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몽골 수바자트라 바이샤카 개막식 장면 ⓒ 불불아흐메드

무형문화유산, 도시의 공공공간 그리고 사회적 연대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는 방글라데시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이며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도시이기도 하다. 전체 면적 300㎢인 다카의 인구밀도는 1㎢당 23,234명으로, 다카와 인근 수도권 지역의 인구는 2016년 현재 1,800만 명에 이른다(2016년 세계인구보고). 국제연합 세계도시화전망(UN World Urbanization Prospects 2017)에 따르면 1950년 다카의 인구는 겨우 336,000명이었다. 다카는 언제나 문화적 활력으로 가득한 곳이었으며 오랜 역사와 유·무형문화유산의 전통을 지닌 곳이었다. 수세기 동안 다카에 영광을 가져다주었던 문화유산과 문화적 활력은 현대 시민사회의 다종다양한 문제에 가려지기도 한다. 지금도 계속 확대되고 있는 대도시 다카는 종교 집단과 권력 집단에게 문화공간을 내주고 있다. 도시 내 주요 공간의 대부분은 현재 다양한 공공 및 민간기업, 상업적 혹은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이 예정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은 1947년에서 1971년까지 파키스탄이었던 시기에도(인도·파키스탄 간 전쟁 후 동파키스탄은 ‘방글라데시’로부터 독립하게 됨) 이렇게까지 개탄스러운 정도는 아니었다.

방글라데시 전역에서 이루어지는 인구 이동은 도시에 커다란 압박이 되고 있다. 높은 실업률, 불충분한 인프라, 문화공간의 부족은 물론 증가하는 교통체증 그리고 높은 빈곤율이 이를 반증한다. 토지소유자, 사업가, 제조업자, 도시 행정가, 건축업자 그리고 그 외 다양한 집단들 간의 갈등 또한 공공 문화공간에 위협이 되고 있다. 사람들이 모여서 소통하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도시의 공공공간이라 함은 공원, 운동장, 호수, 유형유산인 역사유적지 그리고 고고학유적지와 같은 장소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장소들이 다양한 이해 집단들에 의해 점유되고 있으며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수십 년간 방글라데시에는 많은 정치적 변화가 일어났으며 그에 따라 도시의 문화적 공간의 의미와 기능도 크게 변화하였다. 그에 따라 도시의 물리적 공간(유형적)에 토대를 둔 무형문화유산 종목들도 그 의미를 상실하였다.

도시 문화공간의 축소에도 불구하고 다카는 여전히 거주민들의 사회적 유대감을 강화하는 무형적 문화공간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곳이다. 다양한 사회문화 활동을 통한 구성원들 간의 통합은 대개 물리적으로 만들어진 환경, 즉 건물이나 도시경관, 고고학적 유물, 기념물, 공원 또는 호수, 문화적으로 형성된 환경인 문화활동센터와 식당, 그리고 자연적으로 선택된 신성한 종교적 혹은 공공의 사회공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다양한 이원적 관점이 도시의 문화적, 사회적 공간의 다양한 형태 속에서 관찰된다. 이러한 관점에는 소속감과 소외감, 포용과 배제, 참여와 무관심, 인정과 무시 그리고 합법과 불법 등이 해당된다. 지난 수십 년간 다카에 세워지고 개발된 수많은 공공의 물리적, 문화적 공간은 이러한 갈등을 중재해왔고 어느 정도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해 왔다. 공원, 호수, 기념물, 문화학교, 운동장, 경기장, 식당, 극장 등과 같은 공공의 물리적, 문화적 그리고 사회적 공간은 유형문화유산의 무형적 징표의 좋은 사례이다.

가장 최근에 수립된 하티르질프로젝트(Hatirjheel Project)는 다양한 도시 거주자들 간에 연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새로운 도시 문화공간을 만들어낸 좋은 사례이다. 이는 이웃관계를 회복하고 건강한 환경과 지역정체성을 확립하며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공간에 숨을 불어넣어 준 사례이기도 하다. 호수, 광장, 정원, 공원, 레저센터, 식당과 같은 공공장소에 도시민들이 모이는 것은 다양한 사회·문화적 환경 속에서 사는 도시 거주민들의 소비 및 소통 문화의 변화를 반영한다. 또한 사람들이 변화하는 정치적 환경에 적응하고 시민문화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최근 종교와 소속 민족공동체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그에 따라 문화적, 사회적으로 포용적인 도시를 건립하고, 사람들을 결속시킬 방법으로서 새로운 사회적, 문화적 공간을 건립, 재생하며 다른 도시들의 무형문화유산을 증진함으로써 다양성을 수용해야 할 국가의 책임이 강조되어 왔다.

비록 제한적이긴 하지만 다카의 공공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정기 및 비정기적 모임은 도시 공동체 내에 주인의식과 사회적 연대감을 형성함으로써, 무형문화유산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모임은 종교적, 민족적 혹은 사회적 정체성과 상관없이 관습과 참여, 그리고 기념이라는 공통성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뱅골력의 새해 첫날에 해당하는 포헬라 보이샤크(Pohela Boishakh)와 그에 따른 의례들은 포용성과 다양성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다카의 이러한 공공공간 이외에 많은 대규모의 공공의 문화·사회공간에서 비정기적인 특별행사가 열린다.

  • 몽골 수바 자트라(Mongol Shubha Jatra)는 다카대학 예술연구소가 개최하는 대규모 가면장식대회로 바이샤카 첫날에 열린다.
  • 샤로디오 두르가 푸자(Sharodio Durga Puja) 또는 샤로디오 웃소브(Sharodio Utsob)는 가을에 열리는 힌두 공동체의 중요한 연례 종교축제이다. 이때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푸자 모도프(puja mondop, 숭배의 중심지)를 방문하고 다카 전역에서 열리는 축제에 참여한다.
  • 사라스와티 푸자(Saraswati Puja) 또는 쉬리 판차미(Shree Panchami)는 사원에서 열리는 종교축제로 힌두교의 지식, 음악 그리고 예술의 신인 사라스와티를 기념하기 위해 매년 1월이나 2월에 열린다.
  • 에큐세이(Ekushey)는 방글라데시에서 일어났던 1952년 언어운동의 순교자들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세계모국어의 날인 2월 21일에 열린다.
  • 포헬라 팔군(Pohela Falgun)은 팔군의 벵갈리 달(2월)의 첫날에 열린다.
  • 에쿠세르 보이 멜라(Ekusher Boi Meal)는 2월 방글라학술원(Bangla Academy)에서 한 달간 열리는 책 축제이다.
  • 벵갈라의 새해인 포헬라 보이샤크(Pohela Boishakh)는 4월에 열린다.
  • 독립기념일 사디나타 디보스(Shadhinata Dibos)는 3월 26일이다.
  • 비요이 디보스(Biyos Dibos)는 승리의 날로 12월 16일이다.
  • 비쉬와 발로바샤 디보스(Bishwa Bhalobasha Dibos)는 발렌타인의 날인 2월 14일이다.
  • 무하람(Muharram) 또는 아슈라(Ashura)는 시아(Shia) 무슬림에게 매우 특별한 날로 이슬람력의 무하람의 10번째 날에 기념행사를 한다. 이날 타지아 미칠(Tajia Michhil, 10월 마지막날)이라 불리는 거리 행진이 열린다.
  • 새해 전날인 12월 31일

이런저런 축제들은 도시를 하나로 묶어준다. 이들 행사들은 종교와 계급을 초월하여 희망, 사랑 그리고 평화에 대한 공동의 믿음과 공동의 역사를 보여준다. 이러한 문화적 요소 외에도 전통문화를 만들어 온 많은 오래된 문화적, 사회적 공간이 존재한다. 여기에는 다카대학 내의 교사-학생센터(Teaher-Student Centre, TSC)도 포함되는데 이 센터는 1961년 설립 이래 사회정치운동과 문화활동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이밖에 매일 다양한 문화공연이 열리는 문화활동센터인 실파칼라(Shilpakala)와 벵갈리(Bengali) 새해의 첫날 이른 아침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모이는 공원인 람나(Ramna) 공원, 1971년 3월 7일 독립운동선언문이 발표된 장소이자 독립운동기념비인 시카 오니르반(Shikha Onirban)이 세워져 있는 소호라와르디 우디안(Sohorawardy Uddyan), 무굴(Moghol) 시대의 역사유적지인 아산 몬질(Ahsan Monjil), 그리고 순교자 기념비인 센트럴 사히드 미나르(Central Shahid Minar)도 그러한 공공공간에 해당한다. 최근 만들어진 사회문화공간으로는 단몬디(Dhanmondi) 호수 제방에 있는 라빈드라 소로보르(Rabindra Shorobor)가 있는데, 여기서 사람들은 식사도 하고 휴식도 취하는 등 모임을 갖는다. 그리고 다카대학 옆에 있는 샤박(Shahbag) 광장, 정치사회운동과 문화활동을 위한 국립박물관과 중앙도서관 그리고 단몬디의 DRIK 미술관 등이 있다. 다카의 여러 지역에서 열리는 다양한 행사에서 행해지는 문화활동, 축제 그리고 종교의식 중 일부는 종교와 문화를 중심으로 하며, 일부 다른 축제들은 다양한 단체가 참여하여 공인받지 못한 사회적 논의와 폭넓은 문화 간 혹은 종교 간 관계를 발전시키는 반면 일부는 여전히 계급에 토대를 두고 있다는 점도 언급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처럼 변화하는 방글라데시의 정치적 상황에서 문화∙사회적 공공공간은 사람들의 참여를 사회문화활동으로 변화시키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하티르질과 같은 도시 공공공간이 도시의 다른 지역에도 많이 만들어져 잘 운영된다면 도시 거주민들 간의 사회적 공감대를 확대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도시 무형문화유산을 복원하고 재생하기 위한 제도는 권리와 의무감을 지닌, 사회적으로 포괄적인 다문화 도시 공동체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호수유람, 일상적인 문화공연 기획, 기념품 판매, 그리고 건축조각, 박물관, 공원과 같은 시설의 증가와 도시 여러 지역의 인프라뿐만 아니라 더 많은 음식점을 유치하는 것은 도시 거주민을 비롯해 국내외 관광객도 끌어들이게 될 것이다. 다카의 도시계획은 문화적 풍부함을 수용해야 하며, 도시 계획자들은 사회발전의 지표 혹은 촉매제로서, 그리고 사회변화의 주체로서 무형문화유산을 연구∙분석할 필요가 있다. 무형문화유산의 지속가능한 운영과 관련된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참여는 도시 기업과 행정부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유산 보호를 위한 단체를 구성하고 유산 보호와 다카의 유·무형문화유산과 관련 있는 여러 공동체의 인식을 제고하는 일은 지속가능한 공동체 기반의 도시유산과 문화공간 운영을 위한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참고문헌

유엔경제사회복지부 인구팀, 2014, 세계도시화 전망 : 2014년 수정사항, 뉴욕: 국제연합
세계인구전망(http://worldpopulationreview.com/world-cities/dhaka-popu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