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무형문화유산과 교육의 우선순위

매년 정부간위원회에서는 유네스코 대표목록 등재를 놓고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다. 이 굉장한 행사의 여운이 가라앉고 난 후에야 비로소 장기적으로, 그리고 현장에서 정말 특별하고 중요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2015년 나미비아 빈트후크에서 열린 제 10차 정부간위원회에서는 이해관계자의 인식에 대한 획기적인 발전과 더불어 글로컬 윤리(Glocal Ethics)가 논의의 초점이었다. 글로컬 윤리는 기존 12조항의 윤리강령의 형식을 따르면서(이행 수단으로서 웹 플랫폼을 구축을 약속하였으나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다), 부분적으로 2030의제를 무형문화유산 보호정책에 반영하는 운영지침의 신규 장(章)의 형태를 띠고 있다.

그렇다면 2017년 12월 대한민국 제주에서 개최된 정부간위원회에서 흥미를 끌었던 주요 의제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교육, 즉 무형문화유산과 관련된 형식, 비형식 및 무형식 교육이었다.

회의 중간 휴식시간에 개최된 부대행사 중 두 건이 이 세 가지 형태의 교육을 주제로 펼쳐졌다. 이 행사들은 당사국 대표들과 유네스코 인가 NGO의 관심을 끌기 위해 마련되었다. 유네스코는 무형문화유산과 교육에 관한 정보세션과 유네스코아태무형유산센터와 공동으로 고등교육에 관한 라운드테이블회의를 개최하였다. 기타 공식 회의들에서도 형식 및 비형식 교육은 주요 의제였다.

우선 2012년 이후 정부간위원회 회의를 통해 작성된 주요 결정문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2012년 결정문에서는 ‘교육’이라는 단어가 26회 등장했으며(파리, 제7차 정부간위원회), 2013년에는 21회(바쿠, 제8차 정부간위원회), 2014년에는 43회(파리, 제9차 정부간위원회), 2015년에는 34회(빈트후크, 제10차 정부간위원회) 그리고 2016년에는 72회(아디스아바바, 제11차정부간위원회) 언급되었다. 제주에서 개최된 제12차 정부간위원회의 결정문에서는 자그마치 106회나 언급되었다. 무형문화유산 긴급보호목록 등재 종목에 관한 회기보고서와 관련된 일부 결정문에서도 ‘교육’ 에 대한 권고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위원회는 중국 측에 ‘중국식 범선의 방수 격벽기술’에 대해 “해당 종목 및 관련 전통 지식에 대한 형식 교육, 직업 교육 및 교과 외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을 할 것”과 “청년을 대상으로 해당 종목을 증진시키고 전승과정에 이들의 참여를 촉진시키기 위하여 ‘이마칸(Yimakan) 설창’을 형식 및 비형식 교육에 포함시킬 것”을 주문하였다. 이 내용에서는 대표목록 등재 종목 결정의 이유를 밝히고 교육수단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교육기관, 프로젝트 그리고 프로그램이란 말을 자주 언급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제주에서 채택된 9번 의제는 향후 십년 간 협약 이행에 있어 잠재적인 영향력을 미칠 것이 총회에서 종합성과체계를 승인하도록 권고하는 것이라고 가리키고 있다. 종합성과체계는 지난 2016년 중국 베이징에서 유네스코 사무국과 전문가 실무그룹이 준비회의를 열고, 이어 2017년 6월 11일에서 13일까지 역시 중국의 청두에서 개최된 회의에서(중국은 해당 회의의 재정지원도 하였다) 마지막 조율을 거쳐 만들어졌다. 베이징 회의를 통해 2003 협약의 단기, 중기, 장기적 성과와 전반적 영향을 확인하였으며, 청두 회의에서 8개의 주제 영역별로 매우 중요한 25개 핵심 지표들을 확정하였다. 당시 회의에서는 주제 영역의 순서를 정하기 위한 논의들이 있었는데, 이는 일부 대표단들이 1차 초안에서 갑자기 교육에 대해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무형문화유산 보호, 특히 전승은 비단 교육 또는 교육학적 노력으로만 볼 수 없으며, 심지어 이들이 최우선 순위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3 협약은 교육에 있어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며, 반대로 교육 역시 협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히려 그 이상이기도 하다. 그래서 전문가 실무그룹은 첫 번째 주제 영역의 어휘의 순서를 바꾸고, 두번째 영역에 ‘전승과 교육’으로 놓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유네스코가 보호 패러다임에서 교육을 우선순위에 새롭게 포함시키려는 것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지만, 결국 유네스코 사무국이 원하는 우선순위의 변화를 반영한 타협안이 도출되었다. 두 번째 주제 영역인 ‘전승과 교육’ 의 핵심 지표는, “4. 형식 및 비형식 교육은 무형문화유산의 전승을 강화하고 이에 대한 존중을 촉진하며,” “5. 무형문화유산을 초등 및 중등교육에 통합하고,” “6. 중등교육 이후의 교육은 무형문화유산의 보호와 연구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3대 지표에 해당하는 항목들 앞에 새롭게 첫 번째 주제 영역으로서 ‘인적 역량 및 기관의 역량 강화’ 에 속하는 교육관련 5개 항목이 자리하였다.

또한 ‘전승과 교육’ 에는 10개의 하위 항목들이 있는데, 각 항목은 각 국가 및 유네스코의 정책입안자들에게 하나의 거대한 프로그램이자 도전과제이다. 예를 들어, “4.4 교사훈련 프로그램 및 비형식 교육 제공자를 위한 훈련 프로그램에는 무형문화유산과 보호를 교육과정에 통합하기 위한 방법론이 포함되어야 한다.”라는 제안은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하위 항목 중 일부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와도 관련이 있는데, “5.3 모어 혹은 다언어 교육을 통해서 그리고/또는 교육과정 안에 ‘지역 콘텐트’를 포함시킴으로써 학습자들의 무형문화유산의 다양성이 반영되어야 한다.”가 그것이다. 또한 무형문화유산 보호와 더불어 에티엔느 웽글러(Etienne Wengler)가 관습적 상황 속에서의 학습이라고 칭했던 것에 대한 과제를 제시하기도 하였다. 즉 “4.2 공동체, 단체 및 개인이 인지하는 무형문화유산의 전승 형식과 방법은 형식 및 비형식 교육 속에 포함되어 학습되고 강화된다.”는 내용이다. 만약 2018년 6월 총회에서 종합성과체계가 채택되고 해당 체계가 더욱 발전할 수 있다면, 일부 국가와 2003 협약에는 혁신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다.

제주에서 위원회는 ‘형식 및 비형식 교육을 통한 무형문화유산 보호’ 프로젝트를 위해 각국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자발적으로 기여해달라는 유네스코의 요청을 승인하기로 결정하였다(결정문 12.COM 6). 사무국이 위원회에 제출한 활동보고서(문서 ITH/17/12.COM/5.b)에는 지금까지 등한시되어온 2003 협약 제2조 3항의 ‘형식 및 비형식 교육을 통한 전승’ 조항과 제14조  ‘교육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에 대한 언급이 상당히 많이 나온다. 이 글에서 우리가 강조하고자 하는 개혁에 필요한 주요 촉매제 혹은 동기는 2015년 이래로 유네스코가 전략적으로 최우선시 해온 목표인 2030의제의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 4, 즉 ‘양질의 교육과 평생교육’이다. 유네스코 협약 사무국은 “무형문화유산을 교육에 통합하는 일은 다양한 주제 영역의 특성과 상호 연관성을 바탕으로 평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을 강화하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지속가능발전목표 4의 7항은 2030년까지 여러 목표들 중 지속가능한 생활양식과 문화다양성에 대한 존중, 그리고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문화의 기여라는 교육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 있어 무형문화유산은 아래와 같은 상호연관성 있는 내용과 교육방법을 제공한다.

이 교육방법은 초등교육을 포함한 모든 단계의 교육과정에 통합될 수 있으며(4.2) 장애인, 원주민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 놓인 어린이와 같은 약자들을 위한 교육에도 포함될 수 있다(4.5). 2003 협약의 무형문화유산 영역 중 일부는 전문직업교육과 같은 중등교육 이후 과정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데, 많은 전통 직업과 지식 그리고 도제시스템은 전문직업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사례임을 보여준다.

목표와 전략은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지구적 차원에서 유네스코 본부는 지역별 교육담당부서, 지역사무소 및 유네스코 교육기관의 조언을 받아 무형문화유산을 교육에 통합할 수 있는 정보센터를 수립할 것이다. 이 정보센터는 각국의 이니셔티브와 정책 분석을 통해 발전된 지식과 수단들을 공고히 하고, 해당 정보가 국내외에 폭넓게 공유되도록 해야 한다. (중략)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구적 차원에서 유네스코는 지속가능발전목표 4의 달성 과정을 점검하고 관련 교육 이니셔티브에 대한 조언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에 주도적인 지위를 차지할 것이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잘 이루어진다면, 2020년대의 옵서버들은 교육 프로그램이 유네스코와 많은 회원국의 무형문화유산 보호 패러다임 의제 중 상위에 자리한 이유를 알고 싶을 때, 2017년 12월 제주에서 논의되고 결정된 사항 및 제12차 정부간위원회를 전후하여 수개월 동안 유네스코 사무국의 회원들이 진전시킨 근거와 문서들을 살펴보게 될 것이다. 씨앗은 이미 뿌려졌으니 이제 잘 자라기를 기대해 본다.