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반 나라실프, 전통 콘 의상 자수의 전승

콘(Khon)은 태국에서 매우 중요한 공연예술이다. 전통 춤과 예술 양식을 특징으로 하는 가면극인 콘은 아유타야 시대부터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콘은 고유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며 예술과 문학, 의식 및 공예를 포함한 여러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콘에 사용하는 머리 장식과 가면, 자수를 놓은 의상 및 악기를 만드는 공예가와 분장사는 도제식으로 비공식적인 교육을 받은 후 전문가로서 독자적인 활동을 한다. 보통 젊은이들이 공예 장인의 공방과 집에서 다양한 교육 과정을 거치거나 실무를 통해 기술을 배운다. 콘과 관련한 공예가와 예술가는 신과 장인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식 및 도제 의식에서 콘을 연행하며, 새로운 지식과 기술의 전승을 기념하기 위해 콘을 연행하기도 한다.

콘 의상은 태국 왕궁에서 입는 옷과 예복으로부터 영향을 받지만, 그 재료는 왕실보다 대중적인 것들을 이용한다. 콘에서 사용하는 장신구는 장인들의 손에서 탄생하는데, 대게 주조와 돋을무늬 압착세공(repoussé) 기법을 이용하여 제작한다. 콘 의상이 주는 화려한 시각적 효과는 주로 금 자수 때문이다. 무용수가 착용한 것 중 거의 대부분이 금 자수로 만들어진 것이다. 콘 의상은 (1) 콘 가면과 시라폰(siraporn)이라고 하는 장식을 포함한 머리장식, (2) 타님 핌파폰(thanim-pimpaporn)이라고 일컫는 몸 장식, 그리고 (3) 팟사트라폰(patsatraporn)이라고 부르는 옷으로 구성된다. 콘 의상은 복잡한 형상과 색, 무늬로 화려하게 치장하는데, 색색 가지 실과 스팽글을 이용하여 자수를 놓아 만든다. 자수는 경험이 많고 숙련된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다. 각 의상마다 다양한 스타일과 장식물을 가지고 있으며, 자수에 따라 고유한 의상이 탄생한다.

태국 전통 콘과 고전극에는 정해진 의상이 있다. 특히 주연을 맡은 남녀 무용수의 의상에는 주요 색상(빨간색, 초록색, 노란색)을 사용한다. 라마야나(Ramayana) 대서사시에 관한 콘 공연에서는 인물이 입는 옷의 색이 정해져 있는데, 예를 들면 프라 라마(Phra Rama)는 초록색을, 프라 락사나(Phra Laksana)는 노란색의 의상을 입는다.

콘과 고전극 의상에 사용하는 자수는 두 종류의 전통 무늬를 가지고 있다. 격자 무늬와, 넝쿨 무늬가 그것이다. 격자 무늬는 전통 장식 패턴 위에 양각으로 자수를 놓아 만든다. 정교한 프레임 모양의 자수는 천 위에서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화려한 색과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금속사, 무표백 면사, 새틴사, 일반 면사 등 다양한 종류의 실이 필요하다. 격자 무늬에는 고깔, 꽃잎, 전통 줄무늬와 같은 모양을 사용한다. 넝쿨 무늬의 경우, 사슬 수놓기 기법을 이용해 넝쿨과 꽃 모양을 만든다. 넝쿨 무늬 자수에 쓰는 재료로는 금속사, 스팽글, 형형색색의 생사, 비단벌레의 날개, 구슬, 보석 같은 것이 있다. 지금은 방콕에 있는 몇몇 오래된 마을 주변 공동체에서만 소수의 숙련된 자수 장인들을 찾아볼 수 있다.

태국 란루앙 거리 왓 카에 낭렁(Wat Kae Nang Lerng)에 있는 반 나라실프(Ban Narasilp)에서는 콘을 연행하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나라실프 극단은 여러 세대에 걸쳐 콘 공연예술과 기예를 전승해오고 있다. 이곳은 18세기 후반 라타나코신 시대 초창기부터 여러 태국 고전무용과 고전극 극단을 배출했다.

나라실프 극단은 라마6세(1910-1925) 시대 초기에 라몸 수상콘칸(Lamom Susangkornkarn)이 설립하였다. 극단은 콘 클랑 프랭(Khon Klang Plaeng), 콘 나 조르(Khon Na Jor), 콘 착 록(Khon Chak Rok)과 같은 다양한 콘 공연은 물론 태국 고전극인 라콘(Lakorn) 공연으로 유명했으며 초기에는 영화로도 알려져 있었다. 이후, 창단주 딸인 진다 판사뭇(Jinda Pansamut)이 어머니의 뜻을 이어받았고, 공연 제작 기법을 발전시켜 거의 한 세기 동안 극단의 명성을 키워 나갔다.

1968년 나라실프 극단은 쿡릿 프라못(Kukrit Pramoj)이 주도하여 탐마삿 콘(Thammasat Khon) 극단과 함께 콘을 공연했는데, 이후 탐마삿 콘 극단은 1970년대 후반까지 전국적인 인기를 누렸다. 또한 당시 나라실프 극단은 음악극, 연극, 라디오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유명한 공연들을 제작했다.

요즘에는 서양 대중음악이 유입되면서 콘을 비롯한 여러 고전극의 인기가 시들해졌다. 나라실프 극단이 올리는 공연도 좀처럼 보기 힘들어졌다. 이에, 3세대로서 극단을 이끌고 있는 푸마리 판사뭇(Phumaree Pansamut)과 피닛 수티나트르(Pinit Suthinatr)는 반 나라실프를 콘 제작, 특히 콘 의상과 머리장식 및 자수에 관해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반 나라실프에 전시된 모든 콘 가면은 콘 가면 제작의 대가인 칫 케우두앙야이(Chit Kaewduangyai)가 만든 것이다.

반 나라실프는 콘 와이 크루(Khon Wai Khru)라고 하는 의식을 치르는 신성한 장소이기도 하다. 이는 콘과 태국 고전극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중요한 의식으로, 학생들이 그들의 스승과 위대한 스승들에게 존경을 표하며 감사를 전하고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공식화하는 자리이다.

2018년 6월 14일 태국 문화부 문화진흥국은 반 나라실프 후계자들에게 상을 수여하며, 콘 의상 제작 및 자수 교육을 위한 공간으로 반 나라실프를 공식 개장했다. 국가 무형유산인 콘의 지속성과 중요성을 지키기 위해 지역 교육 센터로서 역할을 부여한 것이다. 또한 후계자들은 재정 지원을 기반으로 교육 워크숍을 열어 젊은 세대에게 콘과 태국 고전극 의상에 관한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인류를 위한 예술 보호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