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방글라데시 쿠시티아의 랄론 사원

바울, 음유시인 : 철학과 음악

바울 철학의 세속주의와 종교적 관용의 목표들이 한 민족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조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바울 철학은 방글라데시와 같이 다문화적이고 인종적 편견이 없는 곳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의 성공을 거두었다. 규범, 예의범절, 전통 등을 고수하는 것은 개인의 가치관보다는 민족에게 더 큰 의미를 갖는데, 바울 추종자들은 그러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인본주의와 종교적 화합을 더 강조했으며, 인종, 종교, 교육수준, 사회경제적 지위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동등한 위치에서 똑같은 헌신적인 영혼을 갖는 체계를 만들어냈다.

바울 추종자들은 자신들의 이념이 인간을 위한 종교이고, 베다보다 더 원초적이어서, 규범화된 교리에 대항할 수 있다고 느낀다. 그들은 원칙적으로 ‘당신 안에 지니고 있는 것이 우주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바울 이데올로기는 17세기에 성행하였지만 불교의 나트판타 전통과 관련이 있으며, 사하지야, 바이쉬나비즘, 수피즘 심지어는 요가, 바지라야나, 마하야나 밀교적 개념의 영향도 받았다. 바울 지지자들은 휴머니즘과 진리를 갈구하면서 핵심적인 특징인 평등주의를 수용하였다. 그들의 반 베다적 사고는 통치자 센이 힌두교를 재건하기 위해 불교도를 박해하고 추방하던 팔 왕조 말에 형성되었다. 그들은 저항을 강화하기 위해 마하바바, 파라마난다, 지안테-모라, 라다-크리쉬나와 같은 용어를 사용하여 슈니야타, 보디치타, 니르바나, 프로기야-우파야와 같은 불교적 개념의 명칭을 바꾸어 다시 지었다. 이런 식으로 그들은 고대 벵갈 종교의 관점을 변화시키면서 살아남았다. 유네스코는 이러한 특성을 인정하여 2005년 바울을 인류구전 및 무형문화유산 걸작으로 선정하였다.

종교의 원리주의에서 벗어나 보편적 인간성을 받아들이려는 상류층의 젊은 세대, 예술가 그리고 자유로운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바울 철학에 열광한다. 랄론 사인은 가장 저명한 바울 철학 기록자였다. 사회 모든 계층의 사람들은 그의 아크라(사원)에 일 년에 두 번 모여 축하행사를 벌인다. 하나는 10월 17일로 이날은 그가 숨을 거둔 날이며 다른 한번은 돌 푸르니마로 알려진 마지막 달, 벵갈력의 마지막 보름날과 겹친다. 두 행사에는 그에 대한 존경을 표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모여든다.

진정한 바울은 그의 음악적 재능이나 화려함을 과시하지 않는다. 진정한 바울은 자신만의 박자와 속도로 내적 감정을 표현한다. 두 가지 요소, 즉 리듬과 박자의 긴밀한 조합이 없다면 바울의 노래는 완전한 기쁨을 얻을 수 없으며, 기쁨에 찬 삶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아크라에서 열리는 생생한 연주공연을 보는 것을 대신할 만한 것이 없다. 이러한 자기표현은 넓은 무대 위에서 보다 일상적인 환경에서 더욱 큰 호소력을 가진다. 그곳에서 바울들은 관객들의 기대에 마음을 두지 않고, 자신의 신체 단련에 집중하며, 진정에서 우러나는 즉흥적인 노래를 부른다.

바울들은 상업적이거나 대중적인 예술가들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목소리에는 다듬어지지 않은 쇳소리가 난다. 그것은 가정적인 것과 행복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있는 그들의 생활방식과 일치하는 것이다. 그들은 음색을 개발하거나 특정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음정 연습이나 발성 훈련을 하지 않는다. 최근 바울과 같은 날 것의 갈라지는 목소리를 내는 예술가들을 종종 볼 수 있지만 그들은 바울의 자연스러운 동작과 즉흥성은 배울 수 없다. 왜냐하면 바울의 자연스러움과 즉흥성은 영혼의 행복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고르지 않고 거친 신체기관을 통해 자유롭게 쏟아져 나와 자기자신을 온전히 드러낸다.

바울 노래의 한 가지 독특한 점은 흉내 내거나 모방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일부 바울들은 스승인 구루에게서 노래를 배워서 내용을 자유롭게 재배치한다. 스승들은 이를 표절이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편집하고 수용해준다. 그래서 작곡자에 대해 말할 때 즉흥성 ‘바니타(bhanita)’가 중요시 된다. 하지만 노래들은 대부분 서술적이고 곡조는 낭송하는 형식에 더 가깝기 때문에 질문하는 형식의 운문의 경우에는 억양의 높낮이와 높은 음으로의 급변이 현저한 특징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경향은 바울 노래가 갖는 특별한 요소이다. 그들은 때때로 노래의 마지막에 박자를 바꾸기도 한다. 예를 들면 마지막에 3박자에서 4박자로 바뀌기도 하고 혹은 4박자에서 3박자로 바뀌기도 한다. 노래 초반부의 순수형식에서 알라프(인도 전통음악 라가의 도입부)와 라가(인도 전통의 음악양식)를 사용하는 것도 분명한 특징이다.

바울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고, 그 결과 바울은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되었다. 다만 바울에 대한 제대로 된 해설이나 곡조에 대한 탐구가 부족하고 이의 보존을 위한 올바른 대책이 아직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 바울철학과 음악은 당연히 최우선적으로 보호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