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몰디브 옻칠공예 꽃병© 몰디브 교육부 유산과

몰디브의 옻칠공예, 리예라아 제훈

리예라아 제훈(liyelaa jehun)으로 알려진 칠기공예는 가장 독특한 형태의 수공예 중 하나이다. 단순하게 보자면 작은 나무조각에 원하는 모양을 조각해 여러 가지 색으로 겹겹이 옻칠을 한다. 여기에 마른 잎으로 광을 낸 다음 단순한 도구를 이용해 정교한 문양을 새겨 넣는다. 이때 미리 만들어 놓은 본은 사용하지 않는다. 많은 목제품이나 몰디브의 산호석 모스크에서 이러한 칠기 공예를 찾아 볼 수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임시목록에 등재되어 있는 몰디브의 유산 중 6개가 옻칠 장식이 되어 있으며 모두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 것들이다.

옻칠은 몰디브의 거의 모든 형태의 수공예품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고대 이래로 건물의 내부를 장식하는데 사용했으며, 몰디브 수공예 장인들은 자신들의 예술적 기량을 선보이는 데에 옻칠을 이용했다. 대체로 옻칠은 햇빛에 바래는 것을 막아주고 목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기록에 따르면 처음으로 칠기를 만들어 거래한 것은 중국인들이었다. 옻칠공예는 중국, 일본 및 남부 아시아의 다른 지역 간의 무역이 번성하던 시기에 몰디브에 전해졌다. 이는 몰디브에서 가장 중요한 문화예술전통의 하나를 성립시키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다.

공예 장인들은 나무 막대기 위에 옻나무 조각을 붙여 불에 가까이 대고 가열한다. 그리고 나서 열이 식기 전에 필요한 크기로 쪼갠다. 가열한 옻나무가 실처럼 가는 조각으로 다듬을 수 있을 만큼 식으면 염료를 입힌다. 전통적으로 공예품에 색깔을 입힐 때에는 노란색, 붉은색 또는 검은색 세 가지 염료를 사용한다. 파슈리세요(fashurisseyo)라고 하는 몰디브 약초는 노란색을 낼 때 사용하고 붉은색을 낼 때에는 우굴리(uguli)라는 물질을 사용한다. 색의 밝고 어두운 정도는 염료에 들어가는 옻의 양과 상관이 있다. 검은색 염료는 기름등잔으로 도자기 타일에 열을 가하여 타일 위에 생기는 그을음을 모아 만든다. 문양에 화려함을 더하기 위해 금가루와 은가루를 사용하기도 했다. 최근 일부 장인들은 다채로운 색을 표현하기 위해 유화물감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유화물감은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색을 덧입힐 때마다 옻나무를 적당한 모양과 크기로 잘라서 붙인다.

디구 하루(dhigu haru) 또는 보마칸두 하루(bomakan’dhu haru)라고 불리는 돌림판 위에 조각한 나무를 얹어 놓는다. 먼저 색을 입히고 옻칠을 한 띠를 미리 준비했다가 천천히 돌림판을 돌리면서 조각한 나무에 붙인다. 이렇게 하면 옻을 평평하고 고르게 잘 붙일 수 있다. 공예가가 만들고 싶어 하는 문양과 형태에 따라 여러 번 옻칠을 한다. 옻칠을 하고 나면 장인은 칠기에 복잡하고 정교한 식물문양을 새겨 넣는다. 문양은 맨 위에 새겨 넣기 때문에 아래층의 옻칠이 드러나면서 미적으로 훌륭한 모양이 만들어진다. 몰디브의 공예가들은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물건에 옻칠을 했다. 옻칠을 한 후에는 표면이 좀 더 반짝거리도록 말린 바나나 잎이나 코코야자나무 잎으로 문지른다.

또 다른 형태의 옻칠공예로 라 펜쿠룬(laa fenkurun)이 있다. 열을 가한 옻을 표면에 바르고, 천연염료로 염색을 해서 광이 나는 보호막을 만들어주는 전통적인 제작방식이다. 장식이 화려한 몰디브 모스크의 목재 대들보와 기둥에 사용하는 매우 정교한 예술이기도 하다. 옻에 란카루(rankaru)라고 하는 물질과 물을 섞은 용액을 수분이 모두 증발할 때까지 끓인 후 바닥에 남은 것을 3일 동안 햇빛에 말린 다음 물에 개어서 문양작업 위에 부어 넣는다.

칠기공예는 한때 번창했던 산업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주 소수의 공예가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장비로 칠기공예를 하는 사람은 그마저도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최근 관광산업이 발달하면서 칠기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일부 공예가들은 현대적인 도구를 이용해 예전에 비해 힘을 덜 들이고 제작하려고 한다. 기념품 가게들이 외국에서 수입한 불법 복제품도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관광산업은 칠기로 유명한 공동체를 중심으로 이러한 예술이 유지되는 데에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바(Baa) 산호섬의 툴하두(Thulhaadhoo)섬 주민들은 옻칠공예 기술로 명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