 적은 것이 현실이다.

베트남의 동호목판화 보호 활동

동호목판화의 쇠퇴와 소멸의 위기를 인식한 베트남의 각 지방 정부와 관련 공동체는 동호목판화를 보호하기 위한 일련의 활동을 시작하였다.

정부계획

1945 년의 8월 혁명 이후 최초의 획기적인 사건은 1967년 박닌주 당국이 동호목판화 협력기구를 설립한 것이었다.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는 동호목판화 목록작성을 위한 정부기금 조성을 승인한 4518/QD-BVHTTDL 결정안을 공포하였다. 베트남문화예술학연구소(Vietnam Institute of Culture and Arts Studies, VICAS)는 2010년 목록작성에 착수하여 2012년에 완성하였다. 동호목판화의 역사, 문화 및 예술적 가치와 그 중요성을 인정해 문화체육관광부는 2012년 12월 27일 동호목판화를 무형문화유산 국가목록에 등재하였다. 동호목판화가 국가목록에 등재되면서 수상은 문화체육관광부에 박닌주 인민위원회와 관련 공동체와 협력해 향후 동호목판화의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긴급보호목록 등재신청 준비 작업을 지시하였다. 이는 이 종목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와 공동체가 공동으로 추진한 대표적인 활동 사례이다.

동호목판화를 보호하고 진흥하려는 국제적 노력은 2013년 11월 VICAS와 일본의 아태무형문화유산국제연구센터(International Research Centre for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in the Asia-Pacific Region, IRCI)가 함께 서명한 ‘소멸 위기에 처한 무형문화유산 보호-베트남의 무형문화유산 동호목판화’ 2개년 공동 프로젝트에서 잘 드러난다. 이 공동 프로젝트는 젊은 세대에게 목판화의 전통기법과 지식을 기록하게 하고, 이를 통해 무형유산의 전승과 진흥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프로젝트 활동 중에는 2014년 2월 IRCI가 개최한 ‘무형문화유산 영상기록을 위한 청년영화제작자 워크숍(Young Film Makers for ICH Video Documentation Workshop)’도 포함되어 있었다. IRCI는 박닌주의 문화체육관광부 응위엔 반 퐁 국장과 동호마을의 젊은 연행자 응위엔 당 탐을 초청했다. 워크숍 참가자들은 영화제작과 촬영계획 수립 등 기본적인 기법들을 배웠다. 워크숍 이후 응위엔 당 탐은 추가로 무형문화유산 기록에 필요한 촬영이나 편집기법 등을 교육받고, 이후 공동체를 지도할 수 있게 되었다.

공동 프로젝트에서 수행한 또 다른 활동은 IRCI, VICAS, 박닌주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으로 조직한 ‘무형문화유산 활성화에서 지역 문화센터와 박물관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이틀간의 워크숍이다. 이 워크숍은 지난 2015년 1월 27일과 28일 양일간 하노이와 박닌주에서 개최되었다. IRCI의 전문가를 비롯해 아다치목판화연구소(Adachi Institute of Woodcut Prints), 교토기술연구소(Kyoto Institute of Technology), 편집디자인사무소(Editorial Design Office), 루트디자인사무소(Root Design Office), 오가(Oga)지방교육위원회, 큐슈대학 그리고 VICAS와 박닌주 지도자, 공예가 및 동호마을 연행자들이 참가하였다. 참가자들은 동호목판화 기법의 지속적인 보호와 소비시장 개발을 위한 ‘공동체 주도의 박물관’을 채울 콘텐츠에 관해 논의하였다.동호목판화 연행자들은 일본 전문가들과 해당 종목 보호에 관한 경험을 공유하고 배우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지난 2014년 6월 30일, 박닌주 인민위원회는 660/QD-UBND 결정안을 공포한 이후 ‘2014-2020 투안탄지역의 문화유산 동호목판화의 가치 보호와 진흥, 2030 비전’ 프로젝트를 승인하고 기금을 지원하기로 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동호목판화 보호에 대한 박닌주의 인식과 관심 그리고 책임을 보여주는 가장 가시적이고 의미있는 사업이다

무형문화유산 보유자의 활동

동 호목판화의 연행 및 전승에 있어서 무형문화유산 보유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필자는 2016년 3월 동호마을로 돌아가 공예가 응위엔 당 탐(Nguyen Dang Tam)과 응위엔 후 쿠어(Nguyen Huu Qua)를 만나 동호목판화를 보호하기 위해 그들이 어떤 일을 해왔는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탐은 지난 10년간 그와 그의 가족이 해왔던 보호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지난 2006년, 박닌주 당국은 5,600㎡의 토지를 50년간 임대해주기로 하였고 동호목판화 보호를 위한 대규모 시설인 동호목판화민속교류센터를 설립하였다. 오래된 목판과 회화, 동호목판화에 관한 기록들을 소장하고 있는 센터는 목판화를 생산하는 것을 비롯해 교육과 시연 등 다양한 보호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그 결과, 이 다기능의 센터는 매일 수많은 국내외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주요 관광지가 되었다.

탐의 가족과 마찬가지로 응위엔 후 쿠어 가족 역시 삼대에 걸쳐 오래된 목판을 수집, 보존하고 다음 세대에 동호목판화 기법을 전승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왔다. 동호목판 보존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는 쿠어 가족의 활동은 다음과 같다.

  • 오래된 인쇄목판을 수집, 보존하고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새로운 인쇄목판 제작
  • 동호목판화의 부침에도 불구하고 동호목판화의 지속적 생산
  • 다음 세대 전승을 위한 동호목판화의 원형 기법 보호
  • 현대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상품의 다양화
  • 젊은 세대의 인식 제고와 폭넓은 국내외 방문객의 관심 촉발

결론

이러한 보호 활동 사례를 통해 우리가 얻은 중요한 결론은 베트남의 모든 지역 단위 정부의 보호 정책과 공동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었다면, 오늘날 동호목판화는 매우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