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페루의 밀짚 재배(안데스의 밀짚은 다리의 밧줄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 2010 페루국립문화연구소 사용허가 UNESCO

무형문화유산보호와 ‘지속가능발전목표’의 연관성 : 유네스코의 활동

지속가능한 발전은 2003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의 핵심 개념이다. 협약의 서문은 문화다양성의 원천이자 지속가능한 발전의 확고한 토대로서 무형문화유산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나아가 무형문화유산에 대한 정의를 담고 있는 제2조 1항은 무형문화유산은 공동체, 단체 및 개인 간의 상호존중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요건뿐만 아니라 기존의 여러 국제인권협약에도 부합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최근 학계와 협약 이행기구들 사이에서 이에 대한 질문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즉 어떻게 하면 무형문화유산이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효과적으로 알리고, 그 인식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 근본적 질문에 대한 대답은 협약의 운영지침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운영지침에는 지속가능성과 지속가능한 발전의 개념이 통합되어 있다. 지난 2012년 한국에 소재한 유네스코아태무형유산센터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무형문화유산의 창조적 가치’라는 주제로 국제회의를 개최하였는데 여기에서 이에 대한 중요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회의 참석자들은 살아있는 유산의 보호와 지속가능한 발전 사이의 긴밀한 관계와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토론한 바 있다.

최근 유네스코는 국제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 의제 속에 문화를 포함시키기 위해 광범위한 활동을 추진해왔다. 그 일환으로 지난 제10차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2015, 나미비아)에서는 무형문화유산을 보호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하는 내용을 운영지침에 새롭게 포함시켰다. 이는 최근 제70차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지속가능발전 2030 의제’에 기반을 둔 것으로 6월 초에 열리는 2003 협약 당사국 차기 총회에서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지속가능발전 2030 의제’는 총 17개의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를 포함하는 활동 계획으로서, 이 중 9개가 지속가능한 발전의 3가지 측면, 즉 경제, 사회 그리고 환경 부문에 문화의 역할을 통합한 것이다. 상호 의존적인 이들 활동 영역은 인권, 평등, 지속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기본원칙을 중시하면서 모든 단계에 걸쳐 발전 지향적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결의안은 “생태와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며 모든 문화와 문명은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주체임을 인식”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은 평화와 안전 없이는 결코 실현될 수 없다”고 하였다.

운영지침에 새로 포함된 제6장은 무형문화유산 보호가 어떻게 공동체의 사회적, 문화적 복지 향상에 기여하고, 나아가 혁신의 촉진과 다양한 발전과제에 대한 적절한 문화적 대응방안을 이끌어 낼 것인지 보여주고 있다.

또한 제6장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진하는 도구로서,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고 협약의 잠재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는 완전하고도 구체적인 방법을 협약 당사국에 제시해주고 있다. 특히 협약 당사국이 무형문화유산 보호와 지속가능한 발전 사이의 연관성을 고려하도록 권장하고, 동시에 무형문화유산 보호를 국가발전 정책과 전략 수립 및 그 이행에 효과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방안 역시 제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로써 살아있는 유산의 역동적 특성을 도시와 농촌이라는 각각의 상황에 맞추어 인식하고 촉진하기 위한 정책의 수용을 용이하게 하고, 주민들이 자신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표현하고 동시에 의미 있는 문화생활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참여적 접근을 장려하고, 살아있는 유산의 생명력을 훼손할 수도 있는 과도한 활동을 예방, 완화시키는 일에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이다.

‘지속가능발전 2030 의제’에서, 특히 제11번째 목표인 ‘도시와 인류의 거주지를 포괄적이고 안전하며 회복력 있고 지속가능한 곳으로 만드는 것’ 과 세부목표 11.4 ‘세계 문화유산 및 자연유산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는 연장선상에서 볼 때, 제6장은 지속가능한 발전의 세 가지 영역의 상호관계를 효과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전세계가 나날이 도시화되고 있는 흐름 속에서 사회적, 문화적 그리고 환경적 혁신의 촉매제로서 도시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핵심적 발판이다. 하지만 동시에 갈등과 차별, 소외와 불평등의 장이기도 하다.

도시적 맥락에서, 다양한 관습을 비롯한 무형문화유산의 표현물들은 그 무엇보다도 대화와 상호이해를 촉진하고 사회적 연대감과 회복력을 강화하여, 재해가 닥치더라도 개인과 공동체가 사회를 재건할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하며, 공공생활과 문화적 활동에 활력을 가져다준다. 무형문화유산을 보호함으로서 공동체와 국가, 그리고 모든 발전 주체들의 광범위한 참여 및 갈등의 예방과 해결, 평화적 건설과 안정성 추구, 나아가 지속가능한 발전의 전제 조건인 평화와 안전에 기여할 수 있다.

사회 전체의 발전은 지속적인 식량 확보 및 양질의 보건의료, 깨끗한 물과 위생, 평등한 교육, 포괄적 사회예방 시스템 그리고 성 평등 없이는 달성할 수 없다. 인간 사회는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자연에 관한 지식과 관습을 비롯해 사회적 관습을 포함하는 무형문화유산을 발전시키고 상황에 맞게 변화시켜 왔다. 또한 전통의학과 식습관, 물관리 기술, 친목모임이나 기념의식 등과 관련한 전승체계는 공동체가 전반적인 사회발전을 달성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형문화유산은 또한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관련해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세대를 거듭하며 새롭게 변화하고 축적되어 온 전통지식 및 가치와 관습은 무형문화유산의 일부로서 수천 년간 주변의 자연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인간 사회를 이끌어 왔다. 오늘날 무형문화유산이 생물다양성 보호에 기여하고, 지속가능한 자연자원 관리 및 자연재해에 대비하는 것과 같은 많은 부분에서 환경적 지속가능성에 기여해 왔음을 인정받고 있다. 환경과 관련한 무형문화유산의 지식, 가치 및 관습체계들은 천연자원의 지속가능한 활용 방안을 조정, 개선하고 공동체가 자연재해 및 기후변화와 같은 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경제적 차원에서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형태는 안정적이고 포괄적이며 공정한 성장에 달려있다. 포괄적 경제발전은 가난 속에서 살아가며 어떠한 경제활동에도 참여하지 못하는 취약계층에도 주목한다. 빈곤퇴치와 불평등 해소, 고용과 복지확대 그리고 효율적인 저탄소 경제성장 촉진 역시 필수적이다. 무형문화유산은 금전적, 비금전적 가치를 지닌 다양한 활동을 총망라하는 경제발전의 원동력으로서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자산이다. 특히 지역경제 강화에 큰 도움이 된다. 매 순간 변화에 직면하는 살아있는 유산인 무형문화유산은 중요한 혁신의 원천으로서 지역 및 국제적 차원의 경제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유네스코와 카테고리 2기관을 포함한 유네스코 협력기관들은 ‘지속가능발전 2030 의제’ 이행을 위한 문화적 접근을 장려하고, 우리의 미래를 지속가능성의 길로 이끌어 갈 무형문화유산 보호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